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있고 재밌게 뒤섞인 역사 모티프 SF소설, “성리학펑크 2077” 감상

대상작품: 성리학펑크 2077 (작가: 하늘느타리, 작품정보)
리뷰어: 쥰노, 11월 10일, 조회 15

Q. 소설을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사이버펑크’라는 장르를 모티프로 한 SF 소설이라는 것을 소설을 다 읽고난 이후에서야 알게 되었고, 또 그제서야 제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마는 그 장르에 대해 (저처럼) 잘 알지 못하더라도 딱히 상관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SF 소설이었습니다. 성리학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앞세우고 있는 것처럼 전통적 믿음 및 관습과 공상과학, 과거와 현재를 적절하고 재밌게 잘 엮어낸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인간들이 가지고있는 어떤 목적을 위해 인공지능을 개발한다는 배경 자체는 다른 SF 소설에서도 자주 만나는 소재인데, 이 소설에서는 이를 ‘관상학적’으로 본다는 것이 독특하고 재밌게 여겨졌습니다. 그 와중에 신체발부 수지부모라는, 다소 SF 장르와 어울리지 않는듯한 전통적 요소가 함께 결합되어 있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전통적 관습은 차치하더라도 관상과 같은 요소는 다소 비과학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 요소인데, 이를 너무나도 과학적인 인공지능과 함께 엮어내다니 말이죠. 게다가 과거 역사와 미래를 아우르는 시대적 배경까지, 이렇게 다양하고 반대되는 요소들을 함께 그것도 이렇게나 자연스럽게 엮어내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소설을 읽을수록 작가의 상상력뿐 아니라 배경지식, 이야기를 엮어내는 능력에 감탄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주요 인공지능으로 등장하는 이들의 이름이 ‘사필귀정’, ‘사주팔자’인 것도 흥미롭습니다(사주팔자가 조종하는 사필귀정이라는 표현도요). 소설의 전체적인 흐름뿐 아니라 섬세하게 엮여있는 각종 요소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한 편의 소설을 짓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 느껴지기도 했고 또한 이런 소설이야말로 한국 전통을 맛깔나게 잘 살린 SF 소설이 아닐까 한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Q. 소설의 미래 독자에게

A. 처음에는 인물(?)들의 이름이나 전체적인 상황, 표현들이 시대적으로나 성격적으로나 다 섞여있는 것 같아서 소설 자체에 도입하는 것이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소설의 중후반부로 갈수록 감탄을 아끼지 않게 되었고, 흡입력있게 훅 빠져 읽게 된 소설이었습니다. 작중 이름 하나 하나, 모티프 하나 하나 허투루 쓰여진 것이 없다고 느꼈던 참 잘 읽은 소설입니다.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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