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랩소디를 보내며 비평

대상작품: 별의 랩소디 (작가: 치아운, 작품정보)
리뷰어: 무조건건강하게, 18년 2월, 조회 45

별의 랩소디 수정된 13화 뱀(3)까지 읽고 쓴 리뷰입니다.

수정 전 내용도 함께 참고하여 쓴 글이니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인류는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진출해 평화롭게 살고있던 불가사리 영역을 침범합니다.

뛰어난 신체능력과 진화로 인간의 침략을 탁월하게 막아내는 불가사리에 대항해 인간들은

연맹을 맺고 힘을 합쳐 불가사리들의 저항을 떨쳐내며 침략을 계속해 나가던 중 욕심이

과해졌는지 갑자기 하나로 통합하는게 강하다는 빌미로 자기들끼리 전쟁을 시작합니다.

그 중 독재국가 파리미에르는 침략야욕을 불태우며 도찐개찐인 군부독재 국가 파코스미스나

자원이 풍부한 피아치에게 여러가지 빌미로 싸움을 걸어 세력을 불리는 후안무치한 깡패국

행위를 계속하며 질리지도 않고 연이어 고스레포와 전쟁 중입니다.

피아치(퓌허)와 파코스미스는 파리미에르의 야욕을 막고 복수와 해방을 위해 저항군을 만들어

서포트하며 힘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주 무대가 되는 선데이로즈는 파리미에르의 침략으로 복속된 피아치 성계에 건조된

스페이스 콜로니로 이기적이고 사악한 인간들을 막기위한 불가사리의 활약과

핍박받는 퓌허 계민의 해방을 위해 반역자를 처단하며 암약하는 퓌허 해방군의 모습과

파리미에르의 합병주의에서 파생한 대통합을 진정으로 실현하려는 붉은 매듭 묶인 묵주를 찬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파코스미스 소위가 감화를 전파하는 모습도 보실 수 있습니다.

OCA(Organic Controlling Armor)라는 우주용 인형병기 또는 유기적 제어장갑의 화려한 전투신도

매력적인 볼거리이죠.

 

여기까지 읽은 독자분들은 리뷰어가 불가사리를 신의 심판자로 믿는 사도교의 추종자이자

퓌허 해방군 ‘막 티레’를 좋아한다는 걸 눈치채셨을 겁니다.

실질적인 주인공은 선데이로즈를 첫 부임지로 배치된 파리미에르의 스테아 버고 소위니까요.

수정 전까지 가장 불편하고 글을 읽기 어렵게 했던 등장인물이기도 합니다.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떠올랐던 작품은 건담 시리즈였지만 주인공을 보며 떠올랐던 생각은

 

‘닥터 조디와 라스트 제다이 레이가 활약하고 필리파 함장과 마이클 부함장이 항해를 하는 시대에

어떻게 이런 시대착오적인 캐릭터가 등장했을까.. 아너 해링턴 중령만 생각해도 이건 좀.. ‘

 

이었습니다.  수정 후 많은 점이 좋아졌지만 수정 전 내용까지 함께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장점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세계관을 비롯한 작품설정이 세밀하고 튼튼합니다.

우주로 진출해 개척을 시작하면서 불가사리를 만나고 연맹을 맺고 국가 간 전쟁이 이뤄지는

과정은 연맹과 연맹력, 관련 성계와 나라, 전쟁과정과 결과가 자세히 기술되고 이후 전개에서

계속 다루어져 설정 구멍을 막고 독자의 이해를 돕습니다.

SF 밀리터리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중요한 군 조직이나 기함, 무기, 차원도약, 우주생물에 대한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설명된 문장을 읽게되면 공이 많이 들어간 작품임을 알 수 있어요.

그 설정을 통해 만들어진 알력관계나 비리, 암약, 민족 분열을 다룬 부분도 좋습니다.

등장인물 각각 개성있고 매력적이며 곧 적으로 싸우게 될 퓌허 해방군에게 공감할 부분도 많고

우주공간에서 OCA를 통해 이뤄지는 액션신과 전투신은 속도감 넘치게 훌륭합니다.

