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부에게 태몽을 전달하는 임무를 맡게 된 회사원들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론 이 소재는 진짜 세 편의 단편에서 다뤄진 것보다 훨씬 더 큰 잠재력이 있는 소재라고 느꼈던 터라 작품 자체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견해론 이런 핀트의 어긋남이 발생한 이유는 작품의 자체의 완성도를 떠나 그 바깥의, 거창하게 말하자면 작가분의 “태도”에서 기인하는 듯합니다.
수사법에 공들이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세 편의 길몽팀 시리즈는 모두 좀 “애매”합니다.
단편으로서 개별적인 완성도가 출중한가? 하면 이 시리즈의 각각의 작품은 다소 흐리멍텅합니다.
넘버링을 붙인 걸로 미루어, 이 작품들을 시리즈물로 본다 해도 시리즈물만의 미덕이 부족합니다. “화를 거듭해나갈수록 어쩌구…”하는 수사를 붙이게 되는 그런 것이요. 그런 것이 생기기에는 너무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뭔가 희멀건 하긴 한데 죽도 아니고 물도 아닌 희미한 정체성. 이것이 제가 느낀 아쉬움의 정체성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가장 비슷한 것으로 꼽을 수 있는 게 90~2000년대 초반 주간연재만화인데, 그 경우엔 1주일마다 15페이지 내외 분량의 완결된 에피소드가 나온다는 암묵적인 약속과 캐릭터의 매력을(설령 서사가 아니라 그림체에서 비롯된 것일지라도) 세일즈 포인트로 삼아 단순한 에피소드 나열인 초반을 버텨나갑니다만 아무래도 매체가 다른데다 어시스트와의 협업도 있다보니 이 시리즈에 그것을 요구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비유하자면 당면한 문제는 쉐프도 있고 음식도 있는데 어울리는 식당 혹은 접시가 없다는 것입니다.
음식을 바꾸지 않고 이 시리즈를 독자가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아마 단행본으로 내는 것일 텐데(한 권에 15~20편 수록), 이것 또한 작가분의 열정과 인내를 요구하는 일이라 섣불리 권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