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드리는 말*
본 리뷰글은 현재(2026.7.8) 완결이 나지 않은 ‘운무다관(雲霧茶館)’을 가장 최근 회차(8회)까지 읽고서 쓴 것입니다. 주관적인 생각과 스포일러가 들어 있습니다.
1.
이 연재글은 시작부터 흥미진진한 분위기로 시작됩니다. 천 년 동안 인간계와 요계, 영계의 균형을 지켜온, 한때는 백운군이라고 불렸던 전설의 신선. ‘진무’. 그는 인간계로 내려와 도시 외곽의 목조 건물에 찻집을 만들어냅니다. (1회 참조) 운무다관의 첫날, 개업일부터 범상치 않은 손님이 찾아옵니다. 긴 은발 머리에 붉은 눈을 한 젊은 여성. 진무는 그 여성이 구미호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그가 던진 한 마디.
‘손님인가.’
정말 이상할 정도로 침착합니다. 여자, 그러니까 구미호가 ‘여기… 찻집 맞아?’라고 물어보는데도, ‘보다시피.’라는 단 한 마디. 원래 성격일진 모르겠지만 굉장히 차분하고 담담합니다. 찻집을 만들어내고 온 첫 손님이 구미호였는데도 말입니다. 게다가, 갑자기 매화차를 내오고서 ‘내가 주문 안 했는데.’라는 구미호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필요해 보여서.’라고 말하는 여유까지. 놀라워해야 될 존재는 갑자기 들이닥친 구미호가 아니라 그저 이 글의 주인공인 진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
그리고 3회, 거의 지금까지의 하이라이트 같기도 한 회차입니다. 2회 끝자락에서 경고되었던 것과 같이, 검은 형체가 습격해옵니다. 날렵하고도 위협적인 동작으로 진무를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그때 진무가 뱉은 단 한 가지 행동.
‘오른손을 들고 검지손가락을 가볍게 세웠다.’
하지만 이 단순한 몸동작이 끼친 영향은 굉장했습니다.
‘콰아아앙-!!’
폭발적인 압력이 사방으로 터졌습니다. 거리 전체가 흔들릴 정도였습니다. 창문이 떨리고 바닥이 울렸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검은 형체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압력에 짓눌려 발버둥치고 있었습니다. 검은 형체가 발악하듯 퍼졌지만, 아무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진무의 표정. ‘무표정.’, ‘무감정.‘ 그리고… ‘압도적.’ 그리고서 그가 한 마디를 내뱉으며 손가락을 내렸다.
‘시끄럽군.’
그러자… 이거 뭐죠?
‘퍼엉.’
검은 형체는 그대로 산산이 부서져 흩어졌습니다. 너무나도 압도적으로, 너무나도 간단하게 모든 일은 끝났습니다. 그건 얼마 되지도 않는 시간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진무가 취한 어이없는 행동.
‘들어가자. 차 식는다.’
차를 마시러 들어가자는, 이 상황에 가장 맞지 않는 말. 그리고 ‘지금 차가 문제야?!’라는 구미호의 일그러진 물음의 답.
‘중요하지.’
진무는 구미호가 긴장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일을 단 검지 하나와 말 한 마디로 끝냈습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단순하게. 그러면서 또 차는 중요하게? 이것 참, 정말로 신념이 강하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런 산신인 듯합니다.
3.
역시 이 연재글은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잿빛 숙청 7년 후’, 또는 다른 계정으로 연재하신 ‘브래이브의 전사들’, 그리고 다른 중단편들까지도 모두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놀라운 표현력과 필력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리뷰를 쓴 이 ‘운무다관’이라는 새 연재글까지, 모두 다음 편을 저절로 확인하게 되는 중독성을 끌어들인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의 재미를 잔뜩 표출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언급한 표현력, 필력, 중독성 같은 면들은 매우 뛰어난 서윤 작가님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4.
하지만 조금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2회 초반을 보면, 구미호의 감정과 표현을 집중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진무와는 계속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회차지만, 서령의 감정이 독보적으로 묘사된 것에 비해 진무의 행동이나 말에 대한 감정, 표현은 현저히 적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작가님의 의도된 연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 약간, 독자들이 진무의 감정을 엿볼 수 있는 틈이 있었다면 조금 더 몰입이 잘 되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5.
이 작품을 본 저의 감상평을 물으신다면, ‘훌륭합니다.’입니다. 앞에서 말했듯, 장점으로 짚은 것은 글을 잘 쓰기 위한 필수 항목들 중 몇 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조금 이야기가 새지만, 한 가지를 짚자면, 작가님께선 지금 이 연재글을 포함해 총 세 연재를 동시에 하고 있으십니다. 그 와중에 이런 퀄리티를 내셨다는 사실은 트집을 잡을래야 잡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다른 연재글도 엄청나다고밖에 할 수 없는 표현력, 필력, 중독성, 몰입감을 연출해내고 있습니다.
이 두서없는 리뷰글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항상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