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어언 3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 초등학교가 있던 지역에서 생활을 하고 있죠,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긴 시간동안 단 한번도 과거의 학교를 직접 걸어서 다시 찾아보질 않았습니다.. 늘 대중교통을 통해서나 제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저기가 예전에는 저랬지, 그 길 안쪽에서는 자판을 열어서 구멍가게를 하시던 아주머니가 겨울이면 오뎅을 파시곤 했지, 뭐 그런 생각만 하고 지나치기만 했죠, 얼마전까지만 해도 말이죠, 그러다가 우연히 뽈뽈이 스쿠터를 타고 지나가던 길에 학교앞에서 한참을 서서 바라보다가 교정으로 들어섰습니다.. 발을 디딘 순간 과거의 제 기억이 한순간에 몰아닥치더군요, 여기가 이랬고, 저기가 저랬고 그래, 지금은 사라졌지만 이 위치는 내가 2학년때까지 있었던 구 건물이었는데 지금은 학교정원이랑 창고만 덜렁 남았네, 앗,,, 그리고 좁은 길을 통해서 집에서 학교로 담을 넘었던 기억속의 담벼락 대신 실제 작은 문을 설치하여 제가 태어나서 4학년때까지 살았던 골목의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그리고 그 골목에 발을 딛는 순간 또다시 생각지도 못한 과거의 기억이 물밀 듯이 밀려오더군요, 우리 가족이 살던 스레트지붕의 낡은 전세방은 사라지고 이층 양옥이 들어섰지만 그 외에 집들은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골목을 지키고 있더라구요, 무엇보다 그 시절 골목 입구에서 구멍가게를 하시던 아주머니의 집도 금이 가고 부서진 벽을 그대로 둔 체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40대 중반의 뚱땡이 아저씨가 8살의 어린 아이로 변해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골목을 중심으로 휴대폰으로 몇컷의 사진을 찍었는데 독후감에서는 처음으로 사진도 한번 올려 보겠습니다..
전 전문적인 서평을 다루는 리뷰어도 아닐뿐더러 문학적 장단점을 제대로 집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독자도 아닙니다.. 한결같이 제가 줄거리 위주의 재미를 목적으로 읽는 작품에 대한 단순한 대중적 감상이 주를 이루곤 하죠, 그래서 작품을 읽고나면 첫 서두는 제가 작품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기억이나 과거나 생각이나 현실적 측면을 주절거리곤 합니다.. 그 대표적인 레퍼토리가 과거의 추억이라는 미명하에 글자 수만 늘이는 위의 이야기들이죠, 많은 독후감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작성한 독후감에서 위의 이야기를 수십번은 써먹은 것 같아요, 하지만 여태껏 단 한번도 그 땅과 추억의 장소에 발을 디딘 적은 없었죠, 기억속에서, 추억속에서만 그 장소에 섰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그 곳을 밟고 난 후 얼마되지 않아 읽은 이 작품의 내용으로 전 다시한번 그 시절의 즐거운 추억을 되짚어봅니다.. 이 작품 “행복의 유리구두”의 작가님의 말씀처럼 과거의 추억은 늘 걸러진 좋은 기억이 남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일반적인 경우는 그렇지요, 아픔과 고통과 실패와 좌절과 소심함의 삶속에서도 늘 추억과 기억은 좋은 면을 바라보게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저도 하게 됩니다.. 막상 발을 디딘 골목의 어귀에서 바라본 과거의 제 모습에서도 힘들고 어렵게 살았던 시절의 모습이 아닌 좁은 골목에서 늦은 시간까지 다수망구라 불렀던 술래잡기를 하는 즐거운 기억만 확연히 떠올랐으니까요,
“행복의 유리구두”라는 작품은 15회차까지 연재된 중편소설입니다.. 로맨스소설이라고 보면 될 듯 싶네요, 젊은이의 사랑과 아픔과 기억과 추억을 중심으로 현재의 이야기를 펼쳐가는 편안한 대중소설적 감성을 가진 즐거운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프롤로그부터 시작합니다.. 본편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어떠한 전반적인 틀에 대한 작가의 의도를 조금은 제시해두는 것이죠, 그리고 줄거리는 프롤로그에 대한 부분과 시작점만 제시하겠습니다.. 소설속의 나라는 인물은 군대 제대 후 복학을 한 후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주혁이라는 학생입니다.. 주혁은 꿈을 자주 꾸죠, 자신이 꾸는 꿈에 대한 선명한 기억 때문에 조금은 힘들어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그런 자신의 증세를 악몽 장애의 일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그가 모든 이야기가 펼쳐지기 전날 꾼 꿈 때문에 이 모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는 어린시절 자신이 다녔던 초등학교의 6학년동안의 장소를 꿈에서 끄집어냅니다.. 그리고 그 시절 자신이 만났던 한 여자아이의 모습도 함께 등장하죠, 하지만 이 여자아이는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하는 왕따의 모습입니다.. 자신의 옆자리임에도 자신만큼의 존재감이 없었던 아이는 남자아이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한 후 교실에서 사라지고 주혁은 다음 꿈 장면에서 그 여자아이를 자신이 자주가던 공원에서 발견합니다.. 자신과 떨어진 곳 벤치에 앉아있던 여자아이는 한참을 하늘을 바라보며 혼자 있던 모습을 주혁도 시간이 멈춘 듯 바라보는 것이죠, 그리고 어느순간 그 아이는 사라지고 그 역시 자리를 뜨면서 꿈은 끝납니다.. 주혁은 과거의 기억을 꿈에서 끄집어냈지만 그 여자아이에 대한 기억은 흐릿하기만 합니다.. 잠에서 깨기전 그 아이의 이름을 웅얼거린 것 같지만 눈을 뜨자마자 잊어버린 것이죠, 사람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그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의 기억에는 그가 다녔던 초등학교와 그 주변의 지역에 대한 추억은 고스란히 남았죠, 그리고 프롤로그는 끝이 납니다.. 이야기가 시작되죠, 주혁은 불안한 현실의 삶에 대한 아픔이 있는 소심한 남성입니다.. 여전히 자신의 공황장애와 불안한 우울심리로 인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죠, 자신에 대한 불안한 자존감이나 좌절적 심리는 스스로 위축되게 하고 소심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죠, 엄마와 아빠의 가정생활의 불안 역시 그에게는 힘든 삶의 하나이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람이에 대한 자신의 감정에 대한 소심함이 더욱 그를 자신의 내면속으로 들어가게 만듭니다.. 그런 그는 과거 자신이 즐거웠던 시절의 장소를 찾아나섭니다.. 어제 새벽에 꾸었던 6학년을 보냈던 곳으로 무작정 걷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시작되죠,,,,,
