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을 덜어내고 이야기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북녘에서 이계의 악마를 깨우다> 감상

대상작품: 북녘에서 이계의 악마를 깨우다 (작가: 앰버향, 작품정보)
리뷰어: 소나기내린뒤해나, 9시간 전, 조회 12

 

 

“고통스러운 과거가 너를 규정하지는 않아. 넌 잘할 수 있어.”

(본문.49-P78)

 

 

목차

1.『한반도 북단을 바라보는 창작자들….』

2.『작가님이 그리고 싶은 북한은 어떤 세상인가요?』

3.『정보만 남은 이야기들』

4.『어울리지 않는 재료들을 냄비에 담아』

5.『뜻을 덜어내고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면.』

 

 


 

 

<본 리뷰는 “앰버향”님으로부터 의뢰를 받아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1.『한반도 북단을 바라보는 창작자들….』

 

현재 한반도 사정을 고려할 때, ‘북한’이라는 배경이 주는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그 현실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장소 중에 이만큼 이질적인 공간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와 같은 언어, 같은 모습을 가진 주민들이 살고 있음에도, 문화 혹은 사상적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은 그들과 거리를 두게 만들며, 전 세계를 둘러봐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 군주제에 가까운 형태로 운영되는 정치현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한 폐쇄성까지 고려한다면, 그야말로 오지나 다름없는 무언가처럼 비춰집니다.

 

이번에 읽은 작가님의 <북녘에서 이계의 악마를 깨우다>라는 작품 또한 이런 ‘북한’이라는 배경에서 오는 특유의 신비함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는 소설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악마와 빙의 같은 오컬트적인 소재와 더불어, 퀴어에 근반하고 있는 여주인공, 기밀로 붙여진 산골마을의 수상한 연구, 심지어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한반도의 정치적 격동까지…. 그 하나하나가 작품의 중심이 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소재들을 한 데 어우르는 플롯을 제시하며, 주제와 장르적 재미를 모두 잡으려는 놀라운 시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저로서는 그런 실험적인 플롯이 성공적이었다거나, 이 소설이 완벽하다고 단언하며 다른 독자들의 감상을 해치고 싶지 않습니다. 제 개인에게 이 작품은 마치 처음 연필을 쥐기 시작한 학생처럼 의욕이 넘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의욕만으로 끌어 담을 수 없는 이야기의 한계를 동시에 느낀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고백하자면, 처음 정독 과정에서는 소설 그 자체에서 문제점을 느끼면서도, 그 문제점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 고민해보게 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가님이 리뷰를 의뢰해주시고, 피드백에 대한 질문을 요청하시고, 본인이 직접 퇴고하는 과정을 보여주시는 과정을 함께하며, 비로소 이 작품이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볼 수 있게 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는 점도 함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글에서는 <북녘에서 이계의 악마를 깨우다>라는 작품에 던진 문제점들을 알아보고, 이 작품이 하나의 명작으로 뼈를 내보일 수 있는 과정을 함께 찾아보고 싶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2.『작가님이 그리고 싶은 북한은 어떤 세상인가요?』

 

 

3.『정보만 남은 이야기들』

 

 

4.『어울리지 않는 재료들을 냄비에 담아』

 

 

5.『뜻을 덜어내고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면.』

 


 

작가님께서는 이 작품이 ‘웹소설도 아닌 것이 일반 소설도 아닌 것이 되어 버렸다’며 자조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작가님의 그 표현이 이해가 가는 편입니다. 현재 작품에서 보이는 다소 글맛이 없고 정보만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구성은 전형적인 ‘웹소설’의 형식이지만, 작품 내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와 스케일만은 본래 ‘일반 장르 소설’에 가까운 무언가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로서는 의외로 시각적인 이미지가 좋다고 여겼던 여느 장면들도, 그런 글맛이 부족한 문체 탓에 시나리오 지문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것이 이 작품이 시나리오가 어울린다고 단언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나리오라면 마땅히 실감나는 대사 쪽에 방점이 찍혀야 하지만, 이 작품은 인물들의 목소리가 거의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문어체가 심하기 때문에 선뜻 그쪽에 어울린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북녘에서 이계의 악마를 깨우다>는 많은 것들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장점과 단점을 구분하고, 가져갈 것과 덜어낼 것을 구분하다보면, 발골 된 것들은 가는 뼈마디에 가까울 것입니다. 저는 작가님이 그 뼛조각 하나를 부여잡고 다시 이 작품을 완성시키기를 기대합니다. 저에게도 멋진 작품이었고, 한동안 머릿속에 구겨 넣고 싶은 기분 좋은 인상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인상적인 작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멋진 집필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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