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메모: 책 읽어 주는 그놈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책 읽어 주는 그놈 (작가: 유월, 작품정보)
리뷰어: 견월, 18년 6월, 조회 68

☞ 이 글은 작품에 대한 총체적인 리뷰라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글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이고 스포도 있을 수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견월입니다.

월요일이지만 저는 하루 휴가입니다. 네. 다들 일하느라 스트레스 받을 때에(일하는 게 너무나 즐거운 분들, 그러니까 홍린님의 김필수씨 같은 분은 예외!) 저는 카페에 나와서 연재 구상도 하고 있고 이것저것 검색도 하고 있습니다. 으하하하.(퍽!)

평소 유월님의 글들을 좋아하지만 이 글은 호러로 구분되어 있어서 처음부터 재껴놨었습니다. 제가 무서운 건 질색이거든요. 물론 살면서 공포물을 전혀 안 본 것은 아니지만 왠만하면 피합니다. 그런데 이 글은 편집자 추천까지 받은 데다가 작가님이 별로 안 무섭다고 댓글 주셔서 한번 믿고 읽게 됐습니다. 궁금했거든요.

네. 대낮에 재즈가 흐르는 적당히 복작거리는 카페에서 뭔가 무섭기도 힘들겠지만 다행히도 제 관점에서는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대신에 아주 흥미로왔죠.

정말로 뭔가 읽을 때에는 실제로 소리를 내서 읽지 않더라도 마음속으로 어떤 목소리를 내면서 읽는 것 같네요. 그게 내 목소리일 수도 있고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타인의 목소리일 수도 있고요. 그런데 그 목소리가 나와 분리된 존재가 글을 읽는 소리라는 상상이 기발합니다. 더구나 내가 책을 읽든 다른 누군가가 읽든 그 목소리의 주인은 동일한 존재라니요!

작가님이 의도하신 것이든 아니든 이 글은 저에게 기호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곱씹게 만듭니다. 언어라는 것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모두의 것이죠.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의 생각하는 방식이 집약된.

읽는다는 것이 눈을 통해서 들어오는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것이라면 듣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언어를 뇌로 전달하는 또다른 효과적이고 익숙한 방식일 것입니다. 아마도 문자보다도 더 오래되고 쉬운 방식이겠죠. 그래서 우리는 글을 읽을 때에도 내용을 두뇌에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낭독을 상상하는 것 아닐까요?

재미있는 것은 내가 읽는 글이나 내가 듣는 말이라는 것은 한 번 기호화를 거쳤기에 이미 나 아닌  주체가 개입된 것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그 글이 내가 쓴 글이거나 그 말이 내가 한 말이라고 하더라더요. 언어는 사회를 통해서 생각하는 방식을 국한한 것이니까요. 그러니 작품에서 말한 것처럼모두에게 공통된 주체가 개입했다고나 할까요?

너무 거창하게 생각을 벌인 것 같지만, 그래서 저는 작가님의 이 글을 읽으면서 아, 그렇구나, 하고 이마를 탁 치게(물론 마음속으로) 됐답니다. :-)

그리고 너무 혼자만의 생각으로 멀리 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과 작가님의 전작들의 일관성을 보게 됐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과연 나는 나의 주인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역시 일단 작가의 손을 떠난 이상 소설의 주인은 독자이니 비약이 너무 심하더라도 탓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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