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소설을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희곡 문체의 글은 실로 오랜만에 읽어보았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술술 잘 읽히는 작품이었어요. 이 작품은 특히나 극단에서 진행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연극 속 연극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게다가 소재 또한 극단계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소재로 진행이 되어서 스토리 자체는 현실감있게 느껴지기도 하더라구요.
Q.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보통 그동안 (많지는 않지만) 제가 읽었던 희곡은 대사로만 이루어져있을뿐만 아니라, 지문이 많아서 가끔 이야기의 흐름이 잘 읽히지 않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그치만 <하리>는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설명과 지문으로 이루어져 있고, 대사의 길이가 길지 않아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흐름을 따라가기가 어렵지 않았어요. 다만 스토리는 이해하기 쉬웠던 반면, 인물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교수라는 인물은 무심한 건지, 화가 난 것인지, 간식에 그렇게 집착하는 데는 이유가 특별히 있는 것인지, 극의 끝까지 (그녀의 연기를 제대로 본 적도 없는 것 같은데) 하리를 특별히 챙겨주는 것은 피해자여서인 것인지 그리고 선배라는 인물은 굳이 교수 앞에서 발표를 하는 자리에서까지 그렇게 행동하며 자신의 행동을 부정하지도 않는 것(이런 장면은 꼭 행동으로 연기를 해야한다는 등)은 부끄러운 짓이라는 것을 몰라서 그런 것인지, 하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연기를 열심히 배운다고 해놓고서는 금세 연기를 또 그만둔 것은 무엇때문인지..그런 의문들이 마치 열린 결말처럼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인물에 대한 설정이 조금만 더 섬세하게 설명될 수 있는 지문이나 대사가 있다면 작품을 좀 더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하리>를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작품의 후반부인데요, <하리>라는 작품이 이 작품의 희곡이기도 하고, 또 작중의 교수가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는듯한 마지막 설정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작품이 계속 이어지는 느낌이랄까요. 작품의 마무리가 다시금 작품의 초반 ‘긴 책상이 놓였다. 교수님, 입장. 하나를 챙긴다. 책상 앞에 두고 앉는다.’는 설명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서 그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Q. 소설의 미래 독자에게
A. 쉽게 술술 읽히는 희곡 작품이었습니다. 소재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소재일 수 있지만, 작가님이 읽는데 부담이 될 정도의 분위기로 흘러가지 않게 잘 조절해주신 것같았어요. 인물에 대한 설정이 좀 더 섬세하게 그려졌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현실에서의 심각한 사회문제를 희곡으로 잘 녹여낸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