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같은 직장 생활과 악귀를 쫓는 과정의 콜라보라니.
최근 들어 읽었던 글 중 가장 신선한 작품이었다고 자부한다.
퇴마 의식이 이렇게나 사실적이면서 귀여울 수 있을까?
글이 되게 털털하지만 오히려 이런 글이라서 더욱 몰입이 잘 되었다.
낙관적인 주인공의 성격 덕분인지
무시무시한 일도 마치 별거 아니라는 듯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시원시원해서 좋았다.
글도 시원시원하고 무당 언니와 주인공의 성격도 시원시원해서 읽는 내내 유쾌하고 즐거웠다.
그 중에서도 악귀를 퇴치하는 과정에서 귀신 퇴치용 특별 팥을 상사에게 먹이는 장면이나
복숭아 나뭇가지를 상사 머리에 두드리는 장면에서 소름과 웃음이 동시에 터졌다.
무조건 성공해야겠다는 신념 하나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달려드는 모습이
허술하면서도 너무 사실적이라 웃겼다.
만약 이 상황을 구경하고 있는 직원 중 하나가 나였다면,
직원이 감히 상사를 대리고 막 대하는 모습을 보며 진짜 ‘헉’ 했을 것 같은데…
하지만 재미없는 직장 생활 속에서 이런 장면을 볼 수 있다니, 최적의 도파민 선물이 아닐까.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상사에게 하고 싶었던 행동을 대신 해주는 것 같아 대리만족의 끝판왕처럼 느껴졌다.
이 작품에서 좋았던 점은 주인공의 모습이었다.
주인공이지만 모든 일을 척척 해결하는 모습이 아니라
성공보단 실패의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 것이 더 사실적이라 공감이 갔다.
상사가 악귀에 씌여 내가 위험한 상황에서 놓인 걸 알았지만
결국 그만두지 못하는 직장인의 삶이라니, 참 한탄스럽다.
나였다면 싫은 상사가 성격이 바뀌든 벌레를 잡아먹든 그냥 모른 척하며 다녔을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해보니 이 주인공은 오지랖은 넓지만 귀여운 타입인 것 같다.
퇴마 과정에 계속 실패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사가 벌레를 먹은 게 아닌 게 아닐까? 주인공이 잘못 본 건 아닐까? 하며 걱정했는데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당탕탕하면서도 은근히 스릴 있는 무당 언니와 주인공의 퇴마 과정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된다.
악귀 퇴마 과정을 이렇게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라 다음 이야기도 계속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