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personnage principal d’un univers de romance 의뢰(감상)

대상작품: 공작은 나를 사랑하지 않으려 한다 (작가: 발리, 작품정보)
리뷰어: 난네코, 1시간 전, 조회 10

le personnage principal d’un univers de romance fantastique

로맨스 판타지 세계의 주인공

 

 

 

 

 

 

 

 

난네코

 

 

 

 

 

 

 

농부의 딸로 태어난 빨간머리 미녀인 스무살을 앞둔 여주인공 이레 바우어는 ‘하이 아니마’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중에서 아니마란 기사들의 능력치를 올려주는 능력으로, 전쟁에서 승패를 가릴 정도로 엄청난 전력자원입니다. 하이급, 미들급, 로우 상급, 로우 중급, 로우 하급으로 테스트하여 아니마의 등급을 나눕니다. 로우 중급의 아니마 정도만 되어도 어지간한 귀족들이 모셔가려고 할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 아니마인 이레는 100년 만에 등장한 최상위권 능력을 보유한 인간입니다. 황족들이 노릴 정도로 엄청난 능력을 가진 여성이란 뜻입니다. 다만, 아니마는 성관계를 가지게 되면 사라지는 능력입니다. 전쟁에서 사용이 될 정도로 대단한 능력은 맞지만 영구적(?)인 능력은 아니란 뜻입니다. 아니마로 평생 부려먹으려면 이레는 결혼도 연애도 성관계도 하지않고 독신으로 살아야 합니다. 하이 아니마인 이레는 호엔탈 제국(이레가 사는 나라)의 황제가 아니마로 봉사해달라고 했을 때 ‘그건 좀 곤란하오나, 한시적이라면…’이라고 말합니다. 당연합니다. 사실상 종군 수녀의 인생과 같으니까요. 호엔탈 제국 황제는 이레의 가족들에게 백작 작위와 영지를 줄테니 3년만 복무해달라고 청합니다. 그러나, 이레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싶다는 의사를 밝힙니다. 작중에선 이 장면을 ‘튕긴다’고 묘사합니다. 하지만, 여성의 섹슈얼리티(sexuality)를 억압하고 국가를 위한 전쟁자원으로 헌신하라는 억압적인 성관념이 매우 보수적인 것 같다고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호엔탈 제국의 황제는 이레를 며느리로 삼고 싶어했지만 적국인 발루아 제국 때문에 하이 아니마의 능력이 필요해서 포기합니다. 

대신 이레에게 정인이 생겨서 결혼하기 전까진 무기한으로 하이 아니마로 복무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이레는 농부의 딸(=평민)이지만 하이 아니마의 재능이 밝혀진 뒤로는 ‘레이디’라고 불리기 시작합니다. 너무 희귀한 능력이라서 귀족부인이나 귀족 아가씨에게 사용하는 ‘레이디’라는 경칭으로 부르면서 예우를 해주는 것입니다. 이레는 레온하르트 공작(=남주인공)의 저택에서 머물게 됩니다. 이레의 어머니도 아니마로 태어났지만 이레의 아버지를 사랑해서 결혼하게 된 것처럼, 이레 또한 레온하르트 공작에게 반해서 그의 아내고 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황태자나 발루아 제국 황제나 아레스 신(아니마들이 모셔야 하는 남신)이 이레를 노리고 있는 와중에 남주인공 레온하르트 공작은 이레에게 크게 관심이 없는 투로 대합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인 <오만과 편견>에서 남주인공 다아시가 여주인공 엘리자베스를 사랑하지만 관심없는 척 하는 느낌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읽는 동안 남주인공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읽을 수록 남주인 레온하르트 공작이 하이 아니마인 이레를 보호하기 위해서 사랑하지 않는 척을 하며 고생 중이었고, 최종화가 되어 남주인공 레온하르트 공작과 여주인공 이레 바우어가 결혼까지 이어지고 둘 사이에서 엄청난 재능(사상 최강의 아니마)을 가진 딸이 태어나는 것으로 행복하게 마무리가 됩니다.

경향신문. 2006년. 영화리뷰 ‘오만과 편견’ 미디어칸 장원수 기자

 

소설을 다 읽고 나서 공지글에서 발리 작가님이 제작한 ost까지 들으면서 느낀 점이라면, 발리 작가님께선 팜므파탈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가볍게 읽기 좋고, 두꺼운 독자층을 보유한 로맨스 판타지 장르로 유명한 카카오페이지, 네이버시리즈, 리디북스 쪽에서 이 소설을 연재하셨으면 정말 돈을 많이 벌었을텐데… 진심으로 아깝다는 감정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니마라는 재능이 어느정도 유전의 영향도 받는 것 같은데(이레 어머니도 아니마, 이레 본인도 아니마, 이레의 딸도 아니마) 성관계를 가지면 없어지는 능력이라는 점이 신일숙 작가님의 웹툰 <마누의 딸들>에서 아레 능력(여성만 가지는 능력인데 동물로 변신이 가능하며 첫 아이를 낳으면 없어짐)이랑 비슷하기도 합니다. 아니마에게 ‘복무’라는 단어를 쓴다는 건 전투기사를 보조하여 유사시에 투입되는 특수군인의 역할을 수행하는 건데, 현실에선 여성이 얻기 힘든 주체성과 성취감을 유럽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 판타지라는 장르 속에선 여성이 주인공으로서 진보적으로 활약하는 요소와 억압적인 성별 권력 구조에 퇴행적 요소 사이에서 여성의 욕망을 자극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로맨스 판타지 장르소설을 통해 여성이 지배적인 계급구조(황제, 황태자, 공작이 존재하는 신분제 사회) 속에서 세속의 조건과 통념을 넘어 순수하게 자아의 욕망을 마주하는 선택의 문제로 사랑을 재인식하는 데로 나아가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로맨스 판타지 장르소설에서 여주인공은 특별한 존재로 묘사되지만 황족과 귀족이 존재하는 중세 느낌의 신분제 사회를 타파하는 계급투쟁 및 혁명운동을 일으키진 아니합니다. 우리나라의 18세기~19세기에 여성영웅소설이 유행했던 것처럼 2010년대, 2020년대 여성들은 여주인공이 환상적인 소설적 장치를 통해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여 그곳에서 고난을 극복하고 사랑과 명예와 성공을 이룬다는 여성주의 서사가 담긴 로맨스 판타지 장르소설을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발리 작가님의 <공작은 나를 사랑하지 않으려 한다>도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문법과 서사를 정석적으로 따라가면서 고전적인 영국 로맨스 소설의 느낌을 윤색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래는 작가님이 공지글로 올린 소설의 ost입니다. 여주인공 이레가 (이레를 사랑하지 않는 척 하는) 남주인공 라인하르트 공작의 사랑을 마음 속으로 간절하게 갈구하는 느낌을 줍니다.

