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 비친 ‘이웃집 살인마’ 공모(비평)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이웃집 살인마 (작가: 잔흔이,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7년 9월, 조회 51

제가 독후감을 쓸때마다 가장 많이 써먹는 말이 이웃과 가족이죠, 과거의 제가 살았던 시절의

가족과 이웃의 개념과 요즘의 현실에서의 삶은 상당히 다르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쓰곤 합니다.

사실 제가 어릴때에는 이웃이 거의 가족같은 삶의 공동체로서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아파트문화가 아닌 동네와 주택문화였기 때문에 따닥따닥 붙은 벽이 서로의 삶에 큰

문제가 되진 않았거덩요, 벽을 넘어 이어지는 소리에 서로 사생활 방해라는 의도로 개인의 삶

이 더 중요하던 그런 시절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사생활마저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구요, 일반적으로 서로의 생활에 대해서 가족같이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정겨움이 있던 시

절이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전혀 그렇지 못하죠, 저부터 마주보고 있는 앞집에 사는

사람들이 정확하게 누군지를 모릅니다.. 서로 바쁜 삶을 살아가다보니 마주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어색하고 서로 낯을 가리게 되더라구요, 갈수록 그게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편하게 다가설려고 해도 받아들이는 쪽에서 낯선 거부감을 표하

면 어쩔 수 없이 뒤로 빠지게 되는게 사람의 습성이니까요, 그래서 어줍잖게 친해지려 노력하지

도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한 아파트에서 십년 가까이 살면서도 누군가 사고나 병환으로 돌아가시는 분이 계셔도 한

참만에 그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물론 요즘은 장례식을 집에서 치루지 않기 때문

에 전혀 모르고 있다가 어느날 보이시지 않는 할머니의 안부를 묻다가 사실을 알게되는 경우 상

당히 당황스럽고 마음이 짠한 슬픔이 밀려들기도 하더라구요, 하지만 이렇게 서로 데면데면하게

살다보니 일종의 이웃에 대한 불안감이나 의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게 또 인간의 습성인지라 십

수년을 살던 아파트에서 새로 이사온 아파트에서 우연히 만난 한 남성에게서 풍기는 느낌이 무척

거부감이 들던 기억이 납니다.. 모습만으로는 대단히 음습하고 사악해보이는 분위기인지라 늘 엘

리베이터를 같이 탈때면 느낌이 싸했죠, 절대 인사도 받아주지 않고 째려보기만 하고 늘 술냄새

와 담배냄새에 찌든 듯한 일반적으로 가까이 하기 싫은 인물이었습니다.. 지레 이런 남자는 폭력

적이라고 단정을 지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어느날 그분의 가족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런, 헐

부인과 아이들이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운 미소로 아빠랑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늘 다짐하곤 하지만 사람을 미리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라고 스스로 되새기지만 역시나 또다시 빌어

먹을 선입관적 편견으로 전혀 상관없는 누군가에게 제가 나쁜 이미지를 덧씌운 것 같아서 ‘자괴감’

이 많이 들더군요, 누군가가 저에 대해서도 그런 나쁜 이미지를 저와 상관없이 가진다면 정말 마음

이 아플것 같습니다.. 조심해야되죠, 이 작품을 보니 그런 생각이 자꾸 듭니다.. 없고 못살고 빈곤한

삶이 주변을 지배하는 곳이지만 알고보면 세상 무엇보다 친근한 정이 있을 수 있는 곳인데 이 작품

에서 보여주는 공간의 감성은 대단히 배타적인 느낌이 다분합니다.. 제목마저 “이웃집 살인마”입니다.

 

 

얼마나 안전하고 두려움없는 곳에서 살다 왔는 지 모르지만 소설속 나는 엄마의 심부름을 하면서 걷는

길과 오래된 아파트의 주변이 너무나 싫은 모냥입니다.. 아직 어리지만 내가 머무는 곳에서 본능적으로

가난과 빈곤의 냄새를 느끼는 것이지요, 어떻해서든 이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밖에 없는 심리가

엿보입니다.. 여하튼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나름 괜찮게 살던 가족이 아버지의 빚으로 인해 모자만

몰래 허름한 아파트로 거처를 옮겨 살고 있는 것 때문일겝니다.. 그래서 이곳이 세상 무엇보다 싫은 것

이겠죠, 엄마라고 다르겠습니까, 어떻게해서든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엄마가 더 크겠죠, 나는

더군다나 옆집에 사는 음침한 아저씨의 모습이 너무 싫습니다.. 저 아저씨는 나름 친하게 다가오지만 난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것이죠, 게다가 아침마다 등교길에 마주치는 허름한 슈퍼의 외양과 그 가게 주인

할머니의 모습조차 거부감이 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 역시 사회적 부

적격자처럼 백수의 나쁜 모습만 보여주는 인물이라서 가능하면 최대한 빨리 이 동네를 벗어나고 싶은데

어느날 우연히 동네를 배회하며 무엇인가를 찾던 건달이 슈퍼 할머니의 아들을 대동하고 나를 발견하고

쫓아옵니다.. 그리고 폭행을 당하는 것은 옆집 아저씨가 구해주죠, 그렇게 옆집 아저씨와의 거리감이

줄어든 시점에 동네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옆집 아저씨가 자꾸 떠오르게 되는건

왜일까요,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중학교 1학년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문장이고 내용입니다.