불가사리의 알 둥지를 소탕하는 ‘버려진 성’ 편은 꼭 추천 드리고 싶네요.

 

단점을 얘기해볼까요.

주인공인 스테아 버고 소위는 작가의 사랑과 애정을 독점적으로 받고있는 인물입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 것처럼 온갖 스킬과 능력과 외모,성격특성을 몰빵 받았죠.

전 이 주인공이 싫었습니다. 수정 후에는 싫지는 않지만 그저그런 주인공이 되었지요.

 

수정 전 주인공을 제외한 캐릭터들은 대사와 성격표현, 행동 이외에도 해당 등장인물에 대해 쓰여진

부분이 적었습니다.  대체적인 외모는 물론 특정인물들은 성별까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매 에피소드 분기때마다 ‘별빛을 닮은 금발과 깊은 푸른 눈, 붉은 매듭이 묶인 묵주’를 지닌 소위가

죽은 연인 기리안의 이름을 읖조리는 장면은 캐치프레즈처럼 매번 등장했는데 말이죠.

그 아름답고 아련한 캐치프레이즈가 주목을 끄는 효과음이라면 스테아는 효과음을 배경음으로

이고 다니는 캐릭터였습니다. 시끄러운데다 짜증나고 지루했지요. ‘또냐?!’ 싶은.

금발청안 대신 날개,뿔이 있거나 눈, 팔다리가 없었어도 이렇게 쓰여졌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사람을 사람 자체로 봐주길 원하는 소망에 아름다움으로 묘사되는 금발특징이 강조반복 되는건

본인은 신경쓰여도 독자 입장에선 공감을 이끌어내기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다행히 수정 후 다른 등장인물의 묘사와 등장이 늘고 키워드 단어 언급은 줄었지만 머리칼,

머리카락으로 표현해도 될 부분이 금발로 쓰여진 것을 볼때 스테아가 가진 별빛 닮은 금발이

그렇게 메리트 있는 신체부위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스테아를 표현하는 단어와 행동,말투,태도에서도 슬픈 사랑의 추억을 가진 외유내강의 전투성녀로

그려지는구나 싶더니 수정 후에는 ‘진정한 대통합’을 목표로 하는 패시브 스킬 ‘차가운 눈빛공격’과 ‘한걸음 다가가기’ 능력이 추가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캐릭터가 이율배반적이고 표현, 비중-밀도가 집중되어 전개와 분위기를 흐트립니다.

작은 사회에서 한 인물의 비중-밀도가 높으면 다른 등장인물의 주목기회가 떨어지고 인간관계는

그 인물을 중심으로 움직이니까요. 아르게 파가나와 막 티레 분량에서는 그보다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움직이기 때문에 3중대 분량보다 읽기가 편하고 더 공감이 됐습니다.

 

작품에 등장한 ‘위엄’ 과 ‘거대한 분노’를 예로 들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별의 랩소디에서 ‘위엄’은 3중대 소대장부터 부소대장, 소대원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제일 많이 사용하는 인물은 스테아지만 말이죠.

이렇게 적지않은 사람이 갖고 있지만 직급 높은 사람에게 낮은 사람이 느끼고 반대의 상황은 없습니다.

그럼 의미가 있을까요, 다른 단어를 잘못 쓴 게 아닐까요?

‘거대한 분노’도 그렇습니다. 스테아는 소대원들이 라니의 출신을 문제삼거나 원칙을 어겼을때

눈빛공격으로 이 감정을 드러내지만 만약 대량 학살이나 전쟁의 잔혹함으로 느끼게 될 분노와

이 ‘거대한 분노’가 나란히 되었을때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두 단어를 비롯해 스테아의 범접할 수 없는 신성성을 보여주기 위해 남발되는 표현이 많은데

과장된 표현이 많으면 효과는 반감합니다.

