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의 행동이 독자의 예상을 넘어설 때 감상

대상작품: 살아 있는 식물은 검역을 거쳐야 합니다 (작가: 렌시, 작품정보)
리뷰어: Campfire, 3시간 전, 조회 4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재밌는 소설과 재미없는 소설을 가르는 강력한 기준’ 중 하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 생각은 구체적으로 이런 문장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결국 디테일이 전부가 아닌가?

 

에둘러 돌아가지 않고 내가 이 작품에 결정적으로 빠지게 된 지점을 말해보자.

우선 이 이야기는 주인공이 정체불명의 맛있는 과일을 사게 된 것으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과일을 맛있게 먹은 주인공은 과일에 대해 수소문하지만, 아무도 과일에 대해 모르고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는다.

결국 과일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한 주인공은, 그 과일을 또 먹기 위해 선택을 한다.

그 선택에서 나는 이 작품에 반했다.

 

주인공이 화자인 소설은, 읽을 때 주인공의 시점에서 소설 속 세계를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럴 때 나는 주인공의 두 가지 행동에서 작품에 재미를 느낀다.

 

1.우선 내가 생각한 일을 주인공이 시행할 때다.

내 생각과 주인공의 생각이 일치할 때, 사고과정이 전개와 일칳하면서 스토리가 원활하고 쾌적하게 읽히는 재미가 있다.

이것은 반대로 말하자면 “내가 생각한 것 정도도 생각 못 하는 주인공은 싫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2.여기선 더 나아간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을 주인공이 생각해 냈을 때다.

이런 지점을 보여줬을 때, 그 깨달음은 사소한 것이라도 소설에 감탄하고 배워가며 작품을 고평가하게 된다.

 

이 작품은 2번을 보여준다. 거창하게 말했다만 대단한 전개나 반전이었던 것은 아니다. 애초에 소설의 하이라이트가 아니라 초중반부에 나오는 것이기도 하고. 내가 앞서 스케일과 대비되는, 디테일이라는 표현을 쓴 데에는 이유가 있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서 그 선택은, 획기적인 발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선택으로 인해 ‘이건 이 상황에서 주인공이 할 만한 선택이다’라는 느낌을 줌과 동시에 작품에 핍진성을 환기시킨다. 그러니 단언컨대, 나는 이 부분이 나를 포함한 어떤 독자들에게는 이 작품의 격을 바꾸는 지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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