제가 앞에서도 말씀드린대로 과거의 제 추억을 이 작품을 통해서 끄집어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이 주는 즐거움은 상당합니다.. 뭐랄까요, 주혁이라는 인물을 통해 작가님이 보여주는 시선과 감성적 심리의 묘사들은 대단히 자연스러우면서도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일반적이면서도 상당히 대중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진행방법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구라도 주혁과 같은 생각과 행동과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죠, 자기가 기억해낸 추억의 장소를 가본다는 것 같은 공감은 대단히 자연스러운 것이니까요, 그리고 그 자연스러움속에서 새로운 이야기의 로맨스를 만들어내는 스토리도 전반적으로 어색함없이 소설의 흐름에 잘 스며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작성한 독후감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장르소설 그것도 스릴러나 호러 위주의 자극적인 대중소설적 재미에 중독한일반적이고 대단히 단순한 독자중 한명입니다.. 스스로 찾아서 로맨스 소설이나 젊은이들 위주의 냉소적이면서도 시대의 아픔을 대변하는 듯한 스토리로 흐르는 작품들을 대체적으로 읽지는 않죠, 솔직히 말하면 이 작품도 제가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그러한 대중적 로맨스소설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습니다.. 사랑도 이별도 아픔도 시대의 상실도 젊은이들에게는 늘 쉽지않은 삶이니까요, 하지만 작가가 설정한 인물의 연결과 스토리의 흐름상의 로맨스의 감각이 대단히 자연스러운 현실적 감성을 표현하면서 독자들의 집중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일면을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프롤로그에서 드러난 상황이 주는 암시와 전제가 이후에 이어지는 스토리의 측면에서 등장하는 인물들과 복합적으로 연결되면서 보여지는 상황들이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에도 독자들은 긴가민가하는 호기심을 이어나가는 것이죠, 이 점에 대해서는 작가님의 구성에 대한 서사적 방법론을 칭찬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읽다보면 대강의 짐작 또는 낌새 내지는 기미를 모르지는 않겠지만 그렇더래도 확신을 가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독자는 작품의 이어짐에 대한 집중적 가독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후반부의 힘이 딸리는 모습이나 인물의 극단적인 감성적 변화등은 초중반의 흐름과는 달리 상당히 어색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특히나 에필로그에서 전달되는 상황의 마무리는 많이 아쉽죠, 또한 현실적이고 대중적인 상황의 공감적 이야기에 소설의 설정상 환상적 측면을 구현한 방식이 나쁘진 않으나 이걸 마지막에 해결하려고하니 조금은 현실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도 일반적이고 현실적인 공감대에 삐걱거림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제목이 “행복의 유리구두”인만큼 신데렐라의 동화적 설정을 차용하신 부분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를 중심으로 뭔가 결말부를 고려하셨다면 제목과 초기 설정으로 인한 어색함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쁘지않은 설정이고 차용이긴 하지만 후반부의 내용은 조금 그랬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전 착하고 이쁜 작가님의 마음을 드러낸 느낌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일반적이고 대중적이며 전형적인 스토리의 젊은이들의 로맨스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젊은이들의 사랑이란게 별게 있습니까, 저 역시 그 시절 대딩생활을 하면서 유치하고 어설픈 소심한 젊은 남자의 수동적 사랑의 방식을 겪어본 사람입니다.. 혹여나 싫어하지는 않을까, 사실은 관심조차 없는 것이 아닐까, 그냥 우린 이렇게 친구뿐인데, 나 혼자만 이 ‘지랄’을 떨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럼 그냥 이대로 이 감정을 내 마음에서 버릴 순 없는가,,라는 대단히 자괴적이고 이기적인 심리적 불안을 말이죠, 늘 그렇듯 뒤늦게 후회하지말고 있을 때 잘해야되는게 만고의 로맨스의 진리인데, 이런 일반적인 스토리가 전형적이다, 누구나 하는 설정이다라고 한다면 뭐 할말은 없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의 설정이나 구성이나 내용이 그러한 대중적인 전형성을 바탕에 두고 대단히 현실적인 상황에 추억의 기억까지 끄집어내어 오래된 로맨스의 기다림으로 이들이 이어지는 환상적인 설정과 따스한 감성적 측면들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작품의 전반적인 틀과 문장이나 문체나 인물적 구성이나 설정 및 구성적 측면등 많은 전문적 리뷰의 측면은 소설을 다루시고 공부하시는 많은 리뷰어분들에게 맡기구요, 전 그냥 따뜻하고 행복하고 설레이고 즐겁고 사랑스러운 소설을 이번 기회에 읽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즐거움을 가지겠습니다.. 늘 건필하시고 응원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