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보고 예뻐하고 귀여워하는 차원이라면 언제라도 강아지나 동물들을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반려동물로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서의 입장이라면 글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 전 모친은 늘 한결같이 반려동물을 키우셨고 전 그러려니 했습니다.. 크게 정도 주질 않았구요, 사실 마음도 많이 아프더라구요, 그렇게 반려동물을 보내고 나면 한참동안 힘들어하시는 모친을 보고서는 저는 절대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죠, 아이들이 강아지를 무척이나 키우고 싶어했지만 안돼, 하지만 어느날 퇴근하고보니 어라, 버젓이 낑낑거리며 거실을 돌아다니는 작은 강아지 한 마리에 그동안의 어느순간 마음이 뺏겨 버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렇게나 키우기를 원했던 저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좋아만하지, 산책과 목욕과 용변처리는 하지 않죠, 키우기 싫다던 제가 합니다.. 그래도 잠들 때 가만히 배 근처에 몸을 웅크리고 살짝 밀고 들어오는 녀석을 보면 그래도 키우길 잘했나라는 생각을 하곤합니다.. 물론 걸리적거려서 이내 내치면 발 밑으로 내려가는 불편함을 조금 감수한다면 말이죠,
요즘 모 연예인의 강아지에게 물려 돌아가신 분 뉴스 때문에 강아지 산책시키기가 무척이나 힘듭니다.. 예전 같으면 지나가다가도 아이들이 달려와서 만져봐도 돼요,라고 끊임없이 물었는데 이제는 지나가면 멀찌감치 돌아서 갑니다.. 그러면 저도 가만히 서서 목줄을 쥐고 다리 사이로 강아지를 몰곤 합니다.. 앉아 쉴때도 지나가는 사람들은 왜 공원에 강아지를 데리고 나와서 민폐를 끼치느냐라는 듯한 눈빛으로 흘기며 지나가기도 하죠, 사실 이해가 잘 가진 않습니다.. 저도 딱히 반려동물을 좋아라하진않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해야하냐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 아저씨가 아이에게 회오리 감자 사주신다고 줄을 서서 아이랑 기다리시다가 제가 지나가니 농담처럼 그 개는 안 물죠,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모르죠, 물지도..라고 하면서 보란 듯이 회오리감자를 주문하고 강아지랑 같이 줄을 섰습니다.. 아이들은 만지고 싶은데 아빠 눈치보고 아빠는 요즘 상황이 어떤데 아이들 많은 공원에 개를 데리고 나왔냐는 식의 농담을 하길래 그랬습니다.. 이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사람을 해치고 가해하고 폭행하고 살인을 저지르는데 왜 우린 그 사람들을 나오지 못하게 하지 않느냐고, 그리고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안좋은 상황에서 벌어진 사고로 인해 그런 식으로 강아지들이 대단히 불편한 대우를 받을 이유가 있냐고 저도 농담처럼 던진 말에 뒤에 서 계시던 할머니가 맞다면서 개가 사람한테 해꼬지할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 언제나 사람 잘못이야(물론 가해동물의 주인이 중심이 되겠죠),라고 하시더군요, 정답이었습니다..
우주에서 돌아온 지옥견 라이카의 복수라는 제목으로 부제에는 세상에 나쁜 인간이 많다라고 길고 긴 제목을 단 이 단편소설은 아주아주 독창적인 방법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옵니다.. 그 소재로 설정된 주인공인 라이카라는 강아지는 과거 세계 최초로 우주로 쏘아올려진 과거 소련의 우주선인 스푸트니크 2호에 탑승한 라이카라는 실제 강아지를 모델로 한 것이죠, 그리고 이 라이카가 그당시 우주로 날아가서 죽음을 달리한 게 아니라 우주의 어딘가로 사라졌다가 스푸트니크 2호의 발사 100년이 되는 날 지구로 다시 귀환하면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대단히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발상의 작품인지라 굳이 줄거리를 드러낼 필요도 없을 정도로 이야기는 황당하게 전개됩니다.. 하지만 그 황당함이 주는 즐거움은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사그러들지 않습니다.. 라이카가 100년만에 지구로 돌아와서 행하는 일은 지구를 파괴하는 일입니다.. 도저히 말이 되지않는 초능력과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가진체 그때 그 모습 그대로 지구를 귀환한 후 라이카는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나 돌아왔소,라고 행동으로 보여주죠, 크립톤 행성에서 지구로 온 슈퍼맨조차도 감당하기 쉽지않을 파괴력을 가진 라이카는 우리가 아는 지옥견의 모습 그 자체의 참혹한 지구의 파괴를 일삼게 됩니다.. 이로 인해 지구은 종말의 기운이 만연하고 종말에 이르기까지 라이카가 보여주는 7가지의 징후는 마지막 심판의 날만 남겨놓은 듯 하나 그렇게 지구를 돌던 라이카에게 뜬금없는 파괴의 멈춤이 발생하게 되었으니,,,,,,
