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설 읽는 지나가던 사람입니다. 작가님이 리뷰를 받으시고 3연참을 하여 저도 리뷰를 작성해볼까해서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허헛
망한 인생, 이세계 탐험으로 말끔하게 메꿔봅니다. 네 제목부터 좀 가볍고 산뜻합니다. 오래전부터 유행하는 이세계와의 연결이라는 주제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제목이 내용을 아주 선명하게 암시해주고 있네요.
제목에서 느껴지듯, 이 소설은 철학적인 주제가 작품을 멤돈다거나 복잡한 구성이 존재한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단점은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져보인다는 것이고 장점은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멍하니 봐도 수월하다는 점이랄까요? 킬링타임용으로 아주 좋습니다.
작품을 읽고 있으면 많은 의문이 듭니다. 연구원인 주인공의 배경, 이세계로부터 현재 세계로 이어지는 방법의 개연성, 빌헤임의 전투능력에 대한 설명이 들쑥날쑥한 점 등등 아주 많은 부분에서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이런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는 종류의 소설이 아닙니다. 물론 좋은 완성도로 짜임새있게 진행되어 독자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종류의 소설도 있겠지만, 이렇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라이트 노벨도 하나의 장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고블린이 여동생을 납치한 경위와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항복하는 빌헬름의 태도, 빌헬름의 재산을 팔고 용병을 구하는 장면에서 그럼 애초에 빌헬름이 잡혀있을 때는 왜 아무도 그런 생각을 못 했나 등등 의문점은 많지만 그런 의문이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이 작품이 일종의 통쾌한 개그판타지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화 아즈망가 대왕에서 초등학생이 고등학교의 동급생이 된다거나 선생이 수업을 안 한다거나 아주 정신나간 소리를 하는 동급생이 존재하고 그것을 다 받아준다거나 하는 설정들이 별 무리없이 받아들여지는 것은 그 만화가 보는 이에게 뭔가 엄청난 정극으로서의 구성과 재미를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겠죠. 그냥 독자들은 아 그렇구나 하고 웃고 넘기면 되는 것입니다.
이 작품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은 인생이 망한 주인공이 이세계로 돌입하는 방법을 우연히 알게 되고 그것을 기회로 삼아 망한 인생을 바로잡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낸 재미입니다. 물론 주제가 소설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그냥 그 주제를 성실하게 이뤄나가는 주인공을 보면서 다른 요소들은 아 그렇구나 하며 넘겨가며 읽으면 묘한 쾌감을 주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한 마디로 이 작품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이 정신을 놓고 멍하니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가벼운 장르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가지 디테일이 부족하고 개연성이라던가 설명이 좀 안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지금 이 시점을 살아가는 작가님이 완벽하길 바라기 보다는 앞으로 더 자극받고 성장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는 독자가 되고 싶은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