[Verse 1]
오늘도 나는
네가 지나간
이 복도에 서서
모른 척하려 해
지금 생각해 보면
창문을 열던 그 순간이
더 솔직했다는 걸
시간이 지나서야 나는 알아
그래서 그런가 봐
무표정한 얼굴
하지만 나는
다 알고 있던 예민한 사람

[Pre-Chorus]
서재에 앉아
서류를 보는 척
같은 줄만 읽던 네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Chorus]
I try so hard to not love you,
I try to stop reaching for you,
So that nothing is lost,
I try to keep the line.
그러니 지금의 나는
도구일 거야
네가 골드급을 원해서
곁에 둔 사람
Loving you isn’t up to me,
Wanting you isn’t up to me either,
This one-sided chase
Is just too obvious.
눈을 감았다 뜨면
마음이 사라지겠지
하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아

[Verse 2]
나에게로 네가
점점 다가와
피할 곳도 없는데
더 가까워지고 있어
뒤를 돌아보지만
무표정한 얼굴
나를 보는 게 아닌데
나만 보는 것 같아
환상이 아닌가
내가 이상한가
손등에 입 맞춘 네가
다가오고 있어

[Rap Verse]
꿈이라면 일어나기 싫어
이대로 멈췄으면
너무 원하는 마음이
너를 만들었나 봐
두근거리는 가슴은
현실이라 하지만
머리로는 지금이
이해가 안 가
나도 모르게
세우는 작전
너는 내 옆을
지나가겠지

[Pre-Chorus 2]
멈춰 서 있는 너
나를 바라보는 너
내 머리도 따라서
멈춘 것 같아

[Chorus 2]
I try so hard to not love you,
I try to stop reaching for you,
So that nothing is lost,
I try to keep the line.
그러니 지금의 나는
도구일 거야
네가 골드급을 원해서
곁에 둔 사람
Loving you isn’t up to me,
Wanting you isn’t up to me either,
This one-sided chase
Is just too obvious.
눈을 감았다 뜨면
마음이 사라지겠지
하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아

[Bridge]
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너를
나도 멍하니
바라보고 있어
차가운 손을 내밀며
무어라 말하는데
내 귀에는
심장 소리만 들려

[Climax]
환상이 아니었어
정말로 너였어
내가 다가가지 못했는데
먼저 다가온 너
그리고 나에게
말하는 너
네가 처음 한 말은
“나의 아니마가 되어주시겠습니까”
뭔가 잘못됐어
이게 내 멘트인데
내 작전을 깨는
너무 당돌한 그 사람

[Outro]
이래도 되는 걸까
안 될 것도 없지
마음만은 이미
너를 원하니까

 

작중에 등장하는 기사들도 골드급, 실버급, 브론즈급으로 롤티어처럼 전투능력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라인하르트 공작은 작중에서 대륙 최강의 기사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물론 여주인공 이레를 노리는 남성들은 호엔탈 제국의 황태자, 발루아 제국의 황제 등 라인하르트 공작보다 더 높은 신분과 권력을 가진 남성들입니다. 일본의 마사코 황후(당시 황태자였던 나루히토의 청혼을 3번 이상 거절하면 안된다는 규정 때문에 외교관 커리어를 포기하고 어쩔 수 없이 청혼을 받아들임)나 모나코의 샤를린 공비(수영선수 출신인데 남편인 모나코 공 알베르 2세의 불륜 사실 때문에 모나코에서 도망치려는 시도를 여러번 함)의 사례처럼 실제 현실에선 왕족의 청혼을 받는 평민 여성들은 감히 거부할 수가 없어서 반강제로 결혼하고 보수적인 왕실 문화 때문에 상당히 힘든 결혼생활로 고통받습니다. 21세기에도 이런 상황인데, 전근대사회가 배경인 로맨스 판타지 장르소설에선 이레 같은 평민 여성(물론 하이 아니마라는 특별한 능력 덕분에 귀족 영애처럼 예우를 해주지만)은 성별권력구조적으로 착취를 당하는 포지션에 더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이레는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남성과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욕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시대적 배경을 고려했을 때 이레는 상당히 주도적인 캐릭터성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레는 당돌하다고 할 수 있고, 어떻게 보면 진실한 사랑을 찾는 디즈니 프린세스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사랑이란 숭고하고 아름다우면서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힘을 가진 감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작품이니 발리 작가님께서 더 높이 솟아오르시길 바랍니다. 이만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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