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를 떠민 순간이 무서웠던 이야기 감상

대상작품: 수상한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어 (작가: 이규락, 작품정보)
리뷰어: JIMOO, 11월 17일, 조회 25

잘 아는 동네, 익숙하게 아는 사람에게 일어난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누군가 천천히 뒤따라가며 찍은 어두운 캠코더 화면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오싹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내가 느낀 이 소설의 큰 매력은 분위기였다. 작가님이 실제 경험을 소설로 써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몰입감이 좋았고, 독자가 가진 개별적인 추억에 대한 향수와 이야기가 주는 느낌이 합쳐져서 독특한 체험을 주는 것 같았다.

판매한 문구점 주인도 잘 모르는 이상한 팩 게임의 존재, 팩 게임 안의 숨겨진 다른 규칙, <Red Bastard>라는 게임이 만들어진 배경, 사람들에게 미쳤던 위험한 영향으로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졌음에도 어떻게 된 일인지 한국까지 흘러들어와서 서안과 정수가 함께 했던 추억의 게임이 되었다는 것도 기묘함을 더해주고 있다. (다른 리뷰어께서도 그런 말을 하셨지만 나도 이 게임이 진짜 있는 건 아닌지 검색해 보기도 했다.)

현실적인 배경을 하고 있으면서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서 주인공의 악몽에 끌려 들어온 것 같기도 했다. 술술 읽혀서 좋았고 서안이 살아있는 존재인지 죽은 사람인지 뚜렷하게 나와있지 않아서 더 섬찟하게 느껴졌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