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 연작으로 끌어낸 심리적 호러들과 메시지 의뢰(비평)

대상작품: [초단편 호러] 불 끄지마 – 4화 : 외면 (작가: 언이, 작품정보)
리뷰어: K Rimmer, 1시간 전, 조회 7

이 리뷰는 언이 작가님의 리뷰 의뢰로 작성되었습니다.

 

언이 작가의 ‘불 끄지마’ 연작은 총 9편의 엽편으로 이뤄져 있으며, 심리적 공포에 해당하는 것을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통상적인 호러 소재가 아니라 조현병이나, 몽유병, 자폐, 죄책감, 자기혐오 등 일상 속에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다룬다. 작가는 짧은 엽편으로 능수능란하게 독자에게서 그러한 불편한 감정들을 이끌어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려 놓는다그런 점에서 실험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반복되게 반전이 일어나는 패턴과 가끔 지나치게 설명적으로 변하는 것은 다소 아쉬운 지점이다.

 

 

9개의 엽편에 실린 각각의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은 의식을 상징한다, 명징한 의식으로 두려움을 직시하면 곧 사라진다.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은 거부, 회피에서 오는 것이며, 불을 끄는 것에서 기인한다. 어둠, 미지를 인간은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럼 의식을 명징하게 유지한 채로 완벽하게 컨트롤해야만 할까?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작가는 따뜻한 체온-촉각을 통해 그것을 말하고자 했던 게 아닐까 한다. 명징한 의식이라면 AI 사이보그가 인간보다 우위에 있을 것이다. AI 사이보그가 만든 ZI 사이보그는 훨씬 더 명징한 의식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들, 사이보그가 갖지 못한 건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사랑일 것이다. 따뜻한 체온, 밥 짓는 소리와 웃음일 것이다. ‘불 끄지 마’ 연작에서 작가는 인간이 느끼는 심리적 호러들을 하나씩 끌어내고 환기시키며 말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불을 켜고 직시하라고. 하지만 그 명징함 속에서도 잊지 말아야할 것은 따뜻한 체온과 웃음이라고. 결국, 유한한 삶에서 의미있는 것은 바로 그것뿐일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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