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부족한 글솜씨로 몇자 리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저는 판타지를 즐겨 읽지 않는 독자라는 사실을 미리 말씀드리고요, 관련지식도 없고 장르에 대한 애착도 없는 제가 왜 이 작품을 좋아하는지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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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났습니다. 그러니까. 이 작품에 대해서 생각하려 하면 뭔가 엄청난 힘에 압도됐다는 것만 떠오르네요. 보통 연재작을 즐길 땐 시간이 없어서 미루다가 몰아서 보거나, 아니면 성실하게 한편 한편 챙겨서 보는데요. 그런데 이 작품은 자기전에 무심코 눌렀다가 새벽까지 못 끊고 읽어버리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그만큼 에너지 넘치는 소설입니다. 복수라는 주제 자체가 워낙 격앙된 주제이기도 하지만, <판타스틱 와일드 웨스턴>은 사건과 그 다음 사건으로 이어지는 단계에서조차 팽팽한 긴장감을 놓지 않습니다. 뭔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숨어있던 더 큰 문제가 보이는데, 이야기도 한층 풍성해지면서 가속도를 붙여 저 앞으로 순식간에 뻗어나갑니다. 저는 이런 패턴에 지치기는 커녕 저도 모르게 이끌려가게 되었어요. 이 점에서 자연스레 작중인물 루카스에 매우 이입되었습니다. 압도된 채로 소설을 계속 읽어대는 저와, 얼떨결에 증기 기관차를 타서 다시 내리지 못하는 루카스가 비슷하다고 느끼면서요.
물론, 강인한 여성 엘프가 용을 상대로 복수한다는 초기 설정도 신선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1부 결말은 쉽게 와닿지 않았던 것 같아요. 크루디우스가 2부에서 어떤 식의 복수를 보여줄지, 어쩌면 복수하지 않는 것을 택할 것인지 계속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제가 아는 크루디우스라면 복수를 포기할 것 같지 않아서 더 기대되고요.
마지막으로 1부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으로 황녀와 거대 곰인형이 끌어안는 장면을 꼽고 싶습니다. 모두가 피로 절어있는 무대에서 갑자기 분위기가 전환된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제가 철의 시대, 마법석, 드워프 공방같은 것이 등장하는 소설에서 테디베어를 상상하기 힘들었나 봅니다. 갑자기 현대로 점프한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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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모자란 리뷰는 여기서 마치고자 합니다. 모쪼록,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판타스틱 와일드 웨스턴>을 즐겨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작가님께 2부도 재미있게 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