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랑을 죄라 할 수 있을까?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뱀을 위한 변명 (작가: 해도연, 작품정보)
리뷰어: 쎄씨, 17년 7월, 조회 52

스포일러 있음

 

처음에는 정말로 독특한 여러 종의 동물들을 만드는 연구원 이야기와, 그 손에서 만들어진 피조물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답니다.
이게 이렇게 풀리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저는 주인공 쪽이 신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깨버렸네요.

이 소설은 크리스챤이면 훨씬 이해하기 편할 것 같습니다. 아니 더 와 닿는다고 해야할까요.
어릴 때 부터 늘 궁금했죠, 그 분께서는 뱀이 그렇게 행동하리란 걸 몰랐을까요? 또 자신의 피조물인데 어째서 그렇게 뱀에게만 잔인한지, 뿐만 아니라 악마들의 존재도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인간들을 유혹하는 악마를 왜 만든 건지.

그리고 저는 자주 얘기하지만 모태 가톨릭 신자입니다 :) 그래서 더 인상 깊게 봤어요.
죄송하지만 이런 이제 신앙적인 얘기 좀 나올수도 있습니다 흑흑 제가 그렇게 티는 안내리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혹여나 종교 얘기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이번 리뷰는 좀 불편할 수도 있으세요 ㅠㅠ

 

 

읽다보니 분명 SF적인 스토리에서 어떠한 신화로 변해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결이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이게 너무 틀을 깬다. 거부감이 든다, 이런 생각은 안들었고 전반적으로 모든것이 한 없이 퍼주고 싶은 사랑으로 인해 이어졌고 작 중 내내 사랑이 뚝뚝 떨어집니다. 그러다보니 정말 자연스럽게 느껴졌고, 사랑의 스케일이 서서히 커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정말 좋았습니다.

물론 창조신화로 SF 스토리가 진행되는 건 그렇게 적은 편은 아니죠. 유명 한 작품으로는 왜 에반게리온고 그렇고(이 리뷰 쓰는 사람이 덕입니다ㅠㅠ)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품들도 그런 성격을 띄고 있지요.

하지만 이렇게 뱀쪽의 이야기로 서술 되는 건 드뭅니다. 또한 뱀과 예수를 유혹한 악마를 동일시 한 건 의외로 저는 처음 봤어요. 저 성서 기반의 소설 꽤 읽었었는데! 아니 그냥 성서 자체를 매 미사때 마다 앞에서 읽었었어요. 저는 독서자였거든요.
물론 뱀을 악마로 보는 경우는 흔합니다. 성모 마리아 상의 경우도 뱀을 밟고 있거든요.

뱀은 늘 유혹의 대상이었으며, 물리쳐야할 존재로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뱀은 자신은 에베(성서에서는 하와죠. 이브라고도 불립니다)를 사랑했다고 합니다. 이게 이성적인 사랑은 아닙니다. 마치 부모와 같은 사랑으로 보이는데요, 에베는 진짜 음식(성서에서는 선악과)를 먹자마자 자신의 짝에게 달려가 그 음식을 나눠주죠. 이게 사실 인간의 원죄라고 늘 배웠는데 이렇게 보니 원죄로 안 보입니다. 사실 성서 읽다보면 많이 느끼는 일이에요. 너무 불합리하다 싶은거요.

 

….쓰면 쓸수록 종교적인 이야기로 빠져가고, 성서쪽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면서 이야기의 방향이 벗어나니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건, 그런 당연히 나쁜 것으로 여겨졌던 뱀에게 변명을 부여함으로서 전혀 색다른 관점에서 알고 있던 신화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거에요.

SF가 신화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많지요. 하지만 거기에 한 술 더 떠 그 신화도 색다른 관점에서 보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요.
저는 정말 뱀과 악마에 대해서 베이직한 이미지만 머리에 박혀 있었기 때문에 깜짝 놀랐습니다.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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