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것을 알고 싶다 공모(감상)

대상작품: 하이웨이 투 헬 1~5장 (작가: 가무현, 작품정보)
리뷰어: 세라즈, 2일 전, 조회 10

지옥. 꺼지지 않는 불이 타오르고, 영원의 망자들이 고통 사이를 떠도는 지옥이라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곳. 그곳이.

지극히 평범한(?) 행정센터다.

 

이상한 곳에서 눈을 뜬 37세 기혼 남성 이영진은 굉장히 불친절한 직원들에게 갑자기 사망 통지를 받게 되고, 곧이어 트집 잡는 검사와 김정은이라는 이름의 변호사와 함께하는 재판을 거쳐 [3급 지옥]에 배정된다. 하지만 지옥은 우리가 으레 생각하는 불길이 들끓는 그런 류의 장소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승과 굉장히 닮아 있는, 별거 아닌 장소. 안내원들의 말에 따르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형벌이라고 한다.

 

작품을 읽으며 필자는 죄와 형벌의 기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주인공인 이영진은 아무리 봐도 악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또한 인간이었기에 죄는 분명히 있었지만, 7명을 위해 자기 희생을 한 사람이라는 점을 보았을 때 그는 우리가 흔히 말하곤하는 착한 사람의 범주에 무리 없이 속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천국에 가지 못한다.

‘죄’라는 요소는 아무리 보고 생각해도 애매한 요소임이 분명하다. 많은 정의와 주장들이 있지만 그렇다할 명쾌한 기준은 없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느낌을 알고 있을 것이다. 범죄 같은 누가봐도 욕먹을 그럴 일. 하지만 이러한 편견 아닌 편견이 무색하게도 <하이웨이 투 헬 1~5장>에서는 이 죄라는 요소가 그렇게 무섭지 않다. 물론, 가볍지도 않다. 그저 모든 피고에게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를 더 높은 급의 지옥으로 보내려는 검사를 제외하곤 아무도 상대방의 죄목에 대해서 정죄하거나 경악하지 않는다. 그저 다들 담담히 “그쪽은 3급 지옥으로 배정받으셨군요.” “아, 그쪽은 1급입니까?”하는 식의 담담함을 보여준다.

 

형벌에 대한 해석 또한 인상 적이었다. 형벌은 불이나 악마의 공포가 아니다. 그저 기다리는 것이다. 형량을 알지 못한 채로 기다리는 것. 문장으로 봤을 땐 가벼워 보였지만 필자는 이 벌이 어쩌면 고통보다 무서울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끝을 알 수 없는, 일종의 영원에서 고통의 일종인 권태를 느끼는 것. 그래서 주인공인 이영진은 법원에서 받은 추천서로 다른 것도 아니고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 수단인 ‘채용’을 받는다. 멋진 베네핏이라고 느꼈다. 주인공은 그 일터에서 민원인들을 상대하고 가끔은 진상을 상대하기도 하는 등 이생에서도 흔히 보이는 일들을 마주한다. 이러한 장면을 통해 작품은 질문을 던진다. 이것이 형벌일까? 그렇다면 왜 그렇고 아니라면 왜 아니라는 말인가.

 

가무현 작가님의 <하이웨이 투 헬 1~5장> 은 첫인상인 무시무시(?) 한 인상과는 다르게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하며 조금은 로맨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작품을 읽으며 생각해 보았던 죄와 형벌의 정의에 대해선 특별한 정의를 내리진 못했다. 필자의 부족한 이해력일 수 도 있지만, 혹 작가님과 작품이 의도한 것이 해답보단 질문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지옥이란 무엇일까. 어떤 것이 죄의 근거가 될까. 어떤 것이 형벌을 형벌답게 만들까.

인간의 시야론 보지 못하는 것을 한번쯤은 옅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두서없이 질문만 던지긴 했지만, 지옥에 대한 새로운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지옥이 진짜 저럴지도 모르겠다는 몰입 또한 해보았다. 마지막으로 만약 보고 계시다면 작가님께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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