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공주님입니다. 온화하고 자애로운 공주님.
한 나라의 왕인 아버지에게서 사랑받으면서 길러졌으며, 심지어 선하고 아름답기까지한 공주님.
그런 공주님이 과연 ‘자신에게 어떤 것을 줄 수 있는가’를 바랄까요?
연애 관계는 특히 기브 앤 테이크라고 말을 하죠.
물론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해 주고 싶어하는 건 본능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구애할 때는 얘기가 다르다는 것! 무언가를 해 준다고 해서 그 사람이 특별해 지지는 않습니다.
즉,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끌리고, 특별해지는데는 그런 이유가 아니에요. 그 사람 자체가 좋은거죠.
장단점 다 따지면서 호감을 느끼기엔 너무 머리아프지 않아요?
아마 공주는 그런 이유로 앞의 구애자들을 거절했을 거에요.
내게 뭘 줄수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줄 수 있는 사람.
솔직히 잘 났기 때문에 거절했을 리가 없죠.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 조건까지 좋으면 베리베리 땡큐지.
하지만 문지기 외의 모든 구혼자들은 자기 소개를 하랬더니 자기가 어떤사람인지가 아니라, 뭘 줄수 있는지를 얘기 하더라요. 아직 묻지도 않았는데!
의외로 뭘 줄 수 있는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공주가 다른 구혼자들과 달리(그들은 묻지도 않았는데 뭘 줄수 있는지를 말했기 때문에 물어볼 이유가 없었다.)
‘늘 곁에 있겠습니다. 늘 사랑하겠습니다.’
진부하지 않나요? 솔직히 답은 정해져 있는거고요 저건. 아마 누구나 저 얘기는 해줬을거에요.
그렇기에 저 대답은 덤이고, 이미 처음에 자기 소개했을때 남편은 결정되었을 거에요. ‘아 이 사람이구나’ 하고.
물론 모든 사람들이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 장점을 어필하고 싶어하죠. 저도 꽤 그랬고.
하지만 특별함이란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 가가 아닌, 사람 그 자체죠.
의외도 저도 올해 들어서야 느끼게 된 것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심지어 더 나아가서 꽤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고민 많이 했던 스타일이라.
사랑이란건 정말 어려운 이야기네요 아직 젊으니까 더 고민해 볼래요.
그런데 마지막에 아들의 대답을 들어보니, 음. 그 나라의 다음대 왕은 딸이 되겠군요. 후후 왕위 쟁탈전 안나고 아주 평화롭게 딸이 왕으로 오를 것 같습니다.
미안해요. 농담 좀 해봤어요. 어쨌거나 가진 것 없는 사람이 가진 게 많은 사람에게 구애하는 이야기. 꽤 많고 그런 연애담은 소설이나 드라마에선 많지만 현실에선 보기 힘들죠.
그래서 더 뻔하지만 즐겁게 보이는 것 같네요. 무엇보다 문지기는 아내가 왕일 뿐이지 그냥 문지기라는 것이 제일 좋았습니다.
사랑은 사랑이고, 개인의 일은 개인의 일이거든요. 그게 딱 분리된 느낌이라 좋았어요.
이 소설의 결말은 ‘공주님과 결혼하고, 그녀의 부군으로서 옆에서 보필하며 행복하게 살았다’가 아니에요.
그래서인지 뻔한데 뻔하지 않은 느낌입니다.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