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집, 집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그 집 (작가: 용복, 작품정보)
리뷰어: 구주, 2월 24일, 조회 51

작품의 전체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리뷰를 열람하시기 전에 작품을 먼저 일독해주세요.

* 주요 내용은 숏코드를 달았지만 작품을 읽고 오시는걸 권장합니다.

 

 

왜 이해할 수 없을까. 이번엔 이렇게 시작해봅시다.

 

“사람이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는 떨어져봐야 알 수 있다.”

“어떤 경험은 정말 해 봐야 알 수 있고 실은 해도 소화하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기가 힘들 수 있다.”

주인공은 자기 경험도 온전히 믿지 못하지만 말하기를 선택합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나의 공포는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고 언급하며 청자와의 사이에 선을 긋지요. 이렇게까지 경계하면서도 말하려는 것은 무엇이며, 왜 말하려고 하는걸까요. 오늘은 그것을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이 작품은 세번째 보고 있는데요, 첫 문단이 무척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쓸쓸하고 씁쓸한 서두의 분위기가 무척 인상깊었어요. 주인공의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믿을 수 없는 일을 경험하면 믿음을 사기 위해 경험을 강조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전적으로 제 생각입니다) 선을 긋는데서 주인공의 묘한 체념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의 말이 전부 맞습니다. 아무리 흔한 이야기여도 겪어보지 않았다면 우리는 모르고, 완전히 같은 경험을 했다고 해도 그게 같은 형태로 우리에게 자리잡지도 않습니다.

한 계단 한 계단 고조되는 착실한 긴장감 또한 이 작품의 묘미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는 생각, 이 이후에 확실히 무언가 있다는 확신이 독자를 견인하거든요. 전반적인 분위기와 내용이 이보다 잘 어우러질 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리뷰는 애초에 작품의 내용을 다루는 글이기 때문에, 스포일러 숏코드를 쓰기가 애매한데요. 오늘은 한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인공은 이 사건을 우리가 알 수 없을 것이라 말하며 수기를 시작했습니다. 우리와 주인공 사이에 왜 이해라는 선이 그어져 있었을지 생각해봅시다. 그 선은 우리와 주인공 사이에 그어져있고, 주인공과 2층 주민들 사이에도 그어져 있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서로 이해할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습니다. 부정할 수 없지요.

하지만 우리는 정말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없을까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이해받고자 하는 사람들은 영영 이루지 못할 소망을 좇으며 원혼처럼 이승을 떠돌아야 할까요? 그건 아닐겁니다. 사람이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는, 분명 떨어져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떨어져 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지도 모르지요. 말을 꺼내는 것조차 힘든 이야기에 공감하고, 마음을 연다면 이해의 실마리에는 닿게 될 지 모릅니다.

그게 누군가에게 구원이 될 수 있다는 상투적인 말로 글을 마무리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떤 일은 계속 될 것이고, 사실 지금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알게 된다면, ‘나’ 의 수기와 같은 글을 통해 겪게 된다면 불길하고 흉하게 취급되었던 사람들을 조금은 다르게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다른 것은 모르지만, 저는 그것 만큼은 믿고 싶습니다.

 

 


 

 

이쯤해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단문 응원에 쓴 내용이 대부분이라 작가님께는 새로운 글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분들이 많이 읽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리뷰창을 열게 되었습니다.

스포일러를 피하려다보니 다소 두서없는 글이 되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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