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찌들려 살다보면 힘들죠, 이것도 해야되고 저것도 해야되고 회사에서는 허구한 날 깨지기 일쑤고 집에 오면 아이들 등쌀에 개인적으로는 하루도 편할 날이 없습니다..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회적 인간들은 상상을 합니다.. 나와 같은 동질의 인간이 하나만 더 있었어도, 일종의 복제적 상상이겠죠, 줄기세포를 배양해서 유전자의 복제가 가능해지면 동물들을 복제할 수 있는 것이죠, 실제로 현실속에 이러한 복제적 생명들이 태어나기도 합니다.. 대단한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발전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인간이라는 우리의 삶의 영역에까지 이러한 발전이 자연스럽게 투영될 수 밖에요, 여전히 생명의 준엄함과 고귀함이 인간에게 존재하지만 이러한 복제적 영역의 레플리컨트나 클론에 대한 욕망 역시 인간에게는 미래의 사회적 문제가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상상만으로 끝나진 않을 것이라는 것을 우린 압니다.. 언젠가는 안드로이드가 전기 양의 꿈을 꿀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이 작품 “분별배양법”이라는 작품은 유전자로 인한 세포적 배양방법에 따른 인공적 복제성장의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초반에 강아지의 육종을 이야기하죠, 현실에서도 우린 분양이라는 원시적인 배양의 방법으로 강아지들을 집단적으로 창고같은 곳에서 비위생적으로 번식을 유도하여 분양을 하곤 합니다.. 알게모르게 그렇게 여러곳으로 분양되어진 강아지들을 우린 이뻐서 돈을 주고 사서 키우곤 하죠, 이 작품에서는 보다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진보에 따른 분별배양으로 인한 개체 육종법을 제시합니다.. 필요에 따른 선별된 개체의 배양액을 활성화시켜 엄연한 생명체로 육종하는 방법이더군요, 그렇게 육종한 개체들 가운데에서 실패되지 않은 몇몇 완벽한 개체를 기억이라는 세세한 프로그램을 뇌에 이식한 후 존재성을 이끌어내는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수많은 시행착오로 만들어진 실패한 개체들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라는 문제에 직면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정훈이라는 개인 육종사를 통해 현실적으로 합법화되어 있는 육종법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애견이 이러한 방식에 가장 유용한 시스템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필요에 따른 완벽한 개체를 만들어내기 위해 선별적 배양에 따른 개체별 육종을 진행하죠, 그 중심 캐릭터가 정훈이라는 인물이구요, 그리고 의뢰자인 애견협회의 회장이 이러한 시스템을 중심으로 애견협회를 이끌어갑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죠, 이 작품의 초반부터 등장하는 박희용이라는 이사직함을 가진 인물은 자신의 아버지나 정훈과 같은 사회적 성향에 적응한 인물들과는 다르게 매우 이성적이면서 도덕적 성향을 지닌 선한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런 그를 그의 아버지는 사회적 적응이 덜된 인물로 묘사하고 질책하곤 합니다.. 정훈 역시 그런 박희용이라는 인물에 대해 자신에게 유리한 사회적 이기심을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쉽게 말해 좋은게 좋은거라는 사회적 통념의 세속적 성향은 늘 착하고 도덕적이고 규범적이고 인간적인 인물들에게는 쉽게 적응되지 못하고 세속적 인물들 속에서 그들은 모난 돌처럼 여기저기 차이기 바쁘고 병신취급받기 일쑤죠, 그런 희용을 극단적인 사회적 모순을 보여주는 아버지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사회는 필요한 부분만 완벽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유전적 시스템이 가능한 시대인 것이죠, 누군가가 정말 문제가 있다면 불법적이지만 언제나 이러한 성향은 새로운 복제로 자신을 대체할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시대에 대해서 우린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이 아닌 타인, 그리고 인간이 아닌 동물에 대한 냉정한 감정을 유지할 수 있는 대단히 파괴적이고 배타적인 존재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자신의 삶과 주변의 경제적 시간적 감성적 여유를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는 분별배양에 따른 동물적 육종에 대한 실패적 존재들을 아무렇게나 살처분해버립니다.. 인간에게 그러한 실패적 존재들은 생명성을 부여받지 않았다는 일종의 심정적 합리성을 들이대는 것으로 자신의 양심을 굳게 잠궈놓는 것입니다.. 아직 성장하지 못한 정훈의 어린 동생은 대단히 비이성적인 삶의 일부지만 싫어도 인정하고 조금씩 그러한 인간의 이기심에 스스로 적응해나가는 모습도 보입니다.. 정훈 역시 그러하죠, 하지만 이 소설속의 애견협회 회장의 극단적인 방법론은 대단히 위험해 보이는 파괴적 양상을 자연스럽게 드러냅니다.. 단순히 인간에 대한 존재적 가치는 둘째치더라도 패륜적 행위마저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내니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내가, 당신들이 미래의 시대의 사회적 틀에서 회장같은 인간이 되지않으리란 보장은 없어보입니다.. 당연히 나에게 필요한 사회적 영역내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하는 역겨운 상상도 해봅니다..
딱히 소설은 반전이나 생각할 여지를 남겨두는 이야기로 끝을 맺지는 않습니다.. 애초부터 이러한 흐름에 대한 짐작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상당히 단순하고 단조로운 결말의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이 작품이 보여준 상황에 대한 인간적 공감은 무척이나 오래동안 머리에 남습니다.. 인간이기에 나에게 필요한 이익적 차원이 우선 시되는 대단히 세속적인 사회적 흐름에 동조하고 따를 수 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정훈의 행동과 그의 삶에 동조하는 것이지요, 그가 행한 불법적인 행위들이 결국에는 올바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지만 애초부터 이러한 시스템의 방식을 독자들에게 전혀 이성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도 우린 알고 있었죠, 그렇기에 마지막의 결론을 접하는 독자로서 반전이라는 둥, 충격적이라는 둥 뭐 이런 감상이 있을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작품은 흐름 그 자체에서 보여주는 미래의 한 비이성적인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진보의 현실적 시스템에 대한 인간으로서 공유하게되는 감성적 공감이 중요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단편으로서 주는 임팩트는 조금 적었다고 볼 수 있지만 이야기 자체가 주는 재미는 무척 좋았습니다.. 조금은 생소한 제목의 선택도 마음에 들었구요, 설정에서 등장한 육종법에 대한 소재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아쉽지만 조금 더 과학적인 전문적 고찰이 육종법에 대한 지식으로 포함이 되었더라면 독자로서 보다 더 수긍할 수 있었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이 남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이 보여주시고자 한 생명의 가치와 존재적 이유에 대한 대단히 현실적인 경고와 의도에 대해서는 칭찬해드리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읽으면서 조금더 스릴러적 느낌과 호러적 감성이 추가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흔히들 보여주는 육종법에 대한 실패적 존재의 무서움같은 것 말이죠, 아일랜드나 블레이드 러너같은 작품속에 보여주었던 긴장감 넘치는 상상력이 뭐 익히 우리가 경험한 매체적 전형성이지만 들어같더라면 좋았겠다는 상상을 하면서 작품을 재미지게 잘 읽었습니다.. 좋은 독창적 세계관으로 흥미로운 상상력이 결합된 좋은 단편소설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부탁드립니다.. 건필하시길 응원합니다.. 물론 가능하면 돈도 많이 버시면 좋겠구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