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힘이 대단하다 감상

대상작품: 손(損) 오는 날 (작가: 민진, 작품정보)
리뷰어: 티쏘, 2일전, 조회 12

리뷰를 써도 될까하는 고민을 몇 번이나 하면서 쓰게 되었다.

아직 연재중인 작품이라 리뷰를 달기 조심스러우나, 개인적인 감상을 남기기 위해 리뷰를 남겨본다.

 

총평 한마디 : 작가의 노트를 훔쳐서라도 다음 내용을 보고 싶은 작품

손 오는 날은 제목이 흥미로워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읽으면 읽을수록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지는게 신기해서 계속 읽었고, 벌써 50화까지 다 읽었다.

손 오는 날의 묘미는 작가가 스토리를 이끌고 나가는 힘이다. 물론 어느 소설이나 작가가 스토리를 이끌고 나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 손 오는 날은말하자면 멱살을 잡고 끌고가는 느낌이란 뜻이다.

대게 추리나 호러 소설을 읽으면 중간중간 나의 생각과 예상이 비집고 들어오는데, 손 오는 날은 그런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는다. 어느새 흐름을 타고 읽어가면 50화가 끝나있다. 그만큼 스토리를 이끄는 힘이 대단하다는 뜻이다.

 

손 오는 날의 장점

엄청난 몰입도의 호러씬

정신없이 읽기 시작하면 호러씬에서 잠시 멈칫하게 되는데, 이 호러씬의 묘사도 기가 막히다. 이전 리뷰들을 읽어 보았는데, 아마 다 같은 생각인 듯하다.

호러씬은 정말로 장면이 선명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 호러씬에서는 문장의 호흡이 짧아지고, 문장 간의 띄움도 많아진다.

이는 작가가 일부러 의도한 것으로 보이는데, 웹툰에서도 긴장을극대화시키기 위해서 씬을 길게 늘리는 효과를 주는 것처럼 글에서도 그런 디자인(?)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마치 영화에서 카메라가 천천히 슬로우 모션으로 움직이듯, 소설 역시 그렇게 묘사되어 있다. 이는 호러씬을 극대화하여 전달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보인다.

실제로 스크롤을 내려서 보면, 그 호흡에 맞춰 읽을 수가 있다. 그럼 그 호러씬을 단순히 텍스트가 아니라 시각적으로까지 즐길 수 있었다.

 

명확한 대사 전달력

텍스트가 많아도 적절하게 띄운 간격들과, 중간에 치고 들어오는 대사들이 글의 피로감을 줄여준다. 글을 읽으면서 특이한 점 하나를 발견하였는데, 바로 인물들의 대사가 3인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없었다. (내가 놓친 부분이 있는지도 모르지만.)

3명 이상의 인물들이 대화를 할 때, 2인이 먼저 말을 하고 나머지 1명은 말을 하려는 서술을 넣어 현재 누가 말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주었다. 이로 인해 정확히 누가 어떤식으로 대화를 하는지 파악하기가 쉬워 몰입도가 높았다.

게다가 자주 나오지 않은 인물이 재등장할 때면 힌트처럼 누구인지 알려주는 묘사가 인상깊었다. 예를 들자면, 서준형사의 경우, 그리 중요한 인물은 아닌 것 같지만 작가는 이 인물이 누구인지 힌트를 주고 재등장시킨다.

Ex) 누군가 운전석 창문을 두드렸다. ~~~ 밖에 서있던 사람은 동구의 동료, 박서준 형사였다.

연재 물의 특징이자 한계는 자주 등장하지 않는 조연들의 이름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갑자기 재등장한 조연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서 누구였더라하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손 오는 날은 정말 친절하게도 늘 누구인지 한 줄의 문장을 넣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촘촘히 설계된 사건

손 오는 날의 장르는 호러/추리/스릴러 라고 한다. 이를테면 퓨전(?)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어느 한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적절하기 어우러져 있다.

특히 추리 파트는 추리 과정과 결과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그 추리가 실패하면서 다시 궁지에 몰리고, 그걸 계기로 해서 다시 수사망을 좁혀가는 스토리는 다소 진부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어색함 없이 잘 풀어나가고 있다.

특히 글에서 다소 오바(?)스럽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한무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빌드업을 쌓는 과정이 조금은 지루하다거나 생소하게 느껴질진 모르겠지만 읽으면서 풀어나가는 스토리와 사건의 전막은 무릎을 탁 칠정도로 섬세하게 짜여져 있다.

실제로 읽다보면 이런 생각이 절로 들기도 했다.

….저번에 그것을 여기서 이렇게…? ! 그렇게 된 거구나. ….’

사건의 전개와 빌드업이 무척이나 꼼꼼하고 빈틈이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손 오는 날의 단점

역시나 아직 연재중이라는 것..

범인이 누구인지까지 어렴풋이 밝혀진 지금은 약 80%가 진행되지 않았을까 예상되지만, 여태 읽어온 바로는 또 어떻게 어디서 뒤통수가 얼얼해 질지 모르기 때문에 기약 없이 기다리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게다가 이렇다할 연재 주기가 있는 것도 아니라 그저 작가가 올리는 것 만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 독자로서는 큰 리스크라고 볼 수 있다. 특히나 이렇게 사건을 풀어나가는 추리물의 경우는개인적으로 몰아서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세심한 빌드업으로 초반에 늘어질 수 있는 점

현재까지 연재한 편수는 프롤로그를 제외하고 50화다. 책 한권 분량은 벌써 나온 것 같은데 아직 진행중이니, 평소 책 한권으로 추리물을 즐겼던 독자라면 다소 호흡이 길다고 할 수도 있겠다.

초반 빌드업을 쌓기 위한 과정이 매우 촘촘하게 이루어져 있지만, 소설 초반에 독자를 빠져들게 하는 한방이 부족한 듯하다.

실제로 웹소설 투고도 보통 5-7화 정도만 보낸다. , 5-7화까지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한방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손 오는 날은 대략 8화-10화까지는 가야 빠져들게 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손 오는 날 총평

손 오는 날은 한 번에 몰아서 다시 또 봐도 될 정도로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소설이다.

게다가 읽으면 마치 웹툰이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굉장히 중독적이다.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고, 계속해서 다음화를 누르게 된다. 특히 밤에 읽으면 오싹하고 소름이 끼치는 기분까지 즐길 수 있어 휴일에 몰아서 보기에 손색이 없다.

언젠가 웹툰이나 드라마로 나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한무리의 덩치가 워낙 크기도 하니, 시리즈물로 계속 연재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앞으로도 작가가 이 스토리를 잘 끌고가길 바라며, 손 오는 날을 반드시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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