 

이야기 초반 행성궤도여행에서 불가사리의 습격으로 가족을 잃은 레나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PTSD로 정신을 놓은 레나가 실금을 하는 장면과 스테아와 자매들이 몇번씩 그 배변을 치우며

그녀를 돌봐주다 우연히 불가사리 영상을 보게된 레나가 정신을 잃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가학적이고 자극적인 부분은 스테아의 착한 성품과 불가사리의 무서움을 나타내기 위해

수정으로 추가된 부분으로 파코스미스와의 전투로 부모를 잃은 미구엘의 모습과 비교해봐도

덧붙임이 이해되지 않는 장치적인 부분입니다. 정말 필요한 장면인가요?

 

그가 전투시 군인보다 경찰과 같은 말투를 쓰는 것도 문제삼고 싶습니다.

소대원을 포함한 일반인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은 스테아의 신념이고 저는 그가 이상주의자임을

문제로 삼는 것이 아닙니다. 군대식 어투는 규율보다 효율을 위해 사용됩니다.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는 전장에서 자신과 소대원들을 포함한 타인의 생명을 지키는 효율보다

자신의 신념을 소중히 한다는건 자기가 한 말을 지키지 않는 이율배반이자 위선이지요.

이 점이 수정 후에 많이 고쳐졌지만 그는 여전히 전투 상황에서 긴 존대어와 간단명료한 무전어투를

일관성 없이 섞어쓰는 탓에 급박한 전투 곳곳 스테아가 등장해 대사를 하면 분위기가 늘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말 끝나기 전에 사람 몇 죽을 것 같은 곳은 입으로 말하는 대신 뇌파로 무전을 송수신하는게

좋을텐데 라고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이것들은 작가가 은연 중에 아끼는 등장인물을 좀 더 표현하고 돋보이게 하기 위해 먼치킨이나

메리수 소설에서도 자주 사용하고 보이는 문제인데 ‘위엄’이나 ‘성녀’ 같은 표현들은 주변인들을 통해

말해진 것이지만 스테아 본인도 작가의 의지를 반영하듯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고 한 자신의 말을

비웃는 폰투스 하사에게 ‘무례함’이 아닌 ‘무엄함’을 말합니다.

이건 사람이 모두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지요.

어쩌면 고귀한 출생의 비밀 같은 것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3소대는 작은 사회이고 소대원 개개인이 독특한 성격과 개성을 가지고 있기에 교류를 시작하고

화합으로 진행하는 장면에서 기저에 흐르는 감정들을 글로 나타내는 건 어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직접적인 심리표현이 많습니다. ‘**는 ㅇㅇ상황에서 ㅁㅁ을 느꼈다’고 본인이나 타인을

통해 직접 서술합니다. 액션신이나 전투신에서 사용됐다면 속도감 넘치는 장면을 그릴 수  있었겠지만

첨예한 대립이나 시작하는 연심 같은 섬세한 감정들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장면보다 주인공을 다룬 장면에서 그런 서술법이 많아요.

그려내고 싶은, 보여주고 싶은 장면과 욕심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주인공에게 애정을 갖지요. 스테아는 정말 많은 기대와 바람, 편애를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스테아의 매력은 사람을 소중히 하고 원칙을 준수하면서 직업적으로도 우수한

인간적인 프로페셔널의 모습을 갖췄다는 점입니다.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에요.

충분한 장점이 있다면 전개과정에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무리해서 노출시키면 공해가 되지요.

작품 속에서 아무리 위대하더라도 전형적에서 작위적으로, 작위적에서 민폐로 넘어가는 한 걸음은

생각보다 가깝습니다. 과한 것보다 적어도 확실한 표현이 더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많이 불편하실 수 있는 리뷰는 여기에서 끝 맺겠습니다.

그래도 수정된 이야기는 재밌게 잘 읽었다는 걸 꼭 말씀 드리고 싶네요.

연재처를 옮겨 연재를 시작하게 되신 것 축하드리고 많은 독자분들이 이 작품을 읽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브릿G에서의 연재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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