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을 ‘마녀재판’으로 단죄한다.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마녀재판 (작가: 이산화,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7년 9월, 조회 114

없는 살림에 가진 돈이라고 해봐야 매월 받아오는 노가다비말고는 눈씻고봐도 땡전한푼없는

서민의 입장에서 딱히 경제관념이라고는 일년 연봉정도의 수준을 넘질 못합니다..

그러니 사회적 경제시스템이 어떻고 주식의 흐름이 어떻고 하는 것은 거의 안드로메다에서나

통용되는 뭐 그런 이질적인 이야기들인거죠, 모르죠, 로또나 당첨되고 누군가 휴지조각같은

비상장 주식을 저한테 던져주고 그냥 너 해, 했는데 어느날 내팽개쳐놓고 잊어먹고 있는데

회사가 상장하고 주식이 대박난다면 모를까, 내 인생에서 돈벼락맞을 일은 거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없는 살림에 좋은 일은 그렇다치고 안좋은 일도 벼락맞을 일만큼 없어야됨에도

희한하게 더럽게 세상일은 안풀립죠, 돈으로 뭐든 되는 세상이라서 그렁가 봅니다..

 

 

돈 많은 인간들은 참 편하게 돈 버는 것 같아요,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구요, 여기 한 대형 제약

회사의 경영자이기도 한 스탠리 캐러웨이라는 한 인물도 뭐 딱히 아둥바둥 살고 있진 않아 보입

니다.. 아무래도 큰물에서 노는 사람들이라 우리들이랑 다른 모냥입니다.. 그런 그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요 며칠 주식 폭락과 함께 힘들었던 주를 뒤로 하고 조금 쉬어볼라는데 아침부터 현관벨

이 울립니다.. 소녀처럼 어리고 작은 여자아이의 목소리같은 여인이 그를 찾아옵니다.. 그리고

마법사처럼 검은 망토를 두르고 머리에선 짐승의 두개골을 뒤집어 쓰고 있죠, 황당한 그에게 그녀

는 미스 피와켓과 관련하여 법원으로 출두하라는 명령으로 자신과 함께 임의동행을 요구합니다..

아마도 스탠리는 주말전 개인비서인 미스 피와켓에서 업무상으로 조금 심하게 대한 행동때문에

그런가 하지만 뒤이어 나오는 여성의 말은 현실적인 부분이 전혀없는 말같은 소리입니다..

그녀는 금요일 행할 예정이었던 대규모 주술과 관련하여 스탠리의 행돌으로 인해 미스 피와켓이

문제를 일으켜 마녀사회에 상당한 위기를 초래하고 그 책임을 스탠리에게 묻기 위해 소송을 제기

했다는 것이지요, 도대체 저번 금요일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퐝당한 이야기를 전해듣는 것인지

스탠리는 도저히 납득하지 못하고 멍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임의동행을 위해 마법을 행하

고 스탠리는 어떤 고풍스러운 공간으로 순간이동이 됩니다.. 바로 이곳에서 재판이 이루어지기로

되어 있는 것이죠, 소녀는 자신이 스탠리의 재판에 변호를 맡게되었다며 마녀로서 전문 변호사 자

격을 받은 자기가 대리를 하겠다며 계약을 요구하죠, 그리고 스탠리의 피 한방울로 재판은 비로소

시작됩니다.. 그런데 재판장이 그 유명한 케인즈 이론을 만들어낸 경제학자 케인즈라네요, 허얼

과연 이 재판에서 패소하면 그자리에서 화형을 당한다는데 도대체 스탠리는 무슨 잘못을 했나요,

 

 

재미있네요, 현실적 세상의 이면을 마법의 세상이라는 구성으로 마녀들의 모습과 조금은 유쾌한듯

이어지는 재판의 상황이 적절하게 잘 버무려져 즐거운 독서가 흥미롭습니다.. 경제적 관념이 전반

적인 배경으로 깔려 있는 느낌도 나쁘진 않네요, 재판의 장소인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을 통해 경

제적 비유들이 마녀의 세상과 함께 수시로 보여지죠, 말씀드린대로 케인즈가 재판장으로 등장하는

상황조차 역설적인 사회적 경제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와 잘 맞물려 있습니다.. 현실세계의 경기 침

체를 마법세상의 주술적 불황으로 비유 변경하고 이로서 새로운 활기를 이끌 수 있는 것으로 대변

한 것이지요, 매력적인 상상적 치환입니다.. 재미도 있고 유쾌한 상황적 짜임새가 좋습니다..

주인공 캐릭터의 쿨함과 능글거리는 부르조아적 방식의 감정선도 나쁘지 않습니다.. 마녀로 등장하

는 주변의 인물들이 펼치는 상황적 묘미도 상당히 좋구요, 전반적으로 이 상황을 이미지적으로 떠

올리는 부분이 자연스럽게 연상이 되기 때문에 독자로서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서 꼬투리 잡고 싶은 마음이 없긴 한데 그래도 뜬금없이 벌어지는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스탠리라는 인물이 적응하는 방식이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아쉽기는 하더라구요, 전반적

인 분위기가 가볍고 유쾌한 흐름이다보니 굳이 사사건건 상황의 뜨악함을 드러낼 필요는 없었겠지

만 그래도 자다가 누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같은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재판에

임하는 캐릭터의 비현실적 현실감은 소설의 환상적인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울린다고 조금 비꼬아보고

(오해하시진 마세요, 그냥 농담 비슷하게 한 말입니다..) 싶습니다..

특히나 이 캐릭터가 보여주는 후반부의 모습은 작가님께서 현실감없이 이어나가는 상황의 유쾌함

을 제대로 보여준 듯 하더라구요, 편하게 집필한 즐거운 작품이니 굳이 중간생략부분을 따지고 들

어봐야 큰 의미는 없지만 가벼운만큼 큰 임팩트가 있는 단편은 아니지않나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작가님의 몇몇 작품들에게서 보여주셨던 대단한 고찰적 근거와 확인된 자료들의 고심

들을 중심으로 이런 상황적 설정으로 이어지는 조금은 꼼꼼한 구성으로 이야기를 다시한번 이어나

가보시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작가님의 문장력이나 글 쓰시는 방식은 많은 독자분들이 즐기면서 읽을 수 있는

좋은 작품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재미지고 즐거운 작품들 많이 선보여주셔서 감사드리고

조만간 많은 대중분들이 좋아할만한 좋은 작품으로 유명해지시길 기원합니다.. 명절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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