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삼인성호. 절차탁마. 공모(감상)

대상작품: [신들의 농장 : 반란] (작가: 은율e, 작품정보)
리뷰어: 슬픈거북이, 2시간 전, 조회 23

삼인성호, 절차탁마.

먼저, 이것은 리뷰가 아닙니다.
그냥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모란에 글을 넣기는 하지만 채택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삼인성호는 작가님 글에 대한 제 감상이고,
절차탁마는 좀 애매한데… 누구한테 하는 말이 아니라, 그냥 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삼인성호.

 

1. 결론부터 먼저 이야기하면, 한결스러운님의 리뷰를 보고 저도 비슷한 의견이라고 말씀드립니다.
흥미로운 소재, 치밀한 묘사, 아쉬운 서사라고 말이죠.

 

2. 처음에 저는 사실 신들의 농장을 보고 리뷰를 쓰고는 싶었지만, ‘이건 내가 못 쓰겠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1) 제 소설이랑 소재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있었고,

2) 제 소설 역시 비슷한 카테고리 안에서 읽힐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이 작품은 이런 점이 아쉽다”고 말한다면,
자연스럽게 “그럼 네 작품은 어떤가?”라는 질문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망설였습니다.
그럼에도 리뷰를 쓰게 된 이유는, 한결스러운님께서 먼저 비슷한 지점을 짚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삼인성호라는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갸웃할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이 비슷한 말을 하면 한 번쯤은 돌아보게 된다는 뜻입니다.

누군가 작가님의 글을 보고 반복적으로 같은 점을 지적한다면, 잘 모르고 하는 비판이라기보다, 받아들여도 될 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3. 소설을 보고 제가 가장 크게 느낀 아쉬움은,
독자가 이야기를 붙잡을 중심축이 초반에 충분히 세워지기 전에 장면 전환이 빠르게 이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장면 하나하나는 흥미롭습니다.
묘사도 좋습니다.
세계관도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독자는 초반에 “지금 내가 누구의 이야기를 따라가고 있는가”,
“이 장면이 어떤 중심 서사와 연결되는가”를 붙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재 초반부는 주인공의 사고, 몽골군 이야기, 병실, 노예선, 십자가 밟기, 여러 시대의 사건들이 빠르게 이어지면서,
독자가 중심 서사에 완전히 자리 잡기 전에 세계관의 파편들을 먼저 받아들이게 되는 구조처럼 느껴졌습니다.

복선이 되고 회수가 될 거라는 말씀은 알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작가에 대한 믿음만으로 가기엔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의 필요성을 제가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작가님께서 삼국지를 좋아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 삼국지의 예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일본 작가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초반부를 아실 겁니다.
유비가 어머니에게 드릴 차를 구하러 갔다가 황건적에게 얽히고, 장비와 부용아가씨가 나오는 전개가 나옵니다.
연의 원전의 정통 도입부라기보다는, 요시카와 에이지가 소설적으로 각색한 초반부입니다.

삼국지는 판본과 각색본이 매우 많습니다.
그런데 각 버전마다 가장 크게 달라지는 지점 중 하나가 바로 초반부입니다.

“유비가 어떻게 등장해서, 어떻게 관우와 장비를 만나 결합하는가.”

작가님도 분명 아실 겁니다.
결국 이야기의 주인공인 ‘유비가 어떻게 독자에게 이미지화되고, 어떻게 이야기에 몰입되는가.’
이것이 대서사의 성패라는 것을.

중요한 것은 처음 사건의 크기보다,
결국, 독자가 ‘누구’를 따라 이 거대한 이야기에 들어가느냐라고 생각합니다.

 

4. 대서사일수록 중심인물이 중요합니다.
이야기의 스케일이 커지면 작품의 무게 때문에 이야기가 무너질 확률이 크니까요.

초반에 빠르고 다양한 이야기의 전개보다는,
주인공 및 중심인물을 단단하게 기둥처럼 박아야만이 이야기가 굴러갑니다.

대서사일수록 그렇습니다.

저는 주인공인 은율의 이야기가 그리고 그와 얽힌 수부타이의 이야기가 다 풀어져야만이,
비로소 이 스토리가 굴러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율이 어떤 인물인지. 수부타이가 왜 은율을 찾아왔는지.
두 사람이 어떤 관계로 묶여 있는지. 이 둘이 신들의 질서에 맞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지.

이 부분이 초반에 조금 더 명확하게 자리 잡는다면, 이후에 등장하는 몽골군 이야기, 노예선, 십자가 밟기, 천수관음과 지의 이야기들도 훨씬 강하게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에피소드들이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각각의 장면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문제는 그 장면들이 너무 이른 시점에, 독자가 중심축을 붙잡기 전에 등장한다는 점이라고 느꼈습니다.

복선이 나중에 회수되는 구조는 분명 좋은 방식입니다.
하지만 복선도 독자가 “이것이 무엇과 연결될 것 같다”는 최소한의 감각을 가지고 있을 때 더 강하게 작동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한결스러운님의 리뷰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절차탁마.

 

1. 요즘… 어쩌다 보니, 스케일이 큰 판타지 그리고 SF 장편들을 읽고 있습니다.

읽는 게 거의 같은 종류다 보니까.
음, 여러 가지가 한 번에 비교가 되고 공통점도 보이고 그렇습니다. (제 것도 포함해서요.)

