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 덕분에 악취에 구린내 외에도 다른 뜻이 있단 걸 알았습니다만, 어째서 처음 본 그때 저는 제목이기도 한 이 단어의 뜻이 작품 전체에 스며들어 있을 거라곤 예상 못 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꽤 의아해집니다. 아니, 사실 생각하고 있다고 여기는 ‘나’도 진짜 내가 맞나 싶어지는 게 이런 신체강탈 장르의 여운인 것 같아요.
주인공이 형사고 시작부터 역한 냄새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사건 현장이기에 범인인 신체강탈자를 뒤쫓겠구나 싶긴 했는데 설마 가까운 후배가 제일 먼저 당할 줄은 상상도 못 해서 아냐, 좀 충격받아서 그런 거겠지 했지만 주인공도 똑같이 부정하는 걸 보고 희망을 놨습니다…. 이래서 결혼 예정인 캐릭터가 위험한 직업에 종사하면 안 되는 건데…. 기혼자면 또 가족이 노려지는 거야 슬프게도 놀랍지 않았지만 아내의 목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을 때는 그저 탄식만 나왔습니다. 어떻게 이런…? 거기다 주인공이 재밌는 장난감이라고 자각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재미없단 얘기를…. 하여간 극악무도한 외계생명체였습니다.
특이하다고 느꼈던 건 인간의 신체 안에 들어가거나 융합하는 게 아니라 신체 일부를 가지고 복제한단 점이었어요. 이런 거면 굳이 안 죽여도 되지 않나 싶었는데 그놈의 희로애락이 없어서 심심풀이로 죽였겠지요…. 이런 게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떼로 올 예정이라는 게 참 암울한 마무리였습니다만, 이렇게 죽여대다 자기들도 멸종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좀 품었다가, 그렇게 다른 별의 종족을 멸종시키고 온 거면 어쩌지까지 오니 눈앞이 캄캄해지네요….
인터넷 밈으로만 봤던 개최악살육외계인을 침략당하는 시점으로 겪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너희들 지루하니까 하고 싶은 거 다 하다가 우주에 너희만 남아라! 저주하다가 문득 비인간 동물들에게는 인간이 이런 느낌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졌어요. 읽을 때는 소리 없이 비명 지르기 바빴는데…. 의도치 않게 자기 종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의태도 못 하고 다른 별에도 못 가니 더 똑바로 살아야겠죠! 희로애락도 공감 능력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