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이 전해주는 신비한 전설 이야기라니, 귀여우면서도 귀한 작품이다.
처음엔 소소하고도 귀여운 공포 이야기일 정도라 생각하며 가볍게 읽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원래 공포 영화나 귀신 이야기를 볼 때면
깜짝 놀라는 그 순간의 긴장감이나 더웠던 공기가 시원해지는 듯한 기분만 즐겼지,
사실 귀신이나 어떠한 저주를 겪는 피해자 마음까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피해자의 시점에서 인터뷰 하는 상황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처음엔 단순히 우산에 진짜 저주가 걸려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다친 아이들의 성격도 다 다르고, 당한 사건도 제각각인 걸 보면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이름표에 적힌 사람을 가장 잘 괴롭히는 방법. 약점을 찾는 듯한 느낌]
이 문장을 읽었을 때는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읽고 나니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이 단순히 우연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필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란 우산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침묵했던 학생들의 모습에서
사건과 관련이 없는 아이들은 저주가 자신에게 옮겨올까 두려웠을 수도 있지만
이미 연관된 아이들은 다른 이유로 침묵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유이가 과거에 누군가를 괴롭혔거나 상처를 준 인물이었던 건지,
아님 자신의 우산이 매개체가 되어 다른 아이들을 다치게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한 괴로움을 느끼는 건지
잘 알 수는 없지만
초등학생이라는 나이는 원래 악의가 없더라도 서로에게 쉽게 상처 줄 수 있는 시기이다 보니
이러한 설정이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이런 점들을 이해하고 나니
채이가 왜 그렇게 유이를 위해 우산과 관련된 여러 아이들을 찾아다녔는지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친한 친구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오직 한 친구만을 위해 우산과 관련된 사건을 조사하러 다니는 채이를 보면서
어린아이라고 해서 우정의 깊이가 얕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소한 공포를 담고 있지만 읽을수록 은은한 소름이 느껴지고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