저는 사실 스푸트니크2호라는 우주선도 라이카라는 강아지가 탑승하여 지구 최초로 우주로 날아간 일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소련의 냉전시대 과시용을 목적으로 우선 쏘아놓고 보자는 의도로 유기견 한 마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죽음의 공간으로 보내버린 인간의 비정함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존재의 가치중에 버려진 강아지 한 마리의 생명이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만 우린 누구나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하나하나의 생명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죠, 인간의 비정한 욕심으로 죽음으로 내몰린 한 마리의 강아지, 라이카는 이후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강아지가 되었지만 이 또한 인간이 만들어놓은 그림속에서 인간에게만 빛나는 유명세겠죠, 인간이 미지의 우주로 먼저 가기에는 무서운 일이니까요, 그렇게 인간들은 늘 나쁜 짓만 골라서 합니다.. 인간을 위한다는 이유로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게 가하는 수많은 핍박과 고통의 역사는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전 이 작품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주구장창했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제가 있는 그대로 체감하고 있는 반려동물들, 그중에 강아지에게 보여지는 사회적 편견에 대한 부분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는 당사자이기에 더욱 그런 생각을 읽는동안 끊임없이 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지요, 전 늘 동물은 동물다워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가능하면 인간과 강아지는 구분되어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조금은 비정한 사람이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전 액세사리처럼 좋아만하는 사람들보다(물론 누워서 침뱉기지만 우리 가족들도 포함됩니다)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서 끊임없이 강아지다운 삶을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화도 내고 교육시키도 안되는 부분에서는 엉덩이를 때리기도 합니다.. 화가 나면 여전히 아무렇게나 용변을 보는 경우가 있거덩요, 그냥 그렇습니다.. 굳이 인간처럼 먹이지도 않고 인간처럼 씻기지도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강아지로서 말그대로 반려의 생활을 하려고 하죠, 마구마구 좋아서 이뻐하고 구찮게까지 하면서 안고 뽀뽀하고 끊임없이 쓰다듬고 하다가 어느순간 외면하는 모습을 저까지 보여줄 필요는 없으니까요, 가만히 누우면 그냥 옆에 있어서 외면하지 않고 물이 없으면 그냥 물 부어주고 밥이 없으면 부어주고 뭐 그런게 그냥 저와함께 살아가는 동안 서로의 반려로서 의지하는 것이죠, 좀 말이 긴데다가 딴쪽으로 또 샛군요,
돌아가서 작품 이야기를 다시 해보면 작가의 상상적 설정이 이 작품이 주는 모든 것입니다.. 그 상상속의 설정에 현실적 이야기를 담아내는 모양새도 무척이나 그럴싸합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호불호와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의 인간이 저지르는 동물적 학대의 근본적은 모습을 독창적이고 황당스러운 세계관으로 대단히 즐겁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재미집니다. 유치하고 말그대로 있을 수도 없는 만화적 상상력에 기인한 황당무계SF소설이지만 그 어느 사회파소설보다 현실적 감각이 제대로 살아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해요, 제목에서 보여지는 이 소설의 모든 상황적 주제가 요약되어 있습니다.. 세상에 모든 나쁜 인간들에게 복수를 하고자하는 강아지의 이야기죠, 그러니 이 단편소설은 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라는 점을 작가는 보여주시는 겁니다.. 우리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는거 아닌가요라는 작가의 물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야기를 질질 끌지도 않고 필요한 부분에서 작가의 의도를 충분히 제시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닥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독자들은 이작품에서 많은 것을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저처럼 반려동물인 강아지를 키우시는 분들이나 아무 생각이 없으신 분들께서도 이 작품을 통해서 인간의 비정한 나쁜 모습에 대한 측면을 충분히 그려내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신 분이라면 길거리에서 산책시키는 강아지를 보실 때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지나가시든지 부드러운 눈길로 너 참 예쁘네라는 표정 하나만이라도 지어주신다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허나 마지막 결론부의 작가님의 이 작품의 설정을 만드시게된 듯한 모티프를 드러내신 부분은 굳이 보여주시지 않으셔도 좋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목에서 비롯된 유추만으로도 충분히 독자들은 아시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좋은 작품 즐겁고 행복하고 유쾌하게 읽었습니다.. 기발하고 독창적인 비판적 상상력의 묘사들도 너무 좋았구요, 이 작품은 문장이나 서사적 줄거리가 주는 이야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독창성이 모든 즐거움에 중심이 되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싫고 증오스러운 나쁜 것들이라도 늘 복수로 인해 남는 것은 없으니 언제나 공생과 동반의 기쁨이 우리에게 필요하니 작가님의 결론은 나름 풋풋하면서도 오히려 일반적이라서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즐겁고 행복하고 멋진 작품 많이 부탁드립니다..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