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왜 옥수수죠? 비평

대상작품: 나의 옥수수 여왕님 (작가: 피트도령, 작품정보)
리뷰어: 선연, 2일전, 조회 26

오늘도 일하기 싫어서 뭐 할 거 없나 자유게시판을 두리번거리다 작품의 피드백을 원한다는 글을 보고 재빨리 달려왔습니다. 소설 제목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거든요.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리뷰 제목에 써보았습니다. 그래서 왜 옥수수 여왕님일까요?

저는 이 작품을 2화까지 밖에 보지 않았습니다. 작가님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냥 왠지 이후의 이야기들을 읽기 힘들 것 같아서요. 읽어도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도 원하시는 피드백은 해드릴 수 있습니다. 제 질문에 대한 답이 2화 이후에 나온다면 사과 드리겠습니다. 왜 하필 옥수수일까?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살짝 귀띔해 주십시오.

두서없는 서론은 이만 줄이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저도 2화만 봤으니까요.

 

1. 참신함

일단 이 작품만의 가장 큰 장점은 참신한 설정입니다. 보통 판타지로맨스, 일명 로판 장르에서 왕정 국가가 나오는 건 흔한 일이지만 옥수수 왕국이 나오는 작품은 한 번도 본 적 없거든요. 당연히 국민들도 옥수수이고 옥수수 기사에 옥수수 요정도 나옵니다. 상상하니 군침 도네요.(?)

왜 하필 옥수수인지는 알 수 없지만 주인공은 옥수수 왕국의 여왕에게 간택당해 못된 옥수수들을 처단하고 왕국을 구할 수호 기사로 임명되는데요. 역시 왜 주인공이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설명해주지 않지만(물론 2화 만에 설명해주는 것도 이상하긴 합니다), 과연 우리의 주인공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못된 옥수수를 무찌르고 여왕님을 여자친구로 맞이할 수 있을까요? 이게 이 작품의 핵심 내용입니다. 이제 1부가 완결되었다고 하니 2부부턴 또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겠죠?

작품소개만 들었는데 벌써 참신하지 않나요? 저는 옥수수를 생각하면 군침만 흘렸는데 작가님께서는 여기서 왕국과 여왕님을 창조해 내셨습니다. 단언컨대 제가 본 작품들 중 가장 신선한 시도 아니었을까 싶네요. 옥수수라는 친근한 소재에서 나오는 익숙함과 은근히 코믹한 분위기를 풍기는 설정이 엮여 1화 만에 저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기서 이 작품의 장점은 끝나는 것 같습니다.

그럼 무엇이 이 작품의 참신함을 빛 바래게 만드느냐? 그건 차근차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2. 글쓰기

예. 이게 다입니다. 차근차근 이야기한다고 했는데 그냥 다 말해 버렸네요. 사실 모든 소설이 안고 있는 고뇌이기도 합니다. 대다수의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글을 잘 써내지 못해요. 최선을 다할 수는 있지만, 그게 최고가 될 순 없죠. 바라보고 계시는 지향점이 있으나 글쓰기가 그 지향점에 도달하지 못해서, 이 작품은 빛을 잃습니다.

다른 지적은 하지 않겠습니다. 대부분이 글을 많이 읽으면 해결되는 문제니까요. 제가 드리고 싶은 피드백은 이겁니다. 설정을 추가하거나 결말을 바꾸거나 인물의 성격을 뜯어 고치거나,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 대신 많이 읽고 쓰십시오. 비슷한 장르를 읽어도 좋고 아예 다른 장르의 글을 읽고 참고하셔도 됩니다. 끊임없이 쓰고 고쳐 보세요. 그래야 내 문체는 무엇인지, 내가 쓰고 싶은 글이 무엇인지 감이 오실 겁니다.

짐작하건대 이 소설이 지향하는 점은 라이트노벨 풍의 가벼운 판타지로맨스 같은데, 가벼운 작품 좋습니다. 아무 때나 읽기 좋고 편하잖아요. 대신 글은 가벼워선 안 됩니다. 현재 작가님께서 원하시는 목표에 도달할 만큼 이 작품의 글이 무게를 가지고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작가님께서도 잘 모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이 읽고 쓰셔야 합니다. 좀 추상적인 표현인 것 같아 구체화를 해보자면,

-왜 소재가 옥수수여야 하는지 생각해보기.

-소설 속 상황과 대사의 무게를 생각의 추 위에 놓고 가늠해보기.

-‘내가 이 인물이었다면?’, 등장인물의 시점에서 설정에 공감하고 생각해보기.

-인물에게 서사를 부여할 수 있는 방법 고민해보기.

기타 등등이 있겠네요. 고민을 하면 할수록 좋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독자들에게 휘둘리진 마시고요. 모든 피드백이 작가님께 도움이 되진 않으리라는 점도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 최대한 길게 쓰려고 했는데 10매밖에 안 되네요. 죄송합니다.

제 리뷰가 작가님께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잊지 마시고요. 제가 뭐 대단한 작가도 아니고 그냥 ‘얘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넘기십시오. 제 생각은 제 생각일 뿐, 이 작품이 어떻게 될지는 전적으로 작가님께 달려 있습니다.

그럼, 옥수수처럼 달콤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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