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가다: 작가의 장점과 단점이 드러나는 소설 공모(비평)

대상작품: 노인과 가다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누혜, 17년 8월, 조회 103

나는 묘사와 은유를 더럽게 못 쓴다. 내가 쓰는 은유는 매우 상투적인 문장뿐이고 묘사는 혼란스럽기 그지 없다. 그래서 묘사와 은유가 빛나는 작가들을 보면 부럽고 경탄스럽다. 장리우 작가의 <노인과 가다>를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소 문장의 호흡이 긴 편이지만 장리우 작가의 글은 자신이 묘사하고자는 대상을 잘 알고 있으며 표현방식 또한 적절하게 사용되는 편이다. 이런 장기들은 초반에 노인의 꿈을 묘사하는 부분이나 노인의 일상을 엿보는데 효율적으로 작용한다. 작가의 실제 나이를 알 수는 없지만 작중 화자인 노인의 연령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작가의 묘사력은 이런 화자와 작가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노인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아쉬운 점은 인물의 감정이 시작과 끝이 같다는 것이다. 독자가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만나는 것은 삶에 지치고 변화된 사회를 받아들일 수 없는 노인의 마음이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삶의 고난과 늙음에 지쳐서 분노하는 노인에 대한 묘사는 뛰어나지만 소설에서는 플롯도 중요하다. 전개 내내 노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만이 소설의 목적이라면 성공했지만 변화하지 않고 파국을 맡는 주인공은 독자에게 다소 지루한 감을 준다.

하지만 작가의 필력이 좋기에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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