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수정되지 않으리라 공모(감상)

대상작품: 진정한 의미의 수정 단편 (작가: 유권조, 작품정보)
리뷰어: 영원한밤, 2시간 전, 조회 11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그러나 그 말씀은 처음부터 온전하지 아니하였고, 그 근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아는 이도 없었더라. 옛 기록에 이르되, “말씀의 ■■■ 내가 아니니 들려줄 것도 ■■■ 없다” 하였고, 또 이르되 “기도는 헛되고 말씀이 흩어져 남는 것은 공허뿐”이라 하였더라.

젊은 신관이 그 말씀을 수정판에 새기고자 하였으나, 후대의 기록은 “말씀은 언제나 옳고 불신은 죄를 일으킨다” 하였으며, “오직 너는 그 말씀을 믿으라” 전해졌더라.

이전의 말은 남아 있지 아니하고 오직 바뀐 기록만이 드러났으니, 그 기록만을 본 사람들은 그것을 본디 그러한 줄로 여겼더라.  그리하여 사람들은 권위는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남겨진 기록 위에 세워진 것임을 알지  못하였더라. 전대의 사람들은 바뀐 말씀은 태초의 말씀이 아니었다 하였더라.

이후 기록은 점점 더 가려졌으니, 많은 글자가 ■로 덮였고 드러난 것은 적었으며, 남은 자리는 헤아림으로 채워질 뿐이었더라. 이에 사람들은 읽지 아니하고 짐작하였으며, 듣지 아니하고 뜻을 만들었더라. 그리하여 말씀은 전해진 것이 아니라 각기 채워진 것이 되었더라.

마침내 기록은 사라지고 공간만이 남았더라. 기록이 남은 곳은 하나의 자리와 같아, 누구든지 그 위에 말을 얹고 저마다의 뜻을 펼치게 되었더라.


이처럼  창조주께서 수정을 소재로 삼은 단편을 올리셨으나 그 글의 일부는 ■로 가려져 있었고, 다시 글은 실시간으로 수정이 이루어졌는바, 사람들은 이를 두고 저마다 말하였으니,

혹 어떤 이는 이르되 이는 원형의 권위를 드러내되 그 부질없음을 함께 밝히는 것이라 하였고,

또 어떤 이는 여러 차례 바뀐 기록을 견주어 변하지 않는 글자를 찾고자 하였으며,

또 다른 이는 묻되 이 모든 것이 무엇을 뜻하는가를 헤아리고자 하였더라.

그러나 이미 지나간 기록은 남지 아니하고 오직 지금의 모습만이 드러났으니,

복원하려는 자도, 따르려는 자도, 의심하는 자도 모두 같은 자리에 서 있었더라.

마침내 수정판은 소실되고 전사된 것들만이 흩어져 남았으되, 무엇이 진실인지 확인할 길이 없고 오직 창조주만이 이 단편을 바꿀 수 있었으나 그 뜻은 더 이상 내려오지 아니하였더라.

그리하여 말은 사람들 사이에서 스스로 자라나 각기 다른 모습으로 퍼져 나갔으며,

편집부도 ‘그야말로 천재적인 소설’이라 극찬하고,

진정한 의미의 수정 단편은 인기순위 1위의 자리에서 내려오질 않으며,

많은 이가 식음을 전폐하고 수시로 찾으니,

창조주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이 단편이 참 좋았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일주일이 지난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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