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오롯이 리뷰어 개인의 주관적인 시선과 감상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음을 명백히 밝힙니다. 결코 독자 전반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며, 하나의 고유한 시각으로 보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작품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하고자 작가님께 몇 가지 질문을 건넸으나, 리뷰어의 게으름으로 인해 질의가 다소 늦어졌습니다. 현재 작가님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우선 리뷰 작성을 시작하게 되었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추후 작가님의 답변이 도착하는 대로, 그 내용에 따라 본 리뷰의 일부 서술이나 관점이 수정될 수도 있음을 미리 고지합니다.
또한, 리뷰어의 독해력이 지닌 한계로 인해 작가님이 의도하신 바를 100% 완벽하게 포착해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리뷰를 상세히 기록하는 이유는, 리뷰어 역시 한 명의 독자로서 작품을 읽으며 겪은 생생한 느낌이 다른 독자들에게도 유사한 형태로 발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저 없이 감상을 이어 나가고자 합니다.
본 작품은 강렬한 반전 요소를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는 중편 소설입니다.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인플루언서인 주인공 여자가 남녀 연애 체험 리얼리티 쇼라는 지극히 세속적이고 화려한 무대에 참가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낭만적인 열기로 가득해야 할 촬영지는 이내 끔찍하고 비극적인 참상이 벌어지는 사투의 현장으로 변모하며, 소설은 이 참혹한 과정을 전면에 다룹니다. 글 전반을 지배하는 것은 주인공의 독특하고도 어딘지 모르게 불편함을 자아내는 어체입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직접 겪은 아수라장 같은 상황을 거의 끝까지 이 기묘한 어조로 설명해 나갑니다. 이야기 자체는 반전의 묘미가 살아 있고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극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아쉬운 점과 명확히 이해되지 않는 지점들이 존재하여, 이를 구체적으로 짚어보고자 합니다. 본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바로 위에서 언급한 주인공의 어체입니다. 처음 글을 읽어 내려갈 때, 이 어체는 마치 남자인 작가가 억지로 여성의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해 그 말투를 흉내 내는 듯한 부자연스러움과 위질감을 풍겼다고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이질감 때문에 초반부와 중반부의 텍스트가 매끄럽게 읽히지 않고 겉도는 현상이 발생한 점은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극의 후반부에 도달하여 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지면 비로소 의문이 해소됩니다. 주인공은 인간이 아닌 괴물이었고, 괴물로서 인간의 언어와 소통 방식을 완벽히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하기에 그런 기괴한 어조를 띄었던 것입니다. 이 반전의 전말을 깨닫고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 글을 읽기 시작하면, 작가가 심어둔 어체의 기묘함이 서늘한 공포로 다가오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치명적인 함정이 존재합니다. 만약 독자가 후반부의 진상을 알기 전까지 이 문체를 단순한 서술의 미숙함, 즉 작가가 여성 캐릭터의 어조를 구현하려다 실패한 인위적인 서술로 받아들인다면 극의 몰입도는 현저히 떨어집니다. 이러한 억지스러움에 피로감을 느끼거나 불쾌해하는 독자라면, 반전이 찾아오기도 전에 내용 자체를 머릿속에 입력하지 못하고 이탈할 가능성이 큽니다. 괴물의 이질성을 드러내고자 했다면, 인간 여성의 어설픈 흉내보다는 아예 괴물 고유의 기괴하고 독자적인 어체로 전면 수정하여 서술하는 것이 독자들을 납득시키기에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상당히 독특해야 하고,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스토리 라인에서 고개가 가우뚱해지는 의문점이 존재합니다. 소설 초반부에는 주인공이 의문의 범인으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긴박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하지만 후반부 폭로에 따르면 주인공이야말로 모든 사건의 원흉이자 괴물의 본체입니다. 그렇다면 초반부에서 주인공은 대체 왜 그토록 두려워하며 도망쳤던 것일까요? 단순히 연기였을까요? 가설을 세워보자면, 혹시 촬영장 어딘가에 켜져 있을지 모르는 CCTV에 자신의 정체가 촬영되어 외부로 탄로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철저히 인간 행세를 하며 도망치는 연기를 한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만약 그렇다면 후반부에 이르러 갑작스럽게 다른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잡아먹기 시작한 계기는 무엇일까? CCTV가 마침내 고장 났다고 확신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전자기기 폭발 사고라는 외부적 충격으로 인해 우연히 본능이 각성했기 때문일까요? 이 지점의 인과관계가 너무 모호하게 처리되어 있어 결말의 설득력이 약화됩니다. 차라리 이 부분을 조금 더 강조한 후, 맨 마지막 극적인 순간에 주인공이 감추려 했던 자신의 정체와 참혹한 범행 현장이 외부 사람들에게 우연히 생중계되는 형태의 연출을 더했다면 어땠을까 합니다. 그랬다면 복선과 회수가 맞물리며 글의 전체적인 흐름과 긴장감이 한층 명확하고 폭발력 있게 살아났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편으로는 반전의 크기와 충격에 비해, 이를 뒷받침하는 복선이 물뿌리개라는 오브제와 특이한 말투 정도에 그치고 있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작품이 후반부에 이토록 거대한 서사적 뒤집기를 시도한다면, 독자가 결말에 이르렀을 때 무릎을 탁 칠 만한 조금 더 확실하고 세밀한 복선들이 전반부에 촘촘히 박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서사의 흥미가 배가되고 기분 좋은 전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재의 구성은 설정의 참신함에도 불구하고, 결말을 마주했을 때 개연성 있는 흐름이라기보다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급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한 듯한 당혹감을 준다고 느꼈습니다. 주인공이 작품의 후반부에서 어떤 명확한 의도와 목적성을 가지고 사람들을 사냥하고 먹기 시작한 것인지 그 내면의 동기나 계기가 명확하게 서술되었으면 작품의 완성도가 좀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본 작품은 반전이라는 핵심 요소의 아이디어 자체가 매우 훌륭하고 참신하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서술의 어체와 사건의 개연성, 복선의 유기적 배치가 조금만 더 정교하게 다듬어진다면 훨씬 완성도 높은 수작이 될 잠재력을 품고 있습니다.
부족한 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혹시 본 리뷰와 다른 견해나 해석이 있다면, 그것은 온전히 작품의 깊이를 다 헤아리지 못한 리뷰어의 능력 부족과 식견의 짧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참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