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속 피해자가 되었다’로 미스터리 마니아층에 이름을 알렸던 고수고수님의 특수설정 미스터리 단편입니다.
영눈박이부터 아홉눈박이까지, 눈의 수 외에는 개개인을 구별할 방법이 없는 10명이 사는 동굴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 눈의 개수는 카드게임의 카드속성과 같아서, 영눈은 외눈을 죽일 수 없고 외눈은 두눈을 죽일 수 없다는 절대법칙이 있죠. 이 법칙에 근거해서 독자는 살인범을 찾아야 합니다.
두눈박이 살인 사건은 소거법을 전제로 한 고전적인 법칙의(긍정표현)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여기에 비교적 최근의 유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물(정해진 룰을 따르는 게임의 참가자들…이라는 의미로 썼습니다)의 성격을 자연스럽게 잘 입혔습니다. 고전적인 퍼즐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도, 요즘 스타일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각자 자기 장르라고 착각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대신 눈박이라는 말이 계속 반복되어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카키바야시 메이의 단편집 ’15초 후에 죽는다’ 마지막에 실렸던 소설, ‘머리가 잘려도 죽지 않는 우리의 머리 없는 살인 사건’의 분위기가 연상되어 더 즐겁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