회색 도시에서 본 무지개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회색 도시의 그레타 (작가: 신비단, 작품정보)
리뷰어: 글포도, 18년 7월, 조회 77

소설을 읽으면서 울게 되는 일을 종종 있는 일이다. 텍스트들의 나열일 뿐인데 그것을 읽어가면서 독자가 얻는 건 다양한 감정들이다. 거기에 세워진 허구의 세상 속에서 울고 웃고 혹은 두려움이나 공포를 느끼고 느낌으로만 알 수 있는 수많은 것들을 느끼게 되는 경험을 한다는 건 다시 생각해보면 참 신비로운 일이다. 분명 거긴 글자들뿐인데 그 안에 사람들이 있고 거기 다른 세상이 담겨 있다니…

 

이 소설을 읽으면서 결국 울고 말았다. 초이의 슬픔은 처음엔 슬며시 땅을 축이는 이슬방울들 같다가 어느새 끝에 이르러 흘러넘치게 된다.

 

회색도시의 이미지, 지구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고 반드시 멸망을 향해 가게 돼 있다고 주입시키는 작품들은 참 많았다. 미래를 담은 거의 모든 소설들은 이런 구도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그것이 인간들의 탐욕이 일으킨 전쟁 때문이든 또 다른 외계생명체 때문이든 기후 등 최악으로 치닫는 환경 변화 때문이든 인공지능 로봇들이 인간을 멸종시킬 계획을 세우든 전염병의 창궐 혹은 또 다른 무엇이든 (나머지는 새로이 작가들에 의해 개척될 또 다른 신선한 상상들을 기대하고) 그렇듯 다양한 이유로 지구는 멸망할 수 있다. 지구 멸망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적어도 이야기 속에서는.

 

(약간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가급적 많이 설명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어쩔 수 없네요)

혼자지만 결코 혼자가 아닌 초이를 위해서 이야기가 계속 될 것만 같다. 그랬으면 좋겠다. 마지막 남은 인류의 슬픔은 아마도 이런 것이리라.  떠나든 남든 살아남든 죽든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는 것. 초이의 슬픔이 죽음에 묻히지 않고 몇십년 후에는 그리운 어떤 것이 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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