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미쳐 날뛰고 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
예의도 인간성도 없는 이 작품 속 인물들을 보며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개인이 아닌 어떠한 초현실적 현상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이라면?
내가 가해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이 현실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부부인 무영과 수정은 보복 운전으로 인해 큰 사고를 당하게 되면서
사랑하는 아이를 잃고 수정은 분노조절장애, 무영은 운전 공포증을 얻게 된다.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다양한 일들로 인해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무영은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미아즈마’를 보게 되는 능력을 지니게 되는데..
과연 무영은 숙주인 대잡이를 물리쳐 10년 마다 나타나는 대형 사고의 막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
이 작품 속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급박한 상황의 전개로 인한 엄청난 몰입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작품을 읽는 나 또한 간헐적 폭발성 장애를 일으킬 정도로
피해자들의 시점에서 마주하는 빌런들의 행동과 말투, 상황 묘사가 매우 디테일한 부분이 큰 장점이다.
또한 ‘주차장 그분들도 가다가 벼락 마사지 좀 받으시고 일찌감치 극락정토로 가셨음 참 아름답겠다.’
라고 말하는 비꼬는 듯 하면서 맞는 말만 하는 수정의 말투는
이 작품의 감칠맛을 더해주는 조미료 같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용의자의 성격과 행동 유형을 분석하고 증거를 찾아가는 수사 기법을 사용하는 프로파일러인 예령이지만
과거 아버지와 연관되어 있는 사건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에서 알게 된 내용을 무영에게 설명해주는 과정에서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미아즈마’ 와 범죄심리학의 결합이 매우 신선했고
당연하게도 믿을 수 없는 이 상황을 믿게 만들기 위한 예령의 노력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 시작은 그것을 바로 보는 것이다. 그 뿌리르 캐고 들어가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그 뿌리를 찾아 들어가 잘라버릴 유일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라는 문구가 와 닿는다.
이 작품 속 주인공인 무영이에게만 해당되는 문장이 아닌
나의 결점과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고 인지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까지 얻을 수 있다.
코드 퍼플 – (2)를 보고 ‘예령이었다.’ 라는 마지막 문구보다 다음 회차가 없다는 절망감에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이 작품에 매료되었다.
<연재중>이라는 말이 왜 이리 속상 한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다음 회차, 그리고 멋진 결말을 기대하며 화요일이 얼른 오기를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