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은 있지만 노숙 생활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슐러에게
어느 날, 예술가를 후원하는 니르젠베르크 저택 주인 칼스텐 눈에 띄어 예술가로써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하루아침에 따뜻한 방, 몸을 씻을 수 있는 비누, 고급 미술 재료들 모든 게 본인 소유가 되고
숙식을 제공받으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그에게 여러 가지 사건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슐러에겐 어떠한 일이 펼쳐질까. 이 니르젠베르크 저택엔 과연 어떠한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이 작품을 읽고 ‘슐러’ 라는 사람의 일대기를 관찰하는 느낌이 들었다.
현대 작품에선 알 수 없는 옛 시대의 감성들을 느낄 수 있었고
그림에 대해 무지했던 슐러가 다양한 사람들과 배움을 통해 온전히 자신의 실력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슐러의 당당한 성격과 천재적인 능력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 매개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예술가라는 작품과 잘 어우러지는 묘사 부분이 아닐까 싶다.
비누와 목욕용품들의 향긋한 냄새가 칼스텐의 손과 머리에서 피어난다는 것과
슐러의 얼굴이 붉은 안료처럼 새빨개지는 부분과 더불어
니르젠베르크 저택과 정원, 지하 통로에 대한 설명과 심지어 파란색 원료를 만들어내는 과정들까지
매우 색다르고 매력적인 묘사에 이 작품이 생생하면서도 통통 튀는 매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저택에서 내가 죽을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노숙생활에서 춥고 고달픈 삶보다 따뜻하고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선택한 슐러의 모습과
오랜 기간 미술을 배우고 연마했던 기법들을 단숨에 따라하는 슐러를 보며 부러워하지만
스스로 그 사실을 외면하고 경멸하며 폭력을 남무하는 알젠토의 모습.
이 두 사람의 행동만으로도 사람에 대한 욕구를 잘 표현하여 공감이 많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오랜 기간 마녀의 저주가 풀리지 않았으나 그 주인공이 슐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노숙 생활에도 불구하고 그의 능력을 처음부터 예측한 칼스텐의 능력 때문이었을까.
아님 슐러 곁에서 지켜주고 친구로서 마음을 열게 해준 디트마일의 마음 때문이었을까.
아님 자신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 속에서도 도전한 슐러의 용감함 때문이었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마녀를 만들어내고 약한 것들이 우리를 해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는
슐러의 말이 가슴에 박힌다.
오직 나를 지키고 믿어야 할 존재는 우선적으로 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