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흥미 위주로 읽었다. 후기를 보면 꽤나 진중한 어떤 얘기를 하고싶어 했던 것 같지만, 굳이 그런 것을 찾아내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런 점에서, 꽤 나쁘지 않은 볼거리였다. 이제는 다소 고전적이라 할만한 모양새를 갖고있지만, 그렇다고해서 딱히 촌스럽다거나 한 것까지는 아니다. 그저 잘 고정된 하나의 장르, 스타일을 따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가하면, 전형적인 틀에서 조금씩 비껴간 것도 있고 그래서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는 점도 있다. 비밀스런 능력과 집단, 존재인지 알았는데 거의 공공연하게 다 알고 있다든가, 딱히 그런 세계관도 아닌데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그렇고, 주인공의 능력과 이야기를 주로 풀어가는 방식에 거리감이 있는 것도 그렇다.
주인공은 말하자면 오컬트, 그 중에서도 귀신같은 영적인 것과 관련된 능력을 갖고있다. 그러나, 그건 이야기 내내 거의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다. 도망치고 중계하는 역할를 맡을 뿐, 별다른 활약이 없다. 반쯤은 코미디로 소비되는 ‘산새’의 활약보다 그래서, 후반부까지는 혹시 맥거핀인가 하고까지 생각할 정도다.
주로 활약하는 이들은 ‘달래’를 위시로 한 무투파로, 이들은 주인공과는 좀 다른 무협쪽 능력을 갖고있다. 덕분에 이야기는 꽤 많은 액션성이 있으며, 이는 소설이 갖고있는 패러디같은 요소, 코미디같은 측면과 함께 이야기를 계속 더 가볍게 즐길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그러나 결국 무협 액션과 오컬트 판타지가 그렇게 잘 섞이거나 비중 배분이 잘 된 것 같지는 않다. 이럴거면 귀신 얘기같은 건 빼고 요괴나 도사같은 식으로 무협쪽 테마로만 통일하는 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니까.
그래도 ‘서천꽃밭’을 요괴적으로 다르게 해석한 것도 나름 재미있었고, 왕도적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와 팀업, 동료애(우정) 같은 걸로 무난하게 이야기를 풀어가서, 전체적으로는 충분히 가볍게 즐길만하다.
그런데, 태그까지 단 것 치고는 백합 요소가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