문장이나 구성이나 내용적인 면에서도 딱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의 감정선과 시선을 작가님께서 잘 살리

시는 듯한 묘사가 이어집니다.. 심리적인 표현도 이 소설이 그 아이가 그려낸 듯 싶을 정도로 현실감이

잘 살아나더군요, 그렇게 때문에 이 소설의 문장은 상당히 직관적이고 단편적인 느낌으로 이야기를 진행

하게 되죠, 좋게 말하면 문장이 잘 다듬어진 듯한 느낌은 받지 못합니다.. 분명이 작가님의 의도가 어린

학생의 시선을 중심으로 현실적인 묘사에 집중하셨다는 것을 알지만 독자로서는 굳이 그런 시선의 직접

성을 의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문장을 이어가셨더라면 더 좋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상황적 흐름이 문장마다 딱딱 끊기는 느낌이나 대화의 빈도에서 보여주는 심리와 상황의 의도가 있는 그

대로의 아이의 시선에서 머물러 버리는 것 같아서 전체적으로 가벼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뭐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하나하나 꼬집어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 전반적인 느낌은 그랬습니다..

 

 

 

작가님의 설정적 의도가 그러했겠습니다만 지역과 동네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감을 바탕에 두고 가난에 찌

든 허름한 아파트라는 공간적 배경도 개인적으로는 흔하디흔한 소재이고 일종의 고정관념적 불신과 두려

움이 자리잡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조금 아쉬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뭐랄까요, 세상의 수많은

범죄와 불신과 불안과 불만과 폭력적 세상의 많은 부분이 빈곤의 공간에서 비율적으로 많이 발생한다는

일종의 견해인거죠, 그리고 알게모르게 가지게 되는 그 불신으로 야기된 옆집 아저씨에 대한 미지의 두려

움과 함께 아이가 받게 되는 공포적 스트레스를 조금은 안타깝게 지켜보게 되더라구요, 전반적으로 아이의

입장에서 보여지는 상황에 대한 단조로운 흐름과 설정의 구성이기에 딱히 대단한 임팩트가 보여지진 않지

만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그려지는 반전의 구성도 전혀 매력적이거나 뜨악할 정도의 뭔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진 않았습니다.. 상황에 대한 충실한 설명도 없었거니와 왜 그렇게 마무리 되는 형태로 끝을 내는

것인 지 독자로서 조금 민망할 정도의 마무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최대한 상황의 인식이

나 흐름에 대한 반전의 충격을 위해서 가능한한 말을 줄이셨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축약적 에필로그가 더

이 소설의 최소한의 즐거움을 흩뜨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수개월동안 제가 브릿G에서 독후감을 쓰면서 이렇게 흠을 많이 잡은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이 독후감이 작가님에서 얼마나 상처가 될 지, 도저히 상상도 못하겠지만 그래도 아무리 모자란 독자라도

느끼는 점에서 가면을 쓰고 조금 좋은말로 겉치레를 하는 것보다는 작가코멘트에서 작가님께서 어디 출품

작이라고 하셔서 가능하면 조금 더 좋은 이야기의 흐름으로 나은 즐거움을 주실 수 있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조금은 과한 독후감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에서 보여지는 수위는 대단히 약합니다.. 더 강

하고 잔인하고 과격하고 퇴폐적이고 분노가 가득한 극단적 범죄의 성향으로 몰고 가셔도 독자들은 전혀 거

부감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사회적이고 일반적인 편견의 느낌으로 허름하고 가난이 중

심이 되는 곳에서 벌어지는 범죄가 그 지역의 전반적인 편견으로 자리잡는 것만 조금 다듬어주신다면 말이

죠, 물론 아이가 보는 시선과 관점이니 당연히 그렇게 설정하심이 맞으시겠지만 세상의 모든 나쁜 일들은

인간이 존재하는 어느곳이든 일어나니 말이죠, 오해는 마시길 바랍니다.. 휴, 말이 많고 자꾸 주절거리게

되는군요, 여하튼 전 재미지게 읽었습니다.. 솔직히 여러 작품을 읽긴 하지만 재미없거나 전혀 이야기거리가

없는 작품은 독후감을 안쓰거덩요, 대단히 자연스러운 열네살의 또래의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방식은 상당히 현실감이 잘 느껴지고 아이의 심리가 잘 이해되고 독서에 집중도를 올려주더라구요, 그런 점에서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주변의 상황과 심리적 표현은 대단히 흥미로운 관점이 라고 칭찬해드리고 싶네요,

늘 응원하고 제가 흠을 많이 잡았으니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좋으면 더 좋은 말로 보상해드릴께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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