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반복되는 나의 인생 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나의 인생은 (작가: BornWriter, 작품정보)
리뷰어: stelo, 17년 12월, 조회 54

안녕하세요.약속했던 리뷰로 돌아온 Stelo입니다. 일단 첫 번째 작품은 BornWriter님의 [나의 인생은]입니다.

 

딱 한 가지 : 만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은행원이라는 명함 속에 영원히 갇혀 있는 나의 인생

 

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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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짧습니다. 그러니 굳이 내용을 요약하진 않기로 하죠.

 

그래도 요약하자면… 명함, 만화, 김밥, 여자친구입니다.

저는 소설을 볼 때 한 가지 이미지를 찾으려 합니다. 이 소설은 저에게 ‘명함’으로 기억됩니다. “ㅇㅇ은행 로고가 박힌 명함” 말이죠. “돈 잘 벌겠다” 모두 부러워하지만, 주인공은 이 명함을 족쇄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상도 자신도 냉소하게 되죠.

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뻔한 이야기는 명함이라는 이미지를 통해서 힘을 얻습니다. 작가님이 은행원이 아니실지는 모르더라도, 저는 뒤에 나오는 디테일들도 감정들도 진실하게 느껴졌습니다.

문제는 이 이야기가 완결된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굳이 말하자면 시작조차 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야기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지요. 국어시간에 배운대로라면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 있어야 할텐데, 이 이야기에는 그런 플롯이 없습니다.

내적 갈등은 명확합니다. 주인공은 은행원과 만화가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죠. 하지만 주인공은 뭔가 행동하지 않습니다. 마치 남의 인생이라도 되는듯 관찰합니다.

이야기는 흐르지 않고 멈춰있습니다. 주인공-화자가 지금 내 상황에 대해 이리저리 묘사할 뿐이죠.

결말에서도 주인공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합니다. 주인공은 “몇 년 동안 변한 게 없는” 사이인 여자친구와 관계를 가진 후에 내뱉습니다.

“만화는 언제 그리지”

 

 

니체는 영원회귀를 말한 철학자입니다. 저는 니체를 읽은 적도 없고, 영원회귀라는 개념도 몇몇 책에서 주워 들었을 뿐입니다만.

그래서 이 이야기가 너무 뻔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뻔한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 우리도 주인공처럼 명함이라는 이름 속에 갇혀서 영원히 빙빙 돌게되는 걸까요?

 

그런데 저는 삶은 흐른다고 믿습니다. 불교 스님들이 하는 이야기죠.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으며, 모든 것은 변한다고 합니다. 어제와 오늘은 다를 것이고, 오늘은 내일과 다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2달 전에 “소설은 언제 쓰지?”하고 생각했었거든요. 지금 저는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삶도 이 이야기도 계속 흘러가면 좋겠습니다. 현재는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한 장면일 뿐이니까요. 우리는 뻔하지 않은 ‘나만의 인생’을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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