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클리벤의 금화를 읽으면 일전에 ‘호빗’을 읽을 때가 생각납니다.
두꺼운 양장본을 읽으면서도 남은 부분이 줄어가는게 못내 아쉬웠지요.
일단 이 소설 때문에 브릿지 가입했다고 미리 말씀드릴게요.
어떻게든 저는 추천을 누르고 댓글을 달고 싶었거든요!
자잘한 스포가 많습니다만 제 글을 읽으셔도 내용에는 큰 지장이 없을 거라고 봅니다. (원망금지~~)
이 소설이 매력적인 이유를 몇가지 들자면
1. 여성관
주인공인 울리케가 처음에 용을 만났을 때 한국 드라마에서 지긋지긋하게 보아온 ‘어린여성이 권력을 등에 업고…’ 을 보게될까봐 긴장했지만 어디까지나 용은 자신이 하고싶은만큼만 움직입니다. 한국 드라마에서는 부자 남주같은게 가난한 여성주인공의 의지를 신경쓰지않고 매너없이 지 멋대로 ‘좋을거라고’ 판단하고 행하는게 얼마나 싫었던지요.
우리 주인공 울리케는 극한 상황에 홀로 놓여지기 때문에 자신의 영리한 머리로 판단하고 대부분은 좋은 상황으로 이끌죠.
울리케의 어머니 또한 영리하지만 어디까지나 몸이 좋지 않아 뒷선에 있었던 인물이며, 마법사 시그리드는 어린 나이에 성공한 매력적이고 시크한 여성이고, 또 다른 자매는 기사가 되고자 노력하는 용기있는 인물, 책벌레 언니는 괴력의 인물 등등 다양한 여성상이 제시되는게 흥미롭습니다. 주변인물(남성 등)반응도 “여자 주제에” 같은 말은 하지 않구요.
글에 쓸데없는 묘사가-‘가슴이 흔들려서 남자인 뫄뫄가 얼굴을 붉혔다’라든가-성적으로 어필하는 부분이 없어서 마음이 참 편합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 두 명도 급하게 마음을 전하려든다거나 하는 것 없이 조금씩 사랑을 키워나갈 따름이므로 마음 졸일 것 없이 조용히 웃음을 짓게 만듭니다. 어찌보면 힐링물이네요(?)
2. 휴머니즘
작품 내부의 인물들은 모두 종족이 다르지만, 각자의 목적에 의해 생각보다 ‘잘’ 어울리고 있습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인간의 이기심, 욕망, 질투 등 그늘로 집중했다면 왕좌의 게임처럼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읽으면서 그리 고통스럽게 느껴질만한 요소는 없습니다. 이런 연출이 제게는 안온감을 주네요. 개개인의 목적은 모두 다르지만 울리케와 함께하는 모든 이들이 바라는 것은 아마도(?) 평화이며 화합일 것입니다.
3. 간결함
이 소설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헛짓으로 독자를 괴롭히는 인물이 없다시피 합니다. 심지어 멍청한 사람은 자신의 멍청함을 인정하기 때문에 똑똑해보입니다.(!!!)
작품 안에서 이뤄지는 거의 모든 대화는 군더더기가 없고 간결합니다. 이런 문장이 안맞는 분도 있을 수 있지만, 저는 너무 속이 시원해서 좋습니다.
4. 유머
용의 이름이 빌 더 리저드(Bill the lizard)와 헷갈리는 빌러디저드라니 피어클리벤에 금화를 잘 물고올 것 같은 이름이지요?ㅋㅋㅋㅋ 꽤나 잘 써먹는 나귀 이름이 유슬리스(useless)라든가, 용과 꿈속에서 대화할 때 차마 예의를 차리지 못하고 끙끙 앓는 주인공 (아으 아으으)…등등 긴장하고 보는 회차가 아니면 거의 매회차 웃음을 주는 부분이 등장합니다.ㅎㅎ
5. 쉬운 접근
세계수와 엘프, 용, 고블린 등등, 정통 판타지에서 차용한 부분이 많기에 독자는 쉽게 상상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작가님이 적절히 불어넣은 상상력이 들어갔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일본의 설녀를 떠올리게 하는 서리심이라든지, 세계수가 시들어 그 나뭇가지를 들고다니는 집시같은 엘프라든지. 슈렉의 나귀를 떠올리게 하는 시그리드의 유슬리스… 좋은 부분만 골라와서 만든 요리를 먹는 기분입니다.
작가님께서는 정말 마스터쉐프가 아니신지!
피어클리벤의 금화가 어느정도 길이의 소설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벌써부터 아쉽답니다. 끊이지않고 같은 세계관의 다른 시대라던지… 아무튼 계속 써주시길 바라며!!!
추천리뷰 마칩니다. 오랜만에 두서없이 써서 비문도 많지만 솔직담백하지않나요! 공감해주세욧
+ 덧 : 다 좋은데 인물들 이름이 너무 안외워지네요..어려웟..
+ 덧2 : 네ㅇ버 웹툰 오! 주 예수ㅇ 는 연애웹툰이긴 하지만 시원시원한 전개 때문인지 읽으면서 생각이 나더라구요. 저만 그럴 수도 있지만; 같이 추천드려봅니다. 이건 문제되면 지울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