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한 고딩시절 첫사랑이라, 사실 전 고딩 입학때까지 아주 작고 마르고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몸이 왜소한데다가 얼굴도 딱히 중딩 이상의 매력이 없어 여자칭구라고는 아스가르드의 라그나로크와 함께 이 세상에서 사라진 말인 줄 알았습니다.. 늘 주위의 잘난 넘의 여친과의 만남에 들러리로 끼어드는 것으로 고딩시절을 보냈죠, 그래도 좋았습니다.. 칭구의 여친을 남몰래 사모하기도 하고, 물론 그 당시 칭구는 몰랐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헤어지면 오히려 제가 더 슬퍼서 안타까워하기도 하구요,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 그시절 그때 이야기를 끄집어내면 칭구는 알았다고 하더군요, 자기는 몰랐는데 여친이 이야기를 해주더랍니다.. 쪽팔리더군요, 하지만 헤어진 이유가 저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뭐랄까요, 또 기분이 희한해집디다.. 물론 칭구는 제가 이야기를 꺼낼 때까지 그런 사실을 드러내지 않았구요, 잘난 넘이다 보니 헤어진 여친과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사귀는 것을 보곤 제가 넘볼 수 있는 곳에 있는 넘이 아니구나 싶었는데, 세월이 지나고보니 이제는 도긴개긴입디다.. 오히려 중년의 제 모습이 살빠진 칭구의 모습보다 조금 더 나아 보이기도 하구요, 그냥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래도 그 시절이 그리워요, 누군가를 그냥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세상이 너무 행복했던 시절,
이제는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시절이지만 이렇게 좋은 작품의 느낌으로 그시절의 감성으로 돌아가 봅니다.. 막 고딩이 된 두 남녀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니 나이 든 아저씨의 기분도 야리꼬리모리꾸리빠꿈합니다.. 게다가 막 입학하고 벚꽃이 날리기 시작하는 설레임의 계절인 봄이라면 더욱 싱숭생숭한 풋풋한 감성이 가슴속으로 밀려들어오는 것이죠, 이야기의 내용이나 흐름이나 설정이나 추리적 논리른 내팽개쳐두고 그냥 이 얘들이 노는 방식이 너무나도 보기 좋습니다.. 이 두 소년소녀가 과거 중학교에서 어떠한 일이 있었는 지는 모르지만 현재의 이 둘이 보여주는 캐미는 상당히 행복해보입니다.. 특히나 이은이라는 아이가 그려내는 감성적 모습은 흐뭇하다 못해 따숩한 손난로같은 편안함을 가진 이미지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반대적인 주인공인 ‘나’의 이미지는 보다 논리적이고 차가운 고딩남의 모습으로 설정되어 있긴하죠, 그래서 일반적이고 대중적이지만 어울리는 한쌍의 모습이 되는갑습니다..
전작과 이어지는 작품이군요, 이 두 청소년의 캐미가 남달라서 앞으로도 이어졌으면 싶었는데 이 작품은 전작인 증거 시리즈의 첫작품인 “증거가 없으니 입을 다물 수 밖에”에서 이어지는 몇주후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전히 추리적인 측면과 로맨스를 잘 접목한 풋풋한 고딩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작품입니다.. 이번의 제목은 “수수께끼의 답은 쉽지만, 애매모호”라고 작명을 하셨군요, 말 그대로 제목이 애매모호합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추리적 측면을 강조하셨나 싶었는데 읽다보니 그것보다는 전작에서 궁금하였던 두 아이의 풋풋한 사랑의 감정과 함께 과거의 사건에 대한 단서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것 같더군요, 물론 하나의 추리를 이끌어낼 수수께끼를 우선적으로 던져놓고 있긴한데 개인적으로는 큰 집중을 이끌어내질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이은이 제시한 추리 문제에 대한 논리적 근거와 내용이 상당히 부실하다는 생각을 했구요, 일하는 와중에 읽다보니 제가 정확하게 인지를 못한 부분도 있겠지만
이 친구들이 다니는 학교와 동네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에도 설정적 배경과 자전거의 활용에 대한 단서적 구성은 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보아하니 이 친구들이 동네 주변에도 여러 학교들이 있어 보이는데
사실 문장이나 대화나 흐름의 내용들이 아직까지는 다듬어지지 못한 느낌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 작품이 동년배의 주인공의 시점과 흐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작가님의 의도인 지, 아직까지는 말 그대로 다듬어지지않은 시작단계의 문학도로서의 모습인지는 저로서는 정확하게 알지 못하겠지만 제가 지레짐작하는 것일지라도 전반적인 문장이나 표현, 내용의 흐름등의 작품적 경향이 – 저로서는 수십년동안 읽어온 추리스릴러소설의 독자로서 대단히 프로적인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 위주로 읽어봐서 그렇겠지만 – 아직까지는 초보적 느낌이 강하게 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근데 절대 오해는 마시길 바라는게 이러한 시작적 느낌이 위에서 제시한 궁금증과 호기심과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다면 상당한 능력이라는 점입니다.. 내용적인 부분이나 설정은 앞으로 많은 퇴고와 노력에 따라 충분히 발전될 부분이지만 일반적인 이야기의 집중적 공감이나 독자적 관심을 끌어오는 방법적 능력은 쉽게 배워지는게 아니라는걸 그동안의 대중소설의 독서로서 전 나름 배웠거덩요, 오히려 이런 점이 이 작품의 시리즈를 만들어나가시는 작가님에게 상당한 능력으로 보여집니다..
전작에서도 한번 말씀을 드렸지만 이 오픈 플랫폼에 작가님의 작품으로 보여주시는 많은 이야기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더 보여주셔서 발전하시고 멋진 작가님으로 거듭나시길 기원합니다.. 전 잘 모르지만 훌륭한 작가와 공감가는 작품을 독자들에게 보여주시기 위해서는 많이 쓰시고 많이 드러내시고 많이 생각하시고 많이 아파보시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모 작가님의 말씀이 문득 떠오릅니다.. 즐겁게 읽었다는 말씀 드리구요, 분명 이어지는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작가님의 작품을 접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캐미를 보여주는 두 학생의 풋풋하면서도 진지한 사랑의 이야기와 그들을 이어주는 추리적 접근들이 생활적 코지 미스터리로 잘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쁘지 않은 설정과 좋은 흐름으로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건필하시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