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에 대한 짧은 리뷰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자포자기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선작21, 17년 9월, 조회 61

짧은 글은 엽편이라고 합니다. 엽편을 볼때 저는 문장의 완성도를 가장 많이 봅니다. 여기서 말하는 완성도라는 건 작가가 넣고 싶은 감성을 얼마나 많이 넣었는가, 하는 부류의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인트로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상투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문장입니다만 늘 그렇듯 상투적이라는 건 한 바퀴 돌리면 안정적이라는 말이 됩니다. 안정적으로 독자가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문장이었어요. 다만 그 다음 문단이 좀 걸리기는 하네요. 못 썼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만… 되게 작은 거 있잖아요. 이를테면, ‘그것’에 붙은 따옴표가 진짜 걸립니다. 문장을 없애도 매끄럽게 상황을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피투성이가 된 손>이라는 게 이미 상황 제시를 해 주잖아요. 그 한 문장이 너무 걸리네요. 나머지 문장이 매끄러워서 더욱 그런 걸지도 모릅니다.

그 뒤에, ‘너’는 시체가 되어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 다음은 이제 세계관과 여태까지의 요약을 간략하게 해 주시는데, 솔직히 말해서 좀 길다고 생각했어요. 감성은 좋았어요. 사실 흔들림님의 감성은 매우 좋습니다. 전달하는 방법도 그렇고요. 그런데, 문단 세 개 중에 하나를 통째로 상황 요약에 쓰기 보다는, 그 시간에 감성을 더 전달하는 건 어떨까요. 그 와중에도 주인공의 한탄을 통해서 감정표현을 깔끔하게 해내시는 건 정말 흔들림님의 재능이라고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만… 비유하자면 그런 느낌이에요. 게임에서 절대로 하면 안 되는 행동을 한 다음에 말도 안 되는 피지컬로 억지로 극복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제가 아는 흔들림 님이라면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같은 생각이 자꾸 나는… 그런 단락이었어요.

마지막 단락은 잘 써서 더 이상 할 말이 없네요. 좋았어요. 왜 죽고 싶은지 잘 볼 수 있었고, 깔끔하고, 특히 마지막 두 문장이 가장 좋았어요. 곧 멈추겠지만. 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주인공의 심정이 잘 느껴졌고요.

사실 ‘너도 제대로 못 쓰면서 무슨…’ 이라고 하시면 할 말은 없네요. 흔들림님은 확실히 글을 잘 쓰고, 주례사 비평 하기 싫어서 억지로 트집 잡은 느낌이 없지 않으니까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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