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장소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때 그 시간에 그곳에 없었더라면, 그때 그런 상황이 없었더라면, 그때, 그때, 그때,,,,, 늘 우리는 뭔가가 잘못되고 나면 이런 후회를 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이란건 없죠, 벌어진 일을 다시 돌이킬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단 1초의 시간과 단 1분의 상황을 돌이킬 수만 있다면, 딱히 저랑 연관이 있는 분은 아니지만 저로서는 나름 친근감을 가지고 있던 또래의 연예인이 사고로 유명을 달리 하셨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분에게 있어서 그 몇초의 시간은 어떤 것이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는 사건의 내막이지만 결과론적으로 그 몇초의 시간을 뒤로 돌린다면,,,, 이라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됩디다.. 그리고 어제는 지역의 한 도로 내리막에서 발생한 유조차 전복사고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여 그때 그곳의 반대편 차선을 운행하던 아무런 문제가 없던 운전자의 안타까운 죽음도 있었죠, 왜 하필이면 그때 그 장소에 그시간에 그곳에 있었을까요, 운명이라 하기엔 너무 황망한 인생이 아닐까 합니다..
나이가 나이인만큼 중년의 저로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군요, 전혀 모르는 타인의 삶과 죽음이지만 여전히 저의 인생과 삶의 무게에 대한 생각을 며칠동안 하게 됩니다.. 흔히 하는 말로 인생 한순간이죠, 안타까운 죽음으로 한순간에 삶의 끈이 끊겨버린 사람들에 대한 살아남은 자의 상실감과 아픔과 고통은 너무나도 오랫동안 지속이 됩니다.. 하지만 우린 늘 기억하지만 망각의 감성으로 여전히 희망의 삶의 미래를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인간의 속성이죠, 그리고 우린 그들을 기억하되 나와 우리의 삶을 위해 조금은 그들을 놓아줄 수 밖에 없습니다.. 힘든 일이지만 그래야한 합니다.. 그렇게 이들은 기억하되 조금씩 잊혀지게 됩니다.. 이래저래 마음이 무거운 한주였습니다.. 이번에 읽은 작품인 “시월의 밤“이라는 단편의 시작점도 이러합니다..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이라는 후회적 전제가 소설의 시발점이죠,
한 남자가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모냥입니다.. 사방이 캄캄한 불꺼진 곳에서 숨어있는 남자는 어떻게 하면 그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지 고민중입니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벌어진 상황에 대한 후회를 하게 되죠, 그냥 집에 있을 걸,,, 등등의 이 일이 벌어지게 된 시점의 이전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후회입죠, 그리고 이야기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 연유를 중심으로 처음의 과거로 돌아가면서 시작됩니다.. 3수로 여전히 백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은 조금 늦게까지 놀 목적으로 부모님이 안계신 틈을 타 아버지 차를 몰고 나갑니다.. 그리고 친구를 만나지만 딱히 별볼일 없는 일만 터지고 초저녁 맥주 몇잔으로 음주운전이라고 하기엔 어중간한 상황으로 차를 몰고 집으로 향합니다.. 그리곤 동네 골목어귀에서 이웃집의 개를 치게 됩니다.. 평소에 목줄도 없이 동네를 어슬렁거리던 개가 싫었던 주인공은 이참에 아무도 보지 않았던 개의 사고를 무마하고자 개를 차에 실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데려가서 버릴려고 합니다.. 그렇게 주인공은 도심에서 벗어난 곳으로 향하죠, 그리고 교외의 논밭과 불빛이라고는 거의 전무한 곳에 도달한 주인공은 야산 언덕에 개를 안고 올라가던 중 인기척과 함께 누군가가 도망치는 장면과 살인을 목격하게 되고 이렇게 시작된 혼란은 순식간에 그에게 쫓기는 신세를 만들어줍니다..
재미지네요, 현실적인 스릴러적 공감이 잘 이루어지는 작품입니다.. 조금은 작위적인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스펜스와 호러적 감성을 염두에 둔 작품의 설정상 이런 상황적 연결은 충분히 납득 가능한 것이죠, 늘 그렇듯 스릴러나 장르적 영역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굳이 평범한 인물들에게 사건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늘 뭔가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적 설정이 중요하죠, 그럴 수 있겠다라는 전제하에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인물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내리는 상황적 공감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이 보여주는 초반의 설정과 말 그대로 주인공의 판단착오의 잘못은 충분한 개연성을 확보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쫓고 쫓기는 상황의 문장과 감성은 상당히 현실감이 넘치는 재미가 많습니다.. 주인공의 심리가 주는 상황적 긴박감이 가득 담긴 문장의 표현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작품속에 집중하게 만들어주는군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서스펜스의 추격적 요소들도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끊기는 부분 없이 즐겁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반전스러운 상황으로 시작점에서 드러낸 상황이 중반부부터 이어지면서 소설의 흐름은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죠, 이 또한 작가님의 의도를 알아챈 독자들로서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을겁니다.. 어라, 뭐지, 갑자기 스릴러의 기운이 호러의 양상으로 변해가는 이유는, 그리고 이 호기심은 이어지는 상황적 모호함으로 인해 더욱더 소설에 집중하게 해줍니다.. 후반부에 보여지는 상황적 반전의 즐거움은 뭐 말할 것도 없구요, 물론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초중반의 스릴러의 기운으로 연걸되었다면 더 박진감 넘치는 작품의 단순함을 즐기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습니다만 더 장르의 연결과 상황적 반전을 염두에 두신 점을 생각해보니 이런 반전적 묘미도 나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나름 즐거운 느낌의 반전의 기운이 남긴하지만 후반부에서 보여주신 상황의 마무리는 왠지 모르게 조금 허허로운 느낌이 들었어요, 작가님께서 드러낸 반전의 맛을 다 보고 난 다음에 마지막 한숟갈을 먹기가 싫은 그런 느낌, 뭔가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누구나 보여줄 수 있는 그런 결말적 마무리였기에 그런가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냥 한마디만해도 될 것 같긴 합니다.. 글 재미지게 잘 쓰시네요라고 말이죠, 독자들이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편안한 문장과 현실적 심리의 감성이 잘 살아있는 인물적 동조가 쉽게 이루어지는 주인공으로 작가님은 독자들과 호흡을 같이 하시려는 듯 합니다.. 그런 느낌을 언젠가 읽었던 작가님의 “비공개안건“의 상황적 즐거움으로 경험을 해본바가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상황이 주는 반전적 즐거움에 대해서 상당한 재능을 가지신 것 같아요, 오랜 고민과 구상이 이루어진 다음에 글을 집필하시는 듯해서 독자들이 어떻게하면 즐거워까라는 것을 잘 아시는 것 같아서 앞으로도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을 꾸준히 읽어봐야겠습니다.. 재미지고 즐거운 작품 읽게되어서 좋습니다.. 늘 한결같이 응원하고 멋진 작가님으로 거듭나시길 기원합니다..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