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근데 이제 역사적 앤틱을 곁들인 공모(감상)

대상작품: 엔틱샵 오브 호러스: 기물괴담 (작가: 허아른, 작품정보)
리뷰어: 레즈, 11시간전, 조회 8

반갑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이 드러내는 지향이랄까 분위기, 이야기의 흐름 같은 것이 재미있게 봤던 작품을 생각나게 해서다.

굳이 감출 것도 없다. 제목에서부터 조금 노골적으로 만화 ‘펫샵 오브 호러스(이하 펫샵)’에 대한 오마주같은 것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 유사해져서 자칫 아류작처럼 보이지는 않도록 펫샵을 엔틱샵으로 바꾸었지만, 펫샵이 원래 갖고 있었던 신기하면서도 인간의 상식에서 빗겨나 있어 살짝 뒤틀린 느낌이 있고 그게 호러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것, 뭔가 사연이 있는 주인장과 그의 세계와는 완전히 동떨어져있는 듯한 외부인고의 관계 등은 꽤나 비슷해 보인다.

굉장히 다르기도 하다. 펫샵이 신비한 동물을 등장시키고 그들의 특수한 생태나 특징으로 인해 인간사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호러를 만들어 낸다면, 이 소설은 앤틱을 매개로 하기는 하지만 앤틱 자체보다는 인간이 더 크게 연관이 있는 이유로 호러를 만들어낸다. 펫샵이 제목과 달리 대게 판타지스런 이야기 중에서 때때로 호러스러운 것과 다르게 전체적으로 호러스러운 점이나, 신화나 전설 등의 판타지에 기대고 있는 것에 비해 역사적인 것에 기대고 있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이런 것들이 제목이 줬던 첫인상과 달리 볼수록 결이 다르다고 느끼게 한다.

이쯤이면 제목은 그냥 우연히 비슷했던 것 같기도 하다. 펫숍이 후속작이 나올수록 계속 쫌 실망스러워졌기에 대체제같은 걸 원했었는데, 이 소설은 거기에 적합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작품의 자체의 매력은 꽤 괜찮은 편이다. 역사적인 아이템을 이용한 것이 괜스레 나와의 연결점을 느끼게 해 좀 더 몰입하게 만들기도 하고, 옴니버스 구성으로 하나씩 꺼내어 놓는 앤틱이 또 나올지, 거기에는 무슨 사연이 있을지 다음을 기대하게도 한다. 주인장의 정체와 사연, 화자와 관계가 어떻게 될지도 궁금하고.

마무리까지 잘 짓기를 기대한다.

목록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