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질문을 하나 던져 봅니다. 인간성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너무 많이 떠오르네요. 그렇다면 기계같은 사람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융퉁성 없는 혹은 실수 없는 사람이 떠오르지 않나요?
인간과 기계의 차이점은 이거라 생각해요. 인간은 실수를 하지만 기계는 오류를 발생시키죠. 사전적으로 봤을때 실수는 조심하지 아니하여 잘못함으로, 오류는 그릇되어 이치에 맞지 않는 일로 각각 정의되어 있어요.
기계가 내는 결과는 모든 프로세스를 검토한 결과기 때문에 그것은 실수가 아니죠. 다만 그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거나, 혹은 그렇게 내놓은 결과값 자체가 오류거나요.
그렇다면 기계가 아닌 인공지능은 오류를 범할까요 실수를 저지를까요?
U-3987이 단순히 일을 했을 뿐입니다. 발생한 문제상황을 처리하기 위해 모든 프로토콜과 명령을 점검해 규정대로 움직이니까요. 하지만 이것은 승무원 A가 보기에 상당히 불합리한 처사입니다. 물론 프로토콜 상에 처리 방법은 나와 있죠. 그대로 검토해 처리하면 그만입니다. 또한 앞으로 일어날 동일한 사태를 막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고 따라서 실험용 생명체를 만들어 상황을 재현하는 것. 이 모든것은 기존에 존재하는 프로토콜에 따라 충분한 연산력을 통해 검토한 합리적인 행위입니다. 따라서 실수가 아니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승무원 하나가 냉동되었고, 새롭게 발견된 행성이 오염되었죠. 이를 오류라 불러도 될 거에요. 인공지능은 이렇게 오류를 발생시킵니다. 이 오류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U-3987은 선장의 인격을 기반으로 만들었다고 글 끝에 나오죠.
오류가 먼저인가 실수가 먼저인가.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에 가까운 이야기일거에요. 자연을 거대한 하나의 기계로 본다면, 거기에는 수많은 오류들이 있었겠죠. 그런 오류가 누적되어 인류도 탄생하고 그렇지 않았을까요?
사실 리뷰의 제목을 담담한 창세기 라고 적고 싶었어요. 너무 스포일러라 관뒀지요. 모든 창세기는 오류가 촉발한 무언가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 이야기도 하나의 창세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