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에 감도는 미묘한 견제 혹은 라이벌 의식 의뢰(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세 친구 -걔는 요즘 뭐하고 살지? (작가: 반야, 작품정보)
리뷰어: 쎄씨, 17년 9월, 조회 95

의뢰를 주셔서 많이 놀랐어요. 그냥 쪽지 한번 보내주셔도 되는데!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아무말 리뷰라 감상 위주에요ㅠ_ㅠ 제가 일반 리뷰는 잘 안쓰는지라ㅠㅠ 양해 부탁드려요~

 

 

실은 질투란 걸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거에요. 특히나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죠. 저도 꽤 질투 받아봤고 또 질투도 많이 해봤습니다.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잘 한건 맞는데 좀 더 자신을 내세우는 경우도 흔하고요. 칭찬받고 싶고 주목받고 싶으니까요.

어딜가나 사람이 여러명 모이면 똑같은 것 같아요. 견제하고 라이벌 의식 느끼고 우월감도 느끼고.

그리고 이건 성격이 딱 정해진 게 아니라 상황과 무리에 따라 포지션이 달라집니다. 민용의 경우만 하더라도, 회사에서는 질투하는 포지션이니까요.

그렇다 보니 이런 문제가 제일 어려운 문제에요. 서운한걸 털어놓고 풀기에는 정말 애매한 문제거든요. 그렇다고 이 사람이 나에게 명시적으로 잘못을 했나, 혹은 내가 잘못한게 있나? 라고 말한다면 그건 아니다보니 쌓이면 쌓일수록 어렵습니다.

솔직히 전부 다 찌질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식만 하더라도 자기 잘못을 민용 잘못으로 돌리고 있고, 민용도 자기 잘못인데 그걸 자기 상사 탓으로 돌리고 있고…

 

 

자, 등장인물들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마지막 결말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자신이 즐겨 찾는 커뮤니티에 접속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정식은 나오지 않습니다.

전 이걸 보고 와… 정말 못됐다. 라고 생각했는데 음. 생각해보니 정식이 인터넷에 익명으로 글을 올렸다는 완벽한 증거도 없고 말이죠. 그게 글에 명시적으로 적히지 않았는데, 아마 일부러 그렇게 하신 것 같아요.

이전에도 정식이 덧글로 비꼬는 글을 썼다가, 그 부분을 지우고 댓글을 달았거든요. 그런 적이 있던 만큼 이번에도 정식이 올린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민용의 경우는 워낙 적이 많아서… 이때다 하면서 올리는 사람이 꽤 되었을 것 같아요. 혹은 전 회사 사람들이 민용을 험담하는 얘기를 들은 제 3자가 글을 올렸을 수도 있고요.

민용은 누가 봐도 지금 질투를 살 수 있는 입장이니까요.

 

 

실은 저는 인터넷에서 한명 이렇게 묻어버리는 거 정말 싫어하고(좋아할 사람이 어디있겠냐만) 특히나 이건 다수가 익명성을 빌어서 얼굴이 공개된 한명을 공격하는거라 정말 많이 싫어해요.

그래서인지 민용이 누군가가 계속 자기를 째려본다며 벌벌 떠는게 고소하기보다는 안타깝더라고요. 실은 다시 들어간 회사 내에서도 민용을 좋지 않게 보는 사람이 있을 것 같고요.

인터넷으로 스타가 되어 사람들의 선망을 받는 것과 동시에 사람들의 악의도 함께 받는 것.

친구 간의 일이었으면 ‘몇명 안되니까’, 또 ‘친구니까’라는 방어막이라도 있는데 이런 게 없으니 날 것 그대로의 악의로 다가오는 듯 했어요.

견제하고 라이벌 의식 느끼고 우월감도 느끼는 이런 것의 스케일이 커지니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갑자기 뚝 끊겨요. 이게 정말 끝인가 싶어서 한번 작가님께 여쭤봤는데 의도한 결말이라고 하시네요.

저는 이 절단되는 느낌을 의도하신 건 상당히 좋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정말 정식이 글을 올렸는지, 누가 째려봤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이 소설이 사람들끼리의 견제 및 라이벌 의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스토리 상으로는 정식이 ‘그래서 왜 전화를 안 받는가’, ‘민용이는 어떻게 될 것인가’ 를 풀어주지 않고 그대로 딱 끊어버리는 게 더 인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작가님의 덧글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너무 뚝 끊기는 느낌이라 문장을 조금 더 추가하셔서 마무리 짓는 느낌을 주셨으면 해요. 읽으면서 어라? 이게 끝인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되더라고요.

 

 

이것 저것 생각할 게 많은 소설이었어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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