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표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감상

대상작품: 비린내 (작가: 매미상과, 작품정보)
리뷰어: 일요일, 2시간 전, 조회 7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모두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릴적부터 지나치게 책에 탐닉했던 기억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괴롭힘에 관한 어떤 기억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사람보다는 책이 소통하기 쉬웠기 때문일까? 나도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지 못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런 시기는 오랫동안 강도를 달리하며 반복되기도 했고 그런 교류는 꼭 내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들이 겪는 것을 보거나 알게 되기도 한다. 나도 예전에 그런 적이 있었어, 같은 말로 시작되는 자기고백의 이야기는 꼭 나의 말로 시작되지 않더라도 언제든 내 이야기처럼 가깝게 다가오곤 한다.

<비린내>는 갑작스럽게 예전 기억을 길어올릴 정도로 자세하지만 내 마음에 다시 상처를 입힐 정도로 괴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나는 이 단편을 읽으면서 갑작스레 작품의 말미처럼 생각하게 되었다. 나에게도 어떤 표식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아니면 내가 지켜봤던 어떤 사람에게 표식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 기분은 어쩐지 내가 중요한 것을 해낸 것 같은 환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나는 이 단편의 끝에 다다랐을 때, 나에게도 나의 친구가 가진 표식을 알아보았고 나에게도 그 표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비린내>는 학창시절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단순한 위로나 동정이 아니라 이런 복잡하고 미묘한 기분으로 아픈 기억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재미있고 아련한 기분을 주는 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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