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와일드 웨스턴’을 읽다가 전작에 관심이 가 읽게 된 작품입니다. 과연 ‘판타스틱’만큼이나 이 소설도 분위기가 뜨겁고 전개에 거침이 없네요.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종횡무진 액션물’ 입니다. 때문에 저 역시 덩달아 처음부터 끝까지 한달음에 읽게 되네요.
‘신데렐라 드라이브’란 제목 그대로 신데렐라가 주인공이며 할로윈을 맞아 왕국이 주최하는 왕궁까지 ‘드라이브’ 하는 과정이 주된 줄거리입니다.
그러나 결코 동화가 아닙니다. 신데렐라는 결코 얌전하거나 수동적인 성격이 아니며 수틀리면 덤벼드는 잭 오 렌턴을 말뚝총으로 으깨버리는 아주 화끈하고 매우 적극적인 성격이니까요. 왕궁으로 가기 위해 마녀의 도움도 받지 않아요. 자신이 직접 마법을 부려 동화에서 했던 모든 일을 해버립니다. 아, 호박마차는 아니구요. 우리의 신데렐라는 그런 구닥다리 마차보다 지붕이 없는 이인승의 스포츠카를 더 애용하거든요.
이런 성격이니 무도회로 가는 것도 당연히 왕자 때문이 아닙니다. 아까 할로윈이라고 했죠? 할로윈은 무엇보다 어둠의 힘이 강해지는 때. 그것을 이용하여 한 마녀가 자신의 저주를 완성하기 위하여 제물로 왕자의 심장을 노리기 때문입니다.
동화처럼 왕자에게 구해지기 위해서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왕자를 구하기 위해서 맹렬히 돌진하는 것이죠.
드라이브 도중 신데렐라는 정말 많은 마녀의 부하들과 요즘 흔히 하는 말로 ‘무쌍’을 펼치는데, 거기 나오는 적들이 뱀파이어나 늑대 등 주로 여성을 희생물로 삼아온 존재라는 게 흥미롭습니다.
신데렐라는 동화 속 주인공 중에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힘있는 남성 권력에 기대어 자신의 절망적인 상황을 타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동적인 여성 캐릭터인지라 그런 신데렐라에게 오히려 전사의 성격을 부여하고 다른 작품에서 강한 남성의 상징으로 사용되던 존재들을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린다는 점에서 왠지 페미니즘의 기운마저 물씬 풍겨나오는군요.
거기다 동화에서 권력의 핵심이요 구원자였던 왕자는 이 소설에서 그런 것과 너무나 거리가 먼 어리광이나 피우는 게 고작인 한낱 꼬맹이로 그려지고 있기에 더욱 그 기운을 짙게 만드네요.
뭐, 이런 건 오히려 소설을 즐기는데 방해만 되는 잡설일 뿐입니다.
이 소설에 대한 말은 이거 하나로 충분하니까요. ‘JUST ENJOY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