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아침은 삼겹살님의 완결된 소설 ‘말 없는 영화는 하룻밤에 몇 리를 갈 수 있을까’ 리뷰를 쓰게 돼서 매우 기쁩니다.
(영도는 완결내고 제대로 리뷰 써보자구요..ㅠㅠ..)
말 없는 영화는 하룻밤에 몇 리를 갈 수 있을까, 이 소설은 김한규 변사의 이야기입니다.
자, 여기서 변사란 무엇이냐? (왜 항상 이럴 땐 전우치의 BGM이 떠오르는 걸까요…)
[무성 영화를 상영할 때 영화에 맞추어 그 내용을 설명하던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럼 무성 영화는 무엇이냐?
[인물의 대사, 음향 효과 따위의 소리가 없이 영상만으로 된 영화.]
라고 합니다. 아, 예전엔 움직이는 영상을 활동사진이라고 불렀었다고 하네요.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아침은 삼겹살 작가님 자료조사 미쳤다리… 존경.)
한 마디로 김한규 변사는 무성 영화에 맞춰 구연동화 하듯이 설명을 하는 사람인 것이지요.
어쨌든, 본론으로 들어가서 김한규는 경성의 한 극장에서 무성 영화에 맞춰 변사합니다. 하루 두 번, 저녁 영화가 막을 내리고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지만 한 청년, 박동호만이 집에 돌아가지 않고 극장에 남아 있었죠.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 청년이 낮에도 왔던 청년인 겁니다. 의아해하지만 그는 동호를 무시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동호가 그에게 다가와 부탁하죠. 저녁 상영이 끝나고 또 한 번 상영해 달라고 말입니다. 그냥 와서 보면 될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지만, 동호의 부탁은 생각치도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때 영화 상영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한 시간만 말을 해도 목이 아프고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런데 낮과 저녁. 마이크도 없던 시절. 그리고 다음 날 떠나야 하는 김한규. 하지만 동호의 부탁이 계속 마음에 걸리는 김한규.
결국 김한규는 어차피 다음 날 아침에도 상영해야 하니 동호의 부탁을 들어주게 됩니다. 두 사람은 다음날 상영을 위해 열심히 손발을 맞추죠.
다음 날 아침 예상외로 사람들이 몰려 깜짝 놀라는 김한규와 일행!
그들은 동호가 불러 극장으로 오신 분들입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강당은 순식간에 조용해집니다. 김한규, 그리고 동호가 영화 화면 옆, 강당에 나란히 서죠.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와 같은 분들을 위한 영화가 시작됩니다.
시대가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철교가 있는 것과 ‘말하는 활동사진이 경성과 큰 읍내 극장마다 걸린 지 몇 해가 지났지만’이라는 문구가 있는 걸로 봐선 1935년 이후가 아닐까 예상해봅니다. (우리나라 최초 유성 영화가 1935년 춘향전이었으니까요.)
이 소설은 단순한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닌 먹먹한 감동을 주는 듯합니다. 여운이 남는 감동?
저는 어머니 같은 분들을 잘 압니다. 예전 제가 살던 곳 바로 뒤가 그분들이 다니던 학교였거든요. 그래서 그들의 조용함, 동작의 바쁨을 알기에 이 소설이 더 와닿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분들이 누구냐면요…
소설을 읽으시면 알게 되십니다. ㅎㅎㅎ
이 소설이 말하는 바는 아마도, 누군가에게 닿지 않았던 이야기가 닿게 되는 순간에 대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 이제 조용한 무성 영화 한 편 보러 가시죠.
티켓 값은 심장의 여운으로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