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책을 읽게 된 계기?
A. 작가의 소설 소개 중 ‘추억의 고전 게임’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오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소설의 장르가 호러라니 더 호기심이 동했고요. 추억과 고전 게임, 그리고 호러. 이 세 가지의 모티프가 어떻게 소설에서 구현이 될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Q. 책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이 책의 무섭고 기묘한 느낌은 저의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작가의 필력덕분이겠지만, 분명히 텍스트로 읽고 있는 것인데도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듯 머릿속에서 소설의 장면 하나 하나가 세밀하게 그려지는 느낌이었어요. 늦은밤에 혼자 집에서 읽고 있었는데, 그저 소설일뿐인데도 갈수록 소름이 돋았을 정도로 저는 읽어내기가 좀 무서웠을 정도였달까요. 특히 후반부에는 텍스트를 이미지화한듯한 장면이 있는데 반복되는 글자들이 정말 무섭게 느껴졌어요.
Q.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우선 이 작품은 (제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모티프가 되는 추억, 고전 게임, 호러라는 3요소가 잘 구현이 된 소설이란 생각이 듭니다. 작품 초반에는 어느 동네에나 있는 도시괴담처럼 주인공이 살던 동네의 폐건물이 묘사되면서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다가, 주인공이 어릴 때 하던 고전 게임과 어린시절 친구에 대해 회상을 하며 분위기가 조금 반전이 되는듯 하지만 그 특유의 기묘한 느낌은 계속 되지요. 그리고 현재 주인공의 상황과 과거의 상황, 그리고 이 시간을 연결하는 고전게임에 관한 이야기가 차곡차곡 독자의 머리에 쌓이게 됩니다. 크게 보면 소설 한 편이지만 세부적으로는 과거 이야기, 현재 이야기, 고전게임 이야기 세 가지의 이야기가 자세하고 생생하게 묘사되어서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특히 그저 게임의 이야기일 뿐인데도 게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사연도 너무나 선명해서 소설인줄 알면서도 실제 이런 게임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실제로 이런 게임이 있다면, 겁나서 리뷰만 내내 찾아봤겠지만요..) 하지만 게임도 결국엔 게임, 게임에 나오는 괴물도 그저 괴물일뿐, 실제로 제일 무서웠던 것은 주인공과 주인공의 친구가 과거에 겪었던 사건이었고 결국 제일 무서운 것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책의 미래 독자에게
A. 작가의 상상력도, 내용 전개도, 필력도 읽는 내내 감탄했던 소설이었어요. 최근에 읽었던 호러 장르 소설 중에 단연코 제일 소름돋았던 작품이기도 했고요. 무서운 느낌이 많이 드는 것 치고는 잔혹한 묘사들이 자세히 나타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무서운 분위기를 잘 자아내는 그런 소설이었다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판타지적인 잔혹한 묘사보다 후반부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에 나오는 장면들이 더 생생하고 현실적이며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장르의 특성을 잘 살린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고, 호러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