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에서도 밥벌이는 해야 된단다 감상

대상작품: 황천특별공무원 (작가: 한밤, 작품정보)
리뷰어: bridge, 18년 2월, 조회 72

저승에서도 밥벌이는 해야 된단다

재미있다

딱히 다른 미사여구가 필요없다

지옥같은 경쟁률을 자랑하는 공무원 시험을 저승에서까지 치는 은석을 보니 헛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스펙지옥이라는 한국에서 나름 인정받던 젊은이였으니 그렇게 큰 어려움은 없을 듯 하지만 그래도 이것 참 거시기하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더니, 이승이 아니라 저승에서도 개똥밭에 구르는 의지의 한국인이라니

어쨋든 죽어서도 일은 해야하고, 적당한 명함이 있으면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계속 마우스 휠을 굴린다

시원시원한 전개에 쿨한 입담이 더해지니 이야기를 읽는 데 거침이 없다

말이 공무원이지, 은석은 시험을 치르고 저승사자가 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 저승사자다

아무래도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직업이다보니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대놓고 사상검증까지 한다

이승에서 고의적 분란을 일으키거나 황천에서 공권력을 남용하지는 않을지 이승과의 접촉을 시도하지는 않을 지 등등

명백한 비현실에 상당한 현실을 끼얹은 느낌이다

누가 봐도 의도가 명명백백한 사상검증테스트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동료라든가, 이승에서 사람을 잘못 데려오면 감봉으로 벌하는 부분이라든가, 태어난 시기(죽은 시기)에 따라 같은 저승 공무원이라도 모양새나 차림 등이 서로 다른 부분이라든가, 저승사자의 능력을 발휘해 부수입을 챙기는 방법에 대한 에피소드라든가 등등 기본 설정을 활용하는 방식이 굉장히 재미있게 느껴졌다

 

처음엔 동양판타지라고 해서 조금 고루하려나 싶었는데 작가의 완급조절 덕에 적당한 밸런스를 잘 지키고 있는 듯

마냥 가볍거나 우스갯소리 위주의 에피소드를 펼쳐가려나 했는데 그것도 아니었음

회차가 많아 출퇴근 할 때 한 도막씩 챙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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