이걸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에 대한 비난이라기보다는… 저를 비롯해 같은 문제를 겪는 분들이 보이는 것 같은데,
문제를 바로 보고… 다 같이 연구해보는 건 어떨까(?)의 의도로 이 글을 보시면 좋겠습니다.
누구든 문제가 있다 생각하시면 말씀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우선 누가 보면 욕할 수 있는 소리지만, 미친 척하고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헤밍웨이가 장르작가는 아니잖아요?”

(너 미쳤냐? 네, 살짝 그렇습니다.)

Show don’t tell
제가 작법은 잘 몰라도 위대한 작가의 위대한 한마디라는 사실은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해봅니다.
고전 장르소설을 이끄는 대부분이 텔링입니다.

스케일이 큰 이야기를 끌고 가려고 합니다.
독자를 사로잡기 위한 방법이 꼭 쇼잉이어야 할까요?

문체가 혹은 웹소설적 전개다 아니다 보다는,
세계관에 몰입 가능한 정보의 주입 혹은 등장인물에 대한 몰입의 방식이 더 중요하지 않나 감히 의견을 말해봅니다.

이전에 다른 리뷰에서 한 말을 좀 더 센 워딩으로 바꿔서 말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생각합니다.
쇼잉이고 텔링이고 전부 안 중요합니다. 문학성이고, 재밌는 이야기고 이것도 나중 문제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독자를 붙잡지 못하면 끝이라고요.

 

3. 제가 이야기 들은 말 중에 그런 말이 기억납니다.

“요즘은 저 위대한 드래곤 라자조차 느리다고 1권에서 하차한다”라고.

세상이 변했습니다. 독자는 인내력이 없습니다.
쇼츠 때문이라는 사람도 있고, 뭐 말은 많은데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암튼 그렇답니다.

독자가 멍청해서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웬만한 건 다 섭렵해서 첫 구절만 보면 대충 다 짐작 가니까 그럴 거라고 봅니다.

웹소설 쓰라고? 클리셰 위주로 공략하라고?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드래곤 라자”도 못 버티는데, 너는 뭘로 독자를 사로잡을래? 라는 물음입니다.

 

4. 우리는 뭘로 잡아야 할까요?

안 잡아도 될까요? 그냥 독자가 내 글을 끝까지 완주해줄 거야.
좋은 작품이니까, 클래식한 독자들 대중소설 보던 사람들은 보겠지라는 믿음으로 가면 될까요?

제가 말하는 게 정답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말합니다.

세계관이 매력적인 셀링 포인트라면, 그 세계관을 초반부터 독자가 붙잡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하고

캐릭터가 매력적인 셀링 포인트라면, 그 인물을 초반부터 따라가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법은 텔링이어도 되고, 쇼잉이어도 된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독자가 초반에 붙잡을 수 있느냐입니다.

법칙? 아닙니다.

정답? 아닙니다.

이건 그냥 무명에 필력도 딸리고, 안 팔리는 고전주의적 서사를 쓰는 사람들한테…
누구보다 저 스스로에게 세워보는 가설입니다.

최소한 이거라도 해야 1-2화 정도 더 보지 않겠느냐는 발악입니다.

 

5. 저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초반부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독자를 붙잡아두는 자리일지도 모른다고요.

쇼잉이냐 텔링이냐는 작법은 그 다음 문제 같습니다.
내가 쓰는 글이 웹소설인지, 장르인지, 문학인지에 대한 고민도 결국 독자를 붙잡은 뒤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독자가 “그래서 다음 이야기를 봐야겠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
한 명이라도 더 내 것을 보게 하는 것.

그리고 왜 이 글이 재미없는지 “리뷰를 받아내는 것.” (내놔! 드.. 드리겠습니다.)
이것이 요즘 긴 장편, 특히 스케일이 큰 판타지와 SF가 가장 먼저 넘어야 할 문턱이라고 느낍니다.

 

6. 왜냐면, 새로운 이야기는 늘 피로합니다.

우리가 만드는 게 소설이 아니라, “게임이라고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독자가 아닙니다. 게이머입니다.
게임을 재밌을 것 같다고 사놨는데, 손이 안 가는 겁니다.
조작법도 새로 익히고, 스토리에 몰입할 준비도 해야 합니다.

사놓고 방치합니다. 대작? 그게 검증된 시리즈래도요?

네! X나 피곤하거든요.

결국, 유튜브 게임 공략 방송이나 봅니다. (리뷰???)

우리의 소설은?
아니, 아니… 저의 소설은—!!!

네, 맞습니다.

인디게임입니다.

 

7. 이 글은 누군가를 가르치려는 글은 아닙니다.
저도 똑같이 이 문제 앞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다만 같은 문제를 겪는 사람들끼리, 서로의 글을 보며 조금씩 깎고 닦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절차탁마라고 제목을 붙였습니다.

작법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
무시하자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게임 아니 소설을 읽게 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는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자는 말입니다.

저는 인디게임입니다.

왜 이 X나 간지나는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안 봐주는 거지 고민하지 말아야 합니다.

튜토리얼, 혹은 인게임!

“직관적으로”

들어오고, 보고, 즐길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아니면 망한 게임입니다.
그게 아니면…

아무래도 제 소설 망한 것 같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

… 이상 취미러의 이야기였습니다.
TRUE 작가님들 모두 건필하십쇼.

(인간들아… 그래도 아무거나… 내 망겜에 리뷰 좀 달아줘라……)

이 모두가 전부!

제 혼잣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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