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평하기 싫습니다. 그게 무슨 느낌인지 알거든요. 저도 작갑니다. 혹평 받으면 아파요. 그러니까 단점은 짧게 요약하고 잘 쓰신 부분을 주로 체크할게요.
이 글의 단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설정이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가려져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황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겁니다. 여러가지 해결책이 있습니다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조언은 ‘책을 많이 읽고 습작을 많이 쓰세요.’ 라는 거네요. 여기서 멈추지 말아주세요. 작가님의 글은 많을 수록 좋습니다. 습작, 까짓거 좀 못 쓰면 어떤가요. 우리 프로 아니잖아요.
칭찬하고 싶은 점은 가독성입니다. 가독성을 늘리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글을 수려하게 써서 글이 술술 넘어가는 방법이고, 다시 말해서 재능의 영역입니다. 다른 하나는 기계적으로 노력해서 ‘가독성이 좋은 문장’을 쓰는 방법으로, 노력의 영역입니다. 이 두 번째 방법 가운데 하나가 짧은 문장과 강제개행의 적극적 사용입니다. 주로 라이트 노벨(경소설)이나 웹소설 계열에서 사용됩니다. 글의 상황이라던지 감정선에서 라이트 노벨 쪽의 느낌이 강하게 나서 그런지, 직접 읽으시면서 깨달은 기법을 사용하신 것 같은데 매우 좋았어요.
표현력도 절대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더 발전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제가 뭐 재능 감평사도 뭣도 아니긴 합니다만 글을 처음 봤을 때 작가님이 더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재능의 절반이 가려져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습작을 많이 쓰시면서 문단 길이를 늘리는 연습을 하시면 – 라이트 노벨에서도 만연체, 많이 쓰잖아요. – 이 쪽도 진짜 소름끼치는 속도로 발전하실 거라고 봅니다.
미숙한 글이라고 스스로 혹평하시는 건 좋은 습관이 아닙니다. 자신의 글에 애착을 가져주세요. 애착을 가지고 읽고 읽으면서 아끼는 마음으로 사랑의 매를 내리는 게 정신 건강에도 필력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발전 가능성이 돋보이는